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3

misc. 2014.09. 05.

창원에 내려가기 위해 옷 몇 가지를 챙겨 집을 나왔다. 아내와 아이는 이미 창원에 내려갔고, 오늘 저녁 모임을 나간 뒤 심야 우등 버스를 탈 계획이다. 어젠 이런 저런 업무들로 인해 밤 늦게 사무실에 나올 수 있었고 벌써 내 나이도 사십대 중반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에 사는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누군가 정해준 곳으로 갔으며, 심지어 대학 전공마저도 그랬다. 나처럼 고등학교 3년 내내 모의 고사에서 한 곳만 지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그 대학 그 전공을 다 마치고 한참 후에야 내가 받은 대학 교육의 형편없음을 욕했지만).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 당하며 산다. 내 의지대로 의사결정 내리기 어려운 ..

부산으로의 워크샵

- 부산 앞 바다 어딘가에서 상반기 워크샵, 그리고 하반기 워크샵. 이번에는 부산으로 다녀왔다. 부산 출신들이 많고 이번에는 좀 멀리 가보자는 의견에... 하지만 나는 새벽 첫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야 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고 그냥 술 마신 기억밖에 없구나. 술에 취한 채 탄 첫 기차. 부산에 도착하니, 밤이라 바다 사진 한 장 못 찍고 올라왔다. 그래서 대신 지난 여름 사진 한 장 올린다. - 일본 후쿠오카 어딘가에서 시간은 흘러, 흘러 나도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기적 같은 일이다. 나이 마흔이 된다는 건. 그렇게 늙을 수 있다는 것은. 청년실업의 '착각'이다. 아주 가끔, 이런 좋은 노래를 만나기도 하는 마흔이 된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강상구 지음/흐름출판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지음), 흐름출판 출판사 담당자에게 이 책을 받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난 다음, 바로 서평을 쓰지 못했다. 쓰지 못한 이유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이제 내 나이도 마흔이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 제목도, 마흔에 꺼낸 ‘손자병법’에 대한 저자의 머리말도,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을 처음 읽은 건 20대를 마치고 30대를 준비할 때였다. 패기만만하고, 세상이 다 내 것처럼 보이던 그때, 내게 은 ‘싸움의 기술’이었고 '승리의 비법‘이었다. ‘싸움은 속임수다’(兵者詭道병자궤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진정 이기는 것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부전이굴이지병 선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