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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벌거벗은 CEO (CEO: The Low Down on the Top Job)

케빈 켈리(지음), 이건(옮김), 세종서적, 2010년 




일반적인 궤도를 그린 직장 생활이라기 보다는 중구난방으로 부딪히며 이 일 저 일 해온 탓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종류의 일임을 새삼 깨닫은 탓이기도 하고 살짝 포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류의 책이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다. 탑 레벨에서의 의사결정 구조나 리더십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조직 생활이 가능하고 중간 관리자로서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의 CEO인 케빈 켈리는 자신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CEO들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쓴다. CEO란 누구이고 CEO는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막상 읽어보면 여느 경영 서적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듯 싶다. 


물론 CEO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반영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 중 첫 번째는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오해가 발생하기 쉽지만, 그래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이다. 두 번째는 보상이다. 금전적인 보상에 그치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긍지를 심어주어 매일 아침 업무 의욕을 느끼게 해야 한다. (... ...) 변화 역시 중요한 주제이다.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힘센 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생존하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용하는 종이 생존한다."

결국 변화를 관리하고 맞서며 소통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10쪽 ~ 11쪽) 


새로 CEO가 되고 CEO로서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취임 초기 단계에 CEO가 집중해야 할 것은 다음 여섯 가지이다. 

1. 사기 진작 Mastering morale: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한다. 

2. 대화 Talking the talk: 끊임없이 세심하게 의사소통한다.

3. 최고 경영팀 구성 Assembling the team: 리더십은 팀워크이다. 

4. 실행 Action: 직중에서는 실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집중하라. 단지 실행을 위한 실행보다는 신중한 실행이 낫다. 

5. 일화 만들기 Writing your own legend: 상징적 행동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6. 기업문화 바꾸기 Culture check and change: 먼저 기업 문화를 이해한 다음에 바꾸어야 한다.

(79쪽)


그러고 보면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모든 의사결정에 다 관여하거나 책임을 지면서 이사회나 대주주와의 정치적 우호 관계로 제대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CEO가 되면 맞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과 해결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평면적이거나 예상되었던 문제이거나 해결책이기 때문에 다소 독서의 긴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디디'와 '고고'를 매춘부로 옮긴 건 치명적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편집 과정 상의 실수는 책 전체적인 질이나 분위기까지 망친다. 그럼에 불구하고 리더십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는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소를 한 눈에 정리하고 있어, 옮겨본다.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s 

1. 조직이 잘 정렬되어 있는가? 이는 직원 전체가 성공의 기준을 동일하게 생각하느냐는 뜻이다. 

2. 적응력이 있는가? 다시 말해서 복원력이 있는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거듭된 성공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재무실적이 있는가? 시가총액이든 투자수익률이든, 기업 인수나 매각의 성패는 상관없다. 재무 실적의 척도로 무엇을 사용하는,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4. 미래의 리더 집단을 양성하고 있는가? 멘토제도mentoring system를 유지하고 있는가? 

5. 직원들이 의욕적이고 활기차며 업무에 몰입하고 권한은 있는가? 

6. 조직이 투명하고 개방적인가

7.연구개발에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는가? 

(87쪽 ~ 88쪽) 



전체적으로 서술은 평이하고 쉽다.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읽기 부담 없다. CEO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 번 읽어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벌거벗은 CEO - 8점
케빈 켈리 지음, 이건 옮김/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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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읽은 기사인데, 메모해둘 필요가 있어 여기 옮긴다. 머니투데이의 유병률 기자의 인터뷰 기사로,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준영씨(구글 검색팀 테크니컬리더 매니저)를 만나 구글의 '경쟁'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 인용문들은 기사 내 이준영씨의 언급들이다. 


