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5

볼쇼이 극장 오페라 갈라 콘서트, 예술의 전당

어제 저녁,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갔다. 회사에서 조금 일찍 나와, 길을 서둘렀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연장 앞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만, 제목이나 가수를 기억할 여유는 없었다(이 문장에서 ‘여유’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러나 어제의 공연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좋았다. 연습을 많이 한 악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평가를 내릴 만한 위치에 있는 이도 아니지만. 소프라노 안나 아글라토바 Anna Aglatora 메조 소프라노 스베틀라나 쉴로바 Svetlana Shilova 테너 올렉 꿀꼬 Oleg Kulko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 Andrei grigoriev 지휘 미하일 그라노프스키 Mikhail Granovsky 연주 프라임..

아슬아슬하게

새벽 2시가 지나서야 사무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축축하게 처진 내 육체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피로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집에 도착해 바로 이부자리를 펴 누워, 종일 앞을 향하던 눈은 어둠 속에서 침묵을 배우고 내 영혼은 슬픈 상상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다. 늘 그렇듯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고 몇 번을 잠에서 깼는지 모른다. 여러 번 뒤척이다 보니, 어느 새 새벽이었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육체와 영혼의 문제를 떠나, 마치 미로와 같은 우주 한 복판에 혼자 멍하게 앉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과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를 번갈아 들으며 밀린 세탁을 했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도나텔로와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 도판을 보았다. 실은 회사 일도 했다. 딱딱하고 건조하면서 건강..

'사랑은 장미빛 날개를 타고'

우울하고 슬픈 마음이 들어, 아침 일찍 프랑크푸르트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이름 모를 원두커피를 마시며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를 듣고 있다. 좋은 와인이 무수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듯, 사랑도 그럴 지도 모르겠다. 하루 24시간 사이에도 마음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땅 끝까지 떨어지는 절망과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희망 사이를 오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나는 이런 사랑을 언제 해본 것일까. 그리고 언제 해볼 수 있을까. 마리아 칼라스가 몇 분 동안 사랑에 빠진 당신에게 감미로운 위안이 될 것이다. Maria Callas sings "D'amor sull'ali rosee" from "Il trovatore" Giuseppe Verdi의 일트로바토레(II Trovatore) Act 4. D'amor..

내 마음의 비

Tacea la notte placida(leonora) - Verdi, Il trovatore 비 오는 날의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마리아 칼라스. 내 마음의 비를 씻겨 줄 수 있을까. IL TROVATORE - Verdi - Anvil Chorus - Stride la vampa 06:02 "Anvil Chorus" and "Stride la vampa" (Fiorenza Cossotto as Azucena) from Verdi's opera 'Il Trovatore', conducted by Herbert von Karajan. (Vienna, 1978) MARIA CALLAS - D'amor sull'ali rosee - IL TROVATORE - Verdi 09:24 The soprano Ma..

일 트로바토레

토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세탁기에 밀린 옷들을 집어넣고는 방으로 들어와 며칠 전에 배달되어온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를 듣는다. 1956년도 작. 젊은 카라얀과 마리아 칼라스를 느낄 수 있는 음반. 그리고 이 오페라에 대한 설명을 읽는다. 이런 여유, 참 오래된 듯한.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 대한 자세한 설명 http://cafe.naver.com/gosnc/2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