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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겨울비가 내리는 마산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 옆 수백억 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어느 신문기사에서처럼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텅 빈 자리엔 무엇이 들어올까.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따뜻한 평화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알리는 신호일까.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 한 켠의 불편함과 불안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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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물리적 공간, 혹은 거리와 면적은 언제나 넓고 길다. 마치 지나온 시간 만큼, 쌓여진 추억들만큼, 기억 속에서 공간들은 소리 없이 확장한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무렵의 마산의 중심가는 창동과 불종거리였다. 그 곳에서의 사춘기 나에겐 무수한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늘 현재를 살기에, 단지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할 뿐, 추억의 상세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힘들고 아슬아슬하기만 했던 올 여름의 휴가 마지막 날, 아내와 나는 마산 창동에 갔다. 한 때 극장과 서점, 까페, 옷가게들로 융성했던 거리는 이제 쇠락해가는 구 도심일 뿐이었다. 화요일 점심 때가 가까워져 오자, 사람이 한 두 사람 느는 듯했지만, 서울과 비교해 인적은 뜸했다.





이 곳을 가게 되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창동 예술촌’ 때문이었다. 아마 보기 드물게 활력을 잃어가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예술가들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예술 마을 프로젝트가 여러 번 저널에 실리고 TV에도 방영된 탓에, 내 기억 속의 거리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시선을 잡아 끄는 벽 장식들과 건물 외벽의 색채들, 벽화들은 아기자기하고 소박했다. 실험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진솔해 보였다고 할까. 그러면서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있어, 예술로 시작했지만 예술은 뒤로 사라진 채, 코스모폴리탄적 무국적성이 아닌 상업적 무국적성을 띄어가는 서울 인사동이나 삼청동, 혹은 홍대 거리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예술가들의 의식적 실험이 지역의 도심을 살릴 수 있다는 흥미로운 발상은 다른 지역의 예술 공동체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클 것이라 생각 되었다.




마산 창동예술촌을 둘러보던 중에 먹은, 추억의 음식인 마산 코아양과의 밀크쉐이크와 육이오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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