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7

구글 어스로부터 온 엽서들(Postcards from Google Earth), 클레멘트 발라

구글 어스로부터 온 엽서들(Postcards from Google Earth) - 클레멘트 발라(Clement Valla) http://www.postcards-from-google-earth.com/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구글 어스에 찍힌 사진들의 모음이다. 그런데 모여진 사진들이 이상하고 낯설다. 그냥 프로그램 결함이나 에러로 여길 법한 이 사진들에 대한 클레멘트 발라의 생각은 다르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구글 어스 이미지들은 색인화된 사진들-어떤 장소를 찾고 그 곳을 미리 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자동화된 데이터 모음으로, 끊김없이 아주 매끄러운 환상을 만들고 업데이트하면서 재현(representation)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프로그램 알고리즘의 에러나..

제 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Mediacity Seoul 2012

제 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Mediacity Seoul 2012 너에게 주문을 건다. 9.11. Tue - 11. 4. Sun서울시립미술관,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보관(DMC Gallery) 2년에 한 번씩, 우리는 서울에서 세계 미디어아트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놓치기 어려운 미술 전시임에 분명하다. 이번에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무수한 작품들 속에 마음에 드는 작품 한 두 점 이상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각각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니, 내 눈에 들었던 작가와 작품 몇 점을 소개한다. 특히 틸 노박은 1980년 생으로 앞으로 작업들이 궁금해졌다. 아래 원고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웹사이트에서 가지고..

사이방가르드 -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 이광석

사이방가르드 -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 이광석 지음 안그라픽스 ‘사이방가르드: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라는 책 제목과 부제에서도 드러나듯, 이 땅의 고민들을 반영하고 담아내려는 사이버 시대의 아방가르드적 행동주의의 흐름과 예술, 미디어 저항과 실천의 다양한 작업들에 주목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아방가르드 예술군의 사회 참여 방식을 보면서, 독자 여러분들은 현실의 야만에 반응하는 나름의 ‘싸움의 기술’을 터득하기 바란다. - 14쪽 작년 모 잡지의 원고 청탁으로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미술 분야의 일을 간간히 하지만, 최신 정보와는 다소 동떨어진 일상을 살아가는 탓에 이런 류의 책을 소개받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책은 신선했다. 문장과 구성 방식, 그리고 소개되는 예술가들마..

아이폰 오케스트라

제안서 작업이 하나 있어, 새벽까지 문서 작업을 하고 있다. 잠시 쉬면서 기사를 보다가 '아이폰녀'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낚였다는 기분이 들었다. 실은 포털 사이트들로 뉴스 채널이 몰리게 되자, 도대체 제대로 된 기사를 읽을 일이 없어졌다. 결국 나의 선택은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었지만, 요즘 사람들 중에 누가 종이 신문을 사서 읽을까. 그런데 종이 신문 기사들도 나중에는 포털 사이트들에서 노출되는 기사 마냥 엉망으로 변해버리지 않을까. (요즘 기자들 기사 너무 쉽게 쓰고, 그렇게 쉽게 쓰는 기자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받는다. 진지하게 바른 말하면서 깊이 있는 글을 쓰면 확실히 온라인에서는 매장 당한다. 실은 그런 기사는 그 누구도 클릭하지 않기 때문이다. 클릭당하지 않은 탓 그런 기사는 인정받지 ..

전환과 확장 - 제5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오쿠이 엔위저가 감독한 제 7회 광주비엔날레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어수선한 전시 분위기와 작품에 몰입하기 어려운 공간은 마치 낯설고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실망스럽기만 하던 그 광주비엔날레가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그 연출이 의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섣부른 사견이겠지만, 앞으로 대형 기획 전시의 경향은 오쿠이 엔위저가 제시한 바의 그런 형태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렇게나 진열해놓은 듯한 작품들과 그 작품들 사이의 불협화음, 그 속에서 문맥을 찾아 헤매는 관객들. 마치 브레히트가 관객을 향해 조롱하듯. (오쿠이 엔위저의 큐레이팅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평가 유보'다. 실제 보았을 때의 느낌은 매우 낯설었으며 당시에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연출의 흥미로움을 느끼고 ..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상암동 DMC 지역의 LG텔레콤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최근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술 애호가의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으며,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치들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격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대형 건물의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일반 컬렉터에게도 미디어아트는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느 지자체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선정에서 예술가 개인이나 예술가 집단이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님 전문 기업이나 홍보/디자인 전문 기업이 선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공공성이나 장식성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업적 성격이 강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할 기회가 앞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그리고 그..

예술의 우주 2008.09.10

황혜선 - 기억의 창, 이화익갤러리

HAESUN HWANG 기억의 창 황혜선 2007.9.12 - 10.2 이화익갤러리 www.leehwaikgallery.com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사랑하고 아파하고 숨을 쉬며 움직인다. 이러한 운동이 끊김 없이 흘러간다는 점에서 때로는 당혹스럽고 때로는 놀랍다. 황혜선의 비디오 아트는 시간과 운동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지만, 그 전에 그녀의 시선은 디테일한 일상의 무미건조함에 대한 반발로 구성된다. 그래서 그녀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비디오 아트를 넘어선 낯선 즐거움을 안겨준다. ‘기억의 창’이라는 제목에서 환기하듯이, 그녀의 이번 전시의 주된 테마는 일상의 기억들이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다양한 매체와 작업 속에서 우리에게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인해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