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크 2

지식인과 민주주의

4월 11일, 나는 르몽드디플로마크 한국판 2009년 9월호를 꺼내 읽었다. 르몽드디플로마크를 매월 사서 읽다 요즘 주춤하는데, 이 월간지는 의외로 '정밀한 읽기'를 요구하는 터라, 번번히 다 읽지 못한 채 다음 호를 사야만 하기 때문이다. (* 르몽드 디플로마크. 영국의 가디언(Guardian), 미국의 먼트리리뷰(Monthly Review) 등과 함께 대표적인 진보매체들 중의 하나지만, 내 주위에도 이 잡지를 읽는 이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자신이 진보적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잡지를 사서 읽기를 권한다.) 2009년 9월 르몽드디플로마크, 자크 부브레스의 '지식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꼼꼼하게 읽는다. "그들(지식인)은 대자본을 상대로는 말을 아끼지만, 사회 밑바닥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는 ..

문학의 웃음과 미하일 바흐친

1999년 말, 작가 귄터 그라스는 뤼베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를 맞이했다. 이들은 사회 및 지식인 사회의 현실을 함께 진단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대담은 이내 활기를 띠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당신들은 재미가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대 자체가 정말 재미없잖아요. 도대체 웃을거리가 없는 거죠.”(부르디외) “저도 우리가 재미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문학적 수단이 유발하는 끔찍한 웃음은 우리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저항이기도 합니다.”(그라스) - 피에르 랭베르, ‘예수도 웃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0년 9월호 한국어판) 르몽드 디플로마크 9월호를 읽으면서 웃고 말았다. 재미없는 시대의 지식인들은 참 재미없다는 부르디외의 저 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