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발카바 2

Jazz, Jazzy, and Gonzalo Rubalcaba

토요일이 끝나고 일요일이 시작된다. 어수선한 주말이 흐르고 가족이 잠든 새벽, 음악을 듣는다. 그러나 예전처럼 쉬이 음악 속에 빨려들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 나이가 들면 세상 사는 게 조금은 수월할 것이라 여겼는데,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더라. 예전엔 화를 내고 분노하게 되는 상황임에도, 지금은 그냥 무덤덤하게 넘기고 있는 나를 보면서 쓸쓸해지곤 한다. 나이가 드는 건 좋지 않다. 이젠 마음이 뛰지도 않는다. Jazz를 들으면 Jazzy해질 것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곤잘로 루발카바는 한국에 여러 번 내한한 쿠바 하바나 출신의 피아니스트다. 그가 찰리 헤이든과 음반을 냈는데, 한국에선 이제 구하지 못하고 해외 주문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음반을 구하기 위해 해외 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기도 했는데,..

무거운 일요일 오후.

마음은 아프고 머리는 복잡한 일요일 오후다. 종일 집에 틀어박혀 청소하고 커피마시고 음악 들으면 보내지만, 몸은 무겁고 영혼은 쓸쓸하기만 하다. 주중 내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탓에, 담배를 좀 피웠더니 금세 목이 칼칼해졌다. 한 여름날과 같은 더위는 내 땀샘들을 자극하고 낮게 지나는 구름들은 내 마음의 세포들을 주눅들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재즈 시디를 찾다가 못 찾고 유튜브 동영상을 옮겨놓는다. 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 잔 마시려고 했지만, 음주에의 욕구를 꾹 누른다. 잘못 걸려온 전화가 유일한 일요일이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보내는 하루도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의례히 유쾌하고 활기 있어야 할 일요일일 땐, 기분이 상하기도 하는 법이다. 다음 주 일요일엔 전시라도 챙겨보고 와인이라도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