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아란 영혼



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딩을 경험하였으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조직 관리도 했고 사람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들 대부분을 경험했다. 기업 규모의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사업을 성공시킨다는 건 전혀. 


그렇다면 사업을 한다는 건 진정으로 무엇일까. 내 짧은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고,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월급을 주고 새로운 투자를 한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결국 사람 앞에서 여러 차원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오직 '수익'이라면, 그 수익을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에 필요없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늘 뒷걸음질 친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에 대한 교육'이 너무 허술하다. 동시에 '책임'에 대한 불평등은 전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국회의원들은 매일 막말을 해대지만, 구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운이 나쁜 경우 막말의 책임을 혹독하게 치른다. 잘못된 조직(시스템)의 의사결정에 대해 그 조직의 리더나 대주주가 아니라 대체로 조직 피라미드의 아래 쪽부터 책임을 진다. 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고 나 또한 경험했으니, 나이 든 지금, 후배들에게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언제나 사업을 하지 않느냐의 물음에 대해 그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묻는다. 그 책임을 견디고 성실히 수행하며 완수할 수 있는가라고. 너무 이상주의적이거나 교과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어렸을 땐,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에게 묻는다. '사업을 할 수준이 된 것같다'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높이 평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웃는다. 


 

Comment +0



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한다. 이마저도 힘들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다 보면 9시, 10시, ... 이러면 운동하러 가지 못한다. 그리고 잔다. 꿈을 꾼다. 꿈 속에서도 나는 쫓기고. 그러다보면 아침이 오고 곱게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힘을 내자고 다짐을 한다. 


이렇게 아빠,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된다. 종종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이렇게 늙었다니. 그러고 보면 늙는다는 걸 인식하며 세월을 보내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 늙었구나 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그 때 뿐이다. 


나는 아직 클럽에 갈 수 있다고 여기고(간 적도 없지만), 아직 옆을 지나는 여대생에게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말을 건 적도 없지만).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지만, 뾰족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같이 가자는 자리였다. 그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는 시간이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지만. 그러기엔 산적해 있는 문제가 너무 많고 비즈니스 세계의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제서야 나는 조직이라든가 인적 시스템라는 것에 대해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본능적으로 알고 참 잘하는데, 나는 아직까지도 관련 책 읽고 사람들 신경 쓰고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앞으로 나가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정말 쉽지 않다.




요즘 지나가는 말로, 대체로 무슨 일을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걸까 하곤 중얼거리곤 한다. 회사를 옮기고 참 많은 일들을 겪고 있다. 그래서 시간은 흐르고 나는 나이를 먹겠지. 결혼을 하고 보니, 참, 아빠들 어렵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빠들 중 돈 많고 힘 있는 이들은 떼지어 이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거참. 그나저나 글은 언제 쓰나. 전시는 언제 보고 벗들과 술은 언제나 마시나. 할 이야기가 많아지니, 글을 쓸 시간이 없구나.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Comment +0


나를 지켜낸다는 것 

팡차오후이(지음), 박찬철(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 천천히 읽어야 한다.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내 일상을 반추하며 내 몸 깊이 받아들여 내 삶을 바꿀 책이다. 현대의 우리들은 서양의 학문을 먼저 접한다. <<논어>> 몇 구절을 암송하기는 하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천자문’을 익히기는 하나 입시용일 뿐이다. 서양의 학문은 이미 확고하게 있는 나란 존재를 기반으로 외부 세계에 집중한다고 하면, 동양의 학문은 흔들리는 내 마음과 알 수 없는 외부 세계를 하나로 이어나간다. 


수신(修身), 자신을 직시하여 한계를 깨는 힘.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 인격이 어떠하며, 나는 과연 본받을 만한 사람인가. 저자는 ‘설령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하더라도 그 본질적 목적은 자아완성이었다’고 말한다. 즉 속된 말로 ‘인간이 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혹자는 이 책을 고리타분한 유학 경전 해석서로 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를 둘러싼 모든 문제의 근원이 ‘나로부터 인함’임을 깨닫는 순간, 상황은 반전될 것이다.  


최근 들어 서양의 학자가 쓴 책보다 상대적으로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쓴 책이 훨씬 재미있고 내 마음의 울림도 더 크다. 이는 이 책의 저자 팡차오후이 같은 경우는 아니겠지만, 나 또한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바뀐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서구의 저자들이 ‘리더가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식의 문장을 쓸 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문장은 글 본문과는 다소 동떨어져 홀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동양의 저자들에게서 이런 식의 문장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본문에 녹아든다. 