기사: 경쟁이란 무엇인가? -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66>韓 첫 구글러 이준영씨 "구글은 전쟁터"




"이 곳에서는 360도 성과 평가를 하지요. 전후좌우 바로 옆에서 평가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동료들이 적나라하게 리포트를 하고, 내가 그걸 다 받아 보게 됩니다. 이게 왜 무서운가하면, 상사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동료들 눈은 속일 수가 없거든요. 발가벗겨지는 느낌이에요. 그러니 알아서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는 거예요. 발전하지 않으면 1년만 지나도 바닥에 내려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역할이 주어지지 않지요."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가 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평가'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발전을 도와주기 위한 '평가'라면 어떨까? 기사 내내 이러한 평가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평가 시스템을 몇 번 겪어보면, 부담 없이 상대를 칼 같이 평가하게 됩니다. 철저하고 냉정하게 평가해주는 것이 결국 그를 돕는 것이고, 나도 사는 길입니다. 누가 나 자신에 대해 나 이상으로 꿰뚫고 평가해주면 그것이 나를 발전시키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지요."



"모든 동료들이 나의 적입니다. 한 팀원이 '당신은 A, D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B, C는 잘 하는데'라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칩시다. 그런 의견이 여러 사람에게서 나오면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극복을 해야 합니다. 나 자신도 내 능력의 문제점을 선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의 기업에선 이러기 쉽지 않다. '못하고 있는 것을 못한다'라고 하면 도리어 못한다고 지적한 내가 미안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만 쌓이고 발전은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조직이 위험해진다. 그러다 보니, 지적한 뒤에는 발전을 위한 세미나나 책을 추천하지만, 이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엔 어떻게 수용하고 긍정적인 효과로 연결시키는가 하는 태도의 문제이거나 기업 문화의 문제다. 

 


"여기서 경쟁이라는 것은 서로 밟고 억누르는, 그런 경쟁이 아닙니다. 순수하게 나의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하죠. 경쟁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아질 수 있는, 내가 나의 단점을 극복하고 발전해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함께 일할 때, 그 중에 특출 나게 리더십을 보이는 친구가 있다면, 동료들로부터 피드백을 잘 받을 것이고, 그는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가 리더가 되었을 때 동료들은 아무도 반감을 가질 수 없지요. 설령 더 늦게 들어왔고, 더 어려도 말이죠. 왜냐하면 자기들이 그를 그렇게 리더로 만든 것이니까요. 매일매일 매 프로젝트가 그렇게 서로에 대한 피드백에 의해 진행됩니다. 그러니 합리적인 협업이 가능하지요." 



이 기사의 내용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평가가 있으면 이에 따르는 보상과 불협화음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인사 평가 제도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마당에, '360도 성과 평가'는 오래된 방식 중의 하나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어떤 업무를 잘하고 어떤 업무는 못한다'라고 정확하게 말해주고(술자리에서 그런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이를 들은 이는 이 조언을 받아들여 모자라는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던가(주위에서 이를 도와주고), 아니면 잘하는 사람에게 해당 업무는 넘기는 식의 기업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참 어려운 고민이긴 하지만.  






덧글. 

해가 갈수록 '정보 과잉'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동시에 내가 습득하고 정리해야 될 정보도 기학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되도록이면 이 블로그가 잡다한 자료 창고가 되지 않고 깔끔한 리뷰나 정리된 생각을 담는 곳이 되었으면 바라는데, 쉽지 않을 듯 싶다. 나에겐 블로그가 정보를 축적하고 정리하며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인 탓에. 이런 기사 인용 포스팅을 되도록이면 자제하고 싶은 마음에 이 문장들을 덧붙인다.




Comment +4

  • 세상에.. 저렇게 평가하면 회사의 발전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일할맛 안날것같아요..ㅠ

    동료 무서워서 말도 못나눌듯...ㅜ

    • 기본적으로 동료과의 신뢰가 있어야 저러한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실은 '평가 제도'가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서, 평가 제도 무용론이나 '360도 다면 평가' 평가 제도를 개선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런 평가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알려주고 서로 도와주는 문화가 된다면, 저런 평가 같은 건 필요없을 지도 몰라요. ~... 그런데 그게 너무 어려워서.. ㅡ_ㅡ;; 저도 고민스럽다보니, 위 기사가 확~ 와닿더라고요. ~ 댓글 감사합니다. : )

  • 네병 2014.02.06 20:32 신고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평가라는 것이 달갑지 않죠;
    쉬운게없어요~

    • '평가'가 참 어렵죠. 그런데 유형이든 무형이든 '평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거참... 저도 월급쟁이인데, 밑에 구성원들이랑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여기는데 ... 어려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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