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16

리더십에 대한 단상

회사 규모가 커지고 인원이 늘어나면 좋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성장하면 성장통이 있듯 회사가 커지니, 덩달아 문제와 갈등도 함께 늘어났다. 최근에 읽은 어느 책에선 인원 수가 30명, 60명, 90명 늘어날 때마다 회사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었다. 그 구절을 읽으며 나 또한 그렇게 변해야 함을 깨닫고 있었다. 리더의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조심해야 된다. 하지만 리더도 인간인지라 실수하기 마련이니 매사에 신경 쓴다고 해서 완벽할 순 없다. 이런 이유로 조직의 비전이나 미션이 중요하며, 또한 리더십이 관리자의 그것과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다. 리더는 언제나 부정적인 표현 대신 긍정적인 표현으로, 방어적인 태도보다는 도전적인 태도를..

성당에서의 일요일, 그리고

바람이 차다. 가을이다. 이번 여름은 계속 비만 내리다가 훌쩍 떠나버렸다. 그리고 가을이 왔다,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있는 코로나도 쓸쓸한 가을이 오는 걸 막지 못했다. 실은 이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더 쓸쓸한 가을을 보내게 될 것이 뻔하다. 이번 추석 땐 저 먼 남쪽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내려가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서울에서의 연휴가 그렇게 알찬 것도 아니었다. 한 번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갔고 한 번은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탄 것이 전부일 뿐, 나머지는 집 안에서 요리를 하며 책을 읽으며 지냈다(몇 권의 책을 읽긴 했으니, 괜찮은 건가). 그리고 오늘 일요일, 성당에 나가 미사를 드렸다. 코로나로 인해 미사에 오는 신자들도 적고..

여기 두 사람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1.자주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들, 그 사이의 관계, 언어, 질서, 규칙, 그리고 배려까지. 누군가의 앞에 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배우지 못하고 종종 우리들은 관리자가 된다. 관리자도 일종의 리더다. 리더 아래의 작은 리더이긴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두 리더로서의 자질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어리지만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이가 있고, 나이가 많지만 절대 리더가 되어선 안 되는 이가 리더가 되어 기업을, 조직을 망치는 모습도 보았다. 그 결과, 나는 늘 사람에 대해서 고민한다, 혹은 하게 된다. 기업에서 아무리 좋은 경영 관리 기법이나 이를 뒷받침해줄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키고 적용하며 사용할 사람이 엉망이라면 무조건 ..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서경식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서경식(지음), 한승동(옮김), 나무연필, 2017년 '일장기'라고 불리는 히노마루와 천황을 찬미하는 의례곡인 기미가요는 원래 일본의 공식국기와 국가가 아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각종 공식 행사에 쓰였고 1999년 8월 9일 이들이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법제화된다. (14쪽, 각주에서 인용) 일본의 우경화를 먼 나라 이야기라 여겼던 걸까, 아니면 꽤 많은 일본 소설들과 지식인들의 책들을 읽었다고, 그리고 영화나 최근의 일본 여행으로 정치외교 분야의 갈등을 우리가 겪는 일상과는 다른 층위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키하바라 역 앞에서 연설하던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를 에워싸고 일장기를 휘날리며 환호하던 '시민'들이 반중, 협한, 재일 한국..

사업을 한다는 것의 책임

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

회사 생활, 그리고 글.

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한다. 이마저도 힘들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다 보면 9시, 10시, ... 이러면 운동하러 가지 못한다. 그리고 잔다. 꿈을 꾼다. 꿈 속에서도 나는 쫓기고. 그러다보면 아침이 오고 곱게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힘을 내자고 다짐을 한다. 이렇게 아빠,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된다. 종종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이렇게 늙었다니. 그러고 보면 늙는다는 걸 인식하며 세월을 보내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 늙었구나 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그 때 뿐이다. 나는 아직 클럽에 갈 수 있다고 여기고(간 적도 없지만), 아직 옆을 지나는 여대생에게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말을 건 적도 없지만).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지..

나를 지켜낸다는 것, 팡차오후이

나를 지켜낸다는 것 팡차오후이(지음), 박찬철(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 천천히 읽어야 한다.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내 일상을 반추하며 내 몸 깊이 받아들여 내 삶을 바꿀 책이다. 현대의 우리들은 서양의 학문을 먼저 접한다. 몇 구절을 암송하기는 하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천자문’을 익히기는 하나 입시용일 뿐이다. 서양의 학문은 이미 확고하게 있는 나란 존재를 기반으로 외부 세계에 집중한다고 하면, 동양의 학문은 흔들리는 내 마음과 알 수 없는 외부 세계를 하나로 이어나간다. 수신(修身), 자신을 직시하여 한계를 깨는 힘.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 인격이 어떠하며, 나는 과연 본받을 만한 사람인가. 저자는 ‘설령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하더라도 그 본질적 목적은 자아완..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이나모리 가즈오(지음), 김정환(옮김), 서돌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주저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내 인간성과 인품이 과연 강한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되는지 고민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자란 어때야 하는가 걸까. 그렇게 하려면 경리, 회계 업무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귀하의 매력,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성과 인품으로 그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26쪽)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실력과 실적을 쌓아 존경받는 경영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121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는 이들이 많은데, 세상에 그런 비결 따위는 없습니다. 귀..

전략 = 사람(이 만드는 것)

사업 전략이나 아이디어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의 모든 것들은 기업 내 '사람'에게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짐 콜린스의 의견 대로, '적합한 인재'를 찾고 '적합한 인재'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사업 계획이나 전략에 소홀해졌고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건 필요없어'라는 생각까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사람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실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은 참 어렵고 그 노력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출혈도 감당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노력이 과연 ..

사람의 마음을 읽는 협상법

사람의 마음을 읽는 협상법 ‘모든 것이 협상’이다. 자녀와의 사소한 대화에서부터 회사에서의 중요한 거래나 비즈니스 미팅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모든 것을 협상(적 구조)으로 돌리는, 일종의 환원론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상의 중요성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사람의 마음을 읽어, 자신이 원하는 바의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다면, 협상 능력은 우리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능력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익힐 수 있을까. 이 짧은 글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본적인 협상 태도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입은 닫고 눈과 귀를 열어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화한다. 어떤 이들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