이 책은 현대인의 문제를 직시하면서 수신을 강조한다. 즉 나를 돌아보아야만 성장이 있고 세상에 발을 딛고 설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군데군데 서양 학자들도 인용하면서 내가 이야기하는 바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지점을 이야기하면서 독자를 설득한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수정(守靜),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 

존양(存養), 마음을 살펴 하늘의 뜻을 찾는 힘

자성(自省),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

정성(定性), 고난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

치심(治心), 양심을 지켜 자유를 누리는 힘

신독(愼獨),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힘

주경(主敬), 나라는 생명을 사랑하는 힘

근언(謹言), 언행을 삼가 군자에 이르는 힘

치성(致誠),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힘 



책은 다양한 고서들의 인용과 현대적 해석과 의미를 담고 있다. 아마 동양 고전에 관심을 없었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동양 고전 읽기의 시작이 될 수 있을 법하다. 짧은 시간 급하게 읽은 느낌이 있는 터라, 다시 찬찬히 읽어볼 책이다. 추천한다. 




나를 지켜낸다는 것

팡차오후이저 | 박찬철역 | 위즈덤하우스 | 2014.02.28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Comment +0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김정환(옮김), 서돌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주저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내 인간성과 인품이 과연 강한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되는지 고민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자란 어때야 하는가 걸까.



그렇게 하려면 경리, 회계 업무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귀하의 매력,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성과 인품으로 그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26쪽)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실력과 실적을 쌓아 존경받는 경영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121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는 이들이 많은데, 세상에 그런 비결 따위는 없습니다. 귀하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하여 얻게 된 경영철학을 사원들과 공유하려면, 모든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128쪽)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일본 최고의 경영자들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 - 교세라와 KDDI의 창업자이며 얼마 전 위기에 빠진 JAL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 가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세이와주쿠 경영 아카데미(일종의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었다)의 여러 사장들이 경영에 대해, 사업에 대해, 사람에 대해 던진 질문에 대해 답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실제 회사의 경영자가 되었을 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질문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내용은 마치 도덕 교과서 같다. 경영 전략에 대한 책도 아니고 처세술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업이란 곳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밑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동체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리더라면, 사장이라면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세전 이익이 매출액의 10%를 넘지 못하면 사업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중소기업의 이익은 미래의 임금 인상을 대비하는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한 "회계를 모르면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경영자는 직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그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으로 강하게 맺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짧지만, 강력한 어조로 회사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바로 사장의 태도, 인품,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한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수치로 설득하며 "기업의 목표와 계획에는 경영자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 져야 한다고. 


혹시 미래에 사업을 꿈꾼다면, 또는 지금 사업을 하는 경영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저 | 김정환역 | 서돌 | 2012.05.21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Comment +0


사업 전략이나 아이디어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의 모든 것들은 기업 내 '사람'에게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짐 콜린스의 의견 대로, '적합한 인재'를 찾고 '적합한 인재'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사업 계획이나 전략에 소홀해졌고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건 필요없어'라는 생각까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사람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실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은 참 어렵고 그 노력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출혈도 감당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노력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경쟁력 = 사람"이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만으로 회사는 성장할 수 없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전략이다. Rita Runther McGrath의 책,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ow to Keep Your Strategy Moving as Fast Your Business>>에서는 "경쟁 우위란 참 덧없고, 그러니 지속적인 혁신(continuous innovation)은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종한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바로 정말로 중요한 차별성이라는 것도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이다. 모든 경쟁 우위는, 또 그 조건들은 궁극적으로는 변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필요성이다. 어떤 조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 그래서 그 조직이 5년, 10년 후에도 중요하게 남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가 전략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기업, 시장 수요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목격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또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정말 중요한 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통했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 지속적으로 남아 있기 위한 전략이 필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바로 리더십의 문제다.  



"따라서 전략이란 어떤 분석을 통해서 곧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리더가 제시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전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조직에 퍼져 가야 한다." 



최근까지 나는 구성원에 대한 관심(HR)과 전략을 연결짓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전략과 사람은 하나의 문제이고, 리더십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늘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내가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가정하고 움직였지만, 생각만으로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를 해야 하고, 그 누군가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했으니 말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 걸음은 느리고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는 아래의 질문을 던졌다. 참 학자다운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실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를 향해 던지고 있을 때야 비로소 기업도, 기업의 구성원도 성장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다고 여긴다. 



