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은 부끄러움을 지녔다는 뜻을 지닌 함수초와 같다. 노란꽃 아카시아라고 불리는 함수초(含羞草) 혹은 미모사(mimosa)의 어원은 움직이는 배우를 뜻하는 마임(mime), 미무스(mimus)이다. 이 꽃은 콩과의 일년초로서 여름에 다홍색 꽃이 피고, 꼬투리를 맺는다. 잎을 건드리면 곧 아래로 늘어지고, 소엽도 서로 닫아서 마치 부끄러움을 타는 듯하다. 마임은 무엇보다도 배우 자신의 몸 안팎에서 온 자극에 의한 것이다. 배우의 몸은 예민하고, 섬약한 존재로서 미모사와 같다. 그 언어들이 관객들에게 말을 한다. 마임을 읽는 것은 그 언어들이 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가는 것과 같다. - 안치운, 몸으로 시를 쓴 어릿광대 마르셀 마르소’(중앙선데이 매거진, 29호) 중에서 글을 읽는 건 역시 종이로 읽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