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6

아미엥에서의 주장, 루이 알튀세르

아미엥에서의 주장 Positions(1964~1975)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지음), 김동수(옮김), 솔, 1991 정치는 나를 열광시켰으며 나는 공산주의 투사가 되려고 노력했다. 철학 속에서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유물론과 그 비판적 기능, 즉 과학적인 지식의 편에 서며, 이데올로기적인 '지식'의 모든 신비화에 대항하는 기능, 그리고 신화들과 거짓말들의 단지 도덕적인 포고에 대항하여 그것에 대해 합리적이고 격렬하게 비판하는 기능이었다. - 44쪽 * * 솔직히 말해, 이 글은 어색하다. 1991년 양장본으로 번역 초판이 나왔고 1996년 보급판 3쇄까지 나왔다. 보급판 3쇄, 내가 읽은 책이다. 내가 알기로 그 당시 보통 2,000부를 출판하였으니, 지금과 비교하여 많이 팔렸고 많이..

알튀세르의 눈으로 본 19세기의 철학적 사생아들

"내가 알기로는 19세기에 두세 명의 어린 아이가 태어났다. 사람들이 예기치 못했던 그들은 맑스와 니체, 그리고 프로이트다. 그들은 자연(la nature)이 풍습과 도의, 도덕, 그리고 예법(savoir-vivre)을 해친다는 의미에서는 '사생'아들(enfants naturels)이다. 자연(nature)은 위반된 규칙이고 미혼모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아버지의 부재인 것이다. 서구의 이성은 아버지 없는 아들로 하여금 그것에 대한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였다. 맑스, 니체, 프로이트는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한 생존의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그 대가는 배척, 비난, 모욕, 가난, 배고픔과 죽음, 혹은 광기로 기재되어 있다. 나는 지금 그들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색깔, 소리 혹은 시 속에서 사형선고를 체험했던..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루이 알튀세르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 루이 알튀세르 지음, 권은미 옮김/이매진 그가 죽고 난 다음, 르몽드에서 한 면을 통째로 특집으로 꾸몄다. 20세기 후반기 마르크스주의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내팽개쳐져 있을 무렵, 어느 마르크스주의자의 인생과 학문 세계가 유력 일간지 특집으로 나온 것이다. 루이 알튀세르. 현대적 마르크스주의를 만든, 거의 독보적인 인물. 구조주의와 정신분석학을 마르크스주의에 도입한 철학자. 하지만 그는 레지스탕스 동료이기도 했던 아내를 목졸라 죽이고 침묵의 세월 보내며 죽는다. 그리고 죽기 전에 발표한 자서전,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는,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며, 자신의 세계를 정신분석학적으로 도려내어 분석한다. 문장 문장 하나가 잔인하고 고통스러우며, 추억은 쪼개지며, 사랑..

후기 마르크스주의

후기 마르크스주의 - 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김유동 옮김/한길사 후기마르크스주의 Late Marxism 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김유동 옮김, 한길그레이트북스 몇 달 전에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서평을 쓰지 못했다. 딱딱하고 압축적이며 추상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진 이론서를 읽기에는, 내 독서 태도가 성실하지 못했다. 어떻게 겨우겨우 완독하기는 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아도르노에 대한 편애로 가득 찬 프레드릭 제임슨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에 속하지만, 아도르노는 자신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부분적으로 벤야민에게서 영향 받았겠지만, 실은 벤야민의 독특함 이상이다. 벤야민에 대한 이상한 선호(대중적 인기)로 인해, 아도르노는 종종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그는 (프레..

마르크스의 유령, 자끄 데리다

마르크스의 유령들 Spectres de Marx Jacques Derrida 지음, 양운덕 옭김, 한뜻, 1996 이 책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을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나의 앎이 부족한 탓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데리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 그 두 번째는 데리다의 문장에 있다. 철학을 문학으로 여기는 그의 문장은 난해하다기 보다는 '문학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싶다. 그런데 이 책의 역자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리라는 생각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는 이 책은 마르크스에 대한 책이 아니라 데리다에 대한 책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이라는 후쿠야마의 책으로 세계는 떠..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막스 갈로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푸른숲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 푸른숲 600페이지를 다 읽기 위해 독자가 부담해야할 몫은 적다. 그저 로자가 걸어갔던 길을 뒤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길이라 낯설지만, 진실 되고 신념에 가득찬 길이라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 옆에서 막스 갈로는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걸까.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인데. 그러나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진실은 언제나 너무 늦게 대중들에게 도착하게 되고(때때로 영원히 도착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 그건 마치 진실을 적은 편지 한 통을 집어넣고 밀봉한 병을 대양의 한 가운데에 던져 누군가에게 발견되기 기다리는 것과 유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