"오늘 우리 회사가 문을 닫는다면 어떤 차이가 누구에게 일어날까? 어떤 고객에게 우리 회사가 중요했을까? 이런 것도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델이 망하면 누가 슬퍼할까? 누가 이에 대해 상관을 할까? 어떤 고객들이 델이 사라진다면 슬퍼할까? 마찬가지로 어떤 고객들이 여러분의 기업에 대해서 생각할까?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 -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해야 하나?" 전략가는 의미, 본질을 담당하는 사람 

http://www.dongabiz.com/Business/Strategy/article_content.php?atno=1203101901&chap_no=1 





Comment +0



사람의 마음을 읽는 협상법 







‘모든 것이 협상’이다. 자녀와의 사소한 대화에서부터 회사에서의 중요한 거래나 비즈니스 미팅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모든 것을 협상(적 구조)으로 돌리는, 일종의 환원론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상의 중요성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사람의 마음을 읽어, 자신이 원하는 바의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다면, 협상 능력은 우리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능력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익힐 수 있을까. 이 짧은 글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본적인 협상 태도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입은 닫고 눈과 귀를 열어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화한다. 어떤 이들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는 타인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이 관심 가는 내용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무시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시간의 대부분을 듣는데 할애한다. 혹자는 여기에서 ‘경청(傾聽)의 미덕’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협상 과정 속의 한 단계인 ‘정보 수집’에 속하는 행위이다.


유능한 협상가는 자신의 정보를 먼저 노출하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의 정보를 노출하는 듯하면서도 노출하지 않고, 상대방의 정보를 수집한다. 우리는 종종 협상을 테이블 위, 회의실 안으로만 국한 지으려고 한다. 실은 협상의 범위란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범위 밖에 있는 주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유능한 협상가들은 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협상의 범위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종종 감동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딱딱하고 건조한 협상이 오가기 전에 부드럽고 친근한 일상 이야기부터 하면 어떨까?


종종 어떤 이들은 협상 테이블을 대결 구도로 파악하기도 한다.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을 복싱 경기장의 사각의 링으로 보고, 먼저 협상의 주도권을 얻으려고 경쟁적으로 상대편을 몰아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협상 태도는 종종 큰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협상의 범위를 사각의 링으로만 한정지을 경우, 협상의 결과는 사각의 링 안으로만 국한되고, 누군가 한 명은 패배를 인정해야만 그 협상은 끝이 난다. 종종 뛰어난 협상가들이 보여주는 창의적인 과정과 탁월한 협상 결과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을 사각의 링 밖으로 확장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사각의 링처럼 보이는 협상 테이블도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예상치 못한 금광을 발견한 친구 사이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그러니 먼저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전략적 배려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협상은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져 승자가 되는 협상이 아니라, 승자도 패자도 없이 양 쪽 모두 승자가 되는 협상을 일컫는다.


“가장 훌륭한 협상가는 협상 테이블에서 솔직하고, 정직하며, 질문을 많이 하고, 주의 깊에 들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리처드 샐의 ‘협상의 전략’ 중에서)



Montmartre
Montmartre by John Althouse Cohen 저작자 표시



창조적인 대안은 숨겨진 마음 속에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상은 숨겨진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팽팽한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시나이 반도의 소유권을 두고 서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전개되지만, 실은 서로의 주장 밑에는 각기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1967년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를 차지한다. 그 이후 무려 6년 동안 이스라엘과 이집트, 그리고 아랍 국가들 간의 크고 작은 전투와 전쟁이 이어진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의 반환을 요구하였고, 이스라엘은 그럴 수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하였다. 1973년 10월 제 4차 중동 전쟁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전쟁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의 전쟁으로 양상이 확대되자, 이때부터 평화적인 타결을 향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


그리고 1978년 캠프 데이비드에서 지미 카터의 중재 아래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긴 총리 사이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양국 모두 원하는 것은 시나이 반도였고. 하지만 시나이 반도를 원하는 이유는 서로 달랐다. 즉 그들은 서로에게 시나이 반도를 왜 원하는지 밝히지 않은 것이다. 최근까지도 국제 분쟁 지역에 나타나 갈등을 해결하곤 하는 지미 카터 대통령의 역량이 여기에서 발휘되었다. 그는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왜 시나이 반도를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베긴 총리의 손자 손녀 사진까지 준비하며, ‘이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미래를 물려주자’고 감정적인 호소까지 아끼지 않았다.


