레퀴엠 5

토요일 밤의 Gulliver Bordeaux 2009

Gulliver Bordeaux 2009 H. Cuvlier & Fils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Merlot 국내 판매 가격은 63,0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가격으로? 하지만 이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좋은 와인들은 무척 많기 때문에 보르도 와인의 전형적인 풍미를 가졌다고 하나, 이는 2-3만원 대 보르도 와인에게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와인을 2-3만원 대에서 구입한다면, 이는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적절한 밸런스와 탄닌, 그리고 무겁지도 않으며 산뜻하게 입 안을 자극하였다. 고기와 함께 먹는다면, 이 와인은 매우 좋을 듯 싶다. ** 와인을 마시며 아래 두 음반을 들었다. 카렐 안체를의 '모차르트 레퀴엠'과 첼리비다케의 '모..

모짜르트 레퀴엠 - 이스트반 케르테츠

듣기만 해도 온 몸에 전율이 일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음악이 종종 있다. 그것이 바로 이스트반 케르테츠의 1966년도 런던필과 함께 한 모짜르트 레퀴엠이다. LP로만 구할 수 있는 이 음반은 모짜르트 레퀴엠의 최고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로 엉망이 되어가는 어느 목요일 오전, 사무실에 앉아 눈물 겨운 레퀴엠을 듣고 있다. 모짜르트.. 그는 살아있을 때나 죽고 난 후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것같다. 유튜브 동영상에 이것이 올라와 있다니..

레퀴엠을 듣는 일요일

햇볕정책을 지지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려다가 번번히 좌절했던, 배경없는 집안의, 야당 출신의, 상고 졸업의 전직 대통령은 자살하고, 젊은 시절 정치적 탄압이라는 탄압들을 다 받던 사형수 출신으로, 한국사람들이 떼로 수여하면 안 된다고 하던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IMF 구제금융 시기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전직 대통령이 죽고, ... 그러는 동안 남북 대화는 수익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기업체의 총수가 넘어가 마치 정부 관계자가 된 양 이야기하고, 전직 대통령의 장례가 좋은 기회가 되어 북의 사람들이 서울로 오고, 그러는 동안 현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 '잃어버린 10년'을 이끌었던 두 명의 대통령이 저 세상으로 가버리고, '잃어버린 10년'에 동의했던 사람..

일요일 음악 여행

7월 초의 더위는 이기기 위해 옥상 바로 밑, 빌라 4층의 모든 창문들을 열어두었으나, 뜨거운 대기는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들었다. Anner Bylsma의 바로크 첼로 작품집을 들었다. 역시... [수입] 프레스코발디 & 가브리엘리 외 : 바로크 첼로 작품집 - Anner Bylsma, Didewy Scheifes, Bob Van Asperen/DHM 그 다음에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였다. LP로 구입한 이 음반. 수 년전에 구입해두었다가 최근에서야 자주 듣고 있다. [수입] Bill Evans Trio -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24-Bit Remastering] - 빌 에반스 ..

KBS 교향악단 제 589회 정기연주회

아주 가끔 연주회를 보러 간다. 공짜 티켓이 생기거나 누군가의 선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싼 연주회보다 그 돈으로 좋은 음반 몇 장 사는 것이 가난한 애호가에게는 더 큰 행복이거니. 하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KBS 교향악단 제 589회 정기연주회. 다케미츠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레퀴엠’, 아론 커니스의 ‘새로운 시대의 춤’, 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 쾨헬 626’. 다케미츠는 현대 일본의 작곡가로 많은 영화음악과 현대음악을 작곡한 이다. 그냥 무난했다. 영화 음악 작곡가들이 다들 그렇듯이 편안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아론 커니스의 음악은 매우 연극적이었다. 그리고 이는 현대 대중 문화에서 많은 것들을 차용한 것이다.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던 영역을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