지미 카터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의 평화’라는 아젠다를 교묘하게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았고, 그들로 하여금 마음 속 이야기를 유도하였다. 이스라엘 베긴 총리는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언제나 안보의 불안을 느끼는 이스라엘의 처지를 이야기하였고, 이집트의 사다트 총리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에 이집트라는 이름만 있을 뿐, 한 번도 자신의 땅을 스스로 통치하지 못한 이집트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조금의 땅도 빼앗길 수 없는 이집트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원하는 것은 시나이 반도로 동일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이스라엘은 안전 보장을, 이집트는 땅을 원했던 것이다. 이제 협상은 간단해졌다. 이집트는 자신의 영토였던 시나이 반도를 되찾고, 이스라엘은 시나이 반도를 비무장지대로 하여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받았다.


지미 카터가 능수능란한 협상가라는 사실은 협상테이블은 제 3의 장소 - 캠프 데이비드라는 미 대통령 별장 - 에서, 서로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감성적인 호소, 그리고 협상 목표를 향한 정확한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 제시 등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종종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의 입장만을 관철시키기 위해 팽팽한 구도를 이어나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협상이 깨지는 경우, 둘 다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이 태도를 서로에게 가지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3자의 중재라든가, 협상 장소의 변경, 협상 주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서로 흥미를 느낄 만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든지 말이다.



I'll Give You All I Can...
I'll Give You All I Can... by Brandon Christopher Warren 저작자 표시비영리



협상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



낯선 장소, 가령 친구의 생일 파티나 처음 가는 동호회 모임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협상도 마찬가지다. 먼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서로의 요구사항을 맞추어 나간다. 한 쪽의 일방적인 원칙에서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협상 도구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결국 협상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들 간의 대화이고 약속 과정인 셈이다. 하지만 모든 약속을 다 믿을 순 없는 법.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냉전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이런 격언을 자주 했다고 한다. 


“믿어라. 하지만 검증하라”


먼저 믿어야 한다. 스스로 상대방에서 자신이 신뢰할 만한 협상 파트너임을 보여주기 위해 배려하여야 한다. 역지사지의 태도는 여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원하는 것, 마음 속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경쟁자가 아니라 퇴근 후 오랜만에 만난 믿을 만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능한 협상가들은 협상 테이블에 앉자마자 협상 주제로 곧바로 돌입하지 않는다. 도리어 시간이 다소 걸리고 돌아가는 듯하지만, 서로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형성하기 위해 이런저런 신변잡기적인 이야기, 즉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나 공통의 관심사를 먼저 꺼내곤 한다. 그런 다음, 상대방으로 하여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상대방을 배려해가며, 상대의 기분이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며 정확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원하는 것, 그것을 왜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천천히 자신이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협상 테이블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분석하고 상대방의 목표에 도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짜야 할 것이다. 누군가 희망하는 서로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는 양보의 방법, 그리고 협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는 차선의,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뛰어난 영업 사원이 고객 가족의 생일을 챙기고, 고객의 취미나 관심사에 열중하는 이유는 자신의 영업 실적이 고객의 마음에 달려 있고 자신이 영업하는 것과는 무관하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줌으로써 자신의 영업 실적이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 따위는 없다. 하지만 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외톨이는 드물다. 유능한 협상가는 협상 파트너를 친구로 만들 줄 알며, 그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만든다. 그리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고 나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고 예상되었던 결과물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게 만든다. 왜냐면 협상은 서로의 이기심을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가 모두 승자가 되는 협력의 장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북릿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booklet-app.tistory.com/notice/36 





Comment +0

* 이 글은 몇 달 전에 시작되었고 아직 끝나지 않은 글의 일부다. 그 사이 세상은 꽤 변했고 ... 하지만 쓴 글이니.. 끝까지 다 쓰고 올릴 계획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서두부터 올리고 글이 씌여지는 대로 업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2011년을 되돌아보며



01. 풍경으로서의 정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한미FTA를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난 뒤, 그 누구도 그 행위에 대한 반성 표명 없이 스스로 일신하겠다며,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하고 있다. ‘비대위’라는 상징적 기구를 통해 일신의 모양새를 만든 후, 친이계와 현 MB정부를 압박하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지만, 이건 그저 풍경일 뿐이다.

풍경은 소통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드러낼 뿐이며, 보는 이들을 향해 풍경 속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보는 이들의 자리로 와서 이야기하는 법은 없다. 언제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풍경의 일부가 되기를 강요한다. 그건 즉물적 세계다. 인상주의적 세계다. 공감적 세계가 아니다.


귀스타브 카유보트,
 '파리거리, 어느
비오는 날', 1876~1877 
캔버스에 유채, 212.2*276.2cm, 시카고 미술관 
 



지난 몇 년 동안 MB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세계가 바로 이런 즉물적 풍경이었고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 리그 속에선 평범한 농부 옷차림으로 논두렁 사잇길로 자전거를 타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타자의 세계를 넘어서 미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해되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세계였고, 대통령 당선자체부터가 아주 우연적인, 심지어 한국 현대사에선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던 셈이다. 왜냐면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사라진 최초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건 마치 질병 같은 것이다. 순결한 어떤 풍경 속으로 들어온 바이러스였다. 대통령이 되면 말을 아끼고 지시만 내려야 되는데, ‘대통령 못해 겠먹다’고 하지 않나, 자신을 지지해준 정당의 국회의원들로부터 탄핵소추를 받는가 하면, 심지어 진보언론으로부터 무시당하던 대통령이었다. 낯선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였다.

정치적 리더십의 세계에 전혀 다른 사람이 등장했고, 평범한 우리들은 가까이 갈 수 없는 넓은 호수 위에 한 점 기름이 그 세력을 넓혀가는 꼴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 호수에 속했던 자들과 그 호수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자들은 이제 머지 않아 순결하기만 했던 특권적 한국 정치의 호수에 아무나 발을 담글 수 있겠구나 하는 염려가 퍼져나갔고 결국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최초가 탄핵이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되었고 그가 사라진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의 여성학자 뤼스 이리가라이Luce Irigaray는 『너, 나, 우리』를 통해, 여성의 육체를 높이 평가하며 여성성이란 정체 불명의 타자를 받아들이고 그 타자를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 이 세상 밖으로 창조해내는 신비라고 말한다. 이렇게 여성성은 타자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체계이며,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되는 가치가 된다.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배타 지향적 세계라면 반-풍경으로서의 정치는 이타 지향적 세계가 된다. 실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정권이 바뀌고 어느 곳에서는 열광적 지지가 이어지고 여러 저널에서의 여론 조사의 지지율이 계속 높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도구 밖에 없는 세계에선 그 도구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기 위해선 우리에게 비교 대상, 즉 옳은 것이 있어야 했지만, 그것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비교대상이 생기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우리에겐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와도 같이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풍경에 익숙해진다는 건 공포스러운 일이다

이 짧은 글은 작년 한 해를 뒤돌아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혹자에게 이 글 서두의 정치 이야기가 낯설지 모르겠지만, 최근 읽은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의 『권력의 지배(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은 나로 하여금 바람직한 의미의 권력Power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실은 나는 권력 지향적이지 않다(그래서 혹자들이 보기엔 둔해 보이고 비현실적이거나 마냥 희생적인 케릭터로 보이게 할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반-권력적이다. 수직적인 질서를 싫어하고 수평적이길 원한다. 사각형 회의 테이블을 싫어하고 원형 테이블을 좋아한다. 하지만 전략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구조 속에선 생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들조차도 논리적 접근, 혹은 옭은 제안이 거절되기 일쑤인 현실 세계에서 권력이란 옳고 바람직한 실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어떤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권력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당연히 ‘인간 중심적’(Human-Centered)여야 한다. 실행 중심적이 아니라!



* 작품 설명.
인류의 지적 구조물을 버리고 순수하게 감각 지각으로 받아들인 세계만 옮겨야 한다는 확신이 서자, 외부세계의 모든 것들이 작품의 대상이 되고, 또한 그 대상의 외면만으로도 어떤 세계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와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 세계란 그 중요성을 점차 상실해간다. 인상주의의 세계다. 인상주의에서는 익명성이 부각되고 도시가 본격적으로 예술 작품의 공간이 되며 삶의 순간성이 전면에 드러나게 된다. 카유보트는 도시 산책자로 거리를 거닐면서 거리의 한 순간을 캔버스에 옮긴다. 그리고 사각의 캔버스로 옮겨진 그 풍경에는 화가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지적인 편견이 개입되지 않은 채 그저 물질성만을 강조하고. 이제 외부 세계는 나와 무관한 어떤 세계이며, 나도 그 세계 속에서 익명의 어떤 개인이 된다는 것을 이 작품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 포디즘적 세계에서 한 사람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움직이듯, 인상주의적 세계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독특함이나 개성, 독자적 세계관을 상실하고 풍경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파시즘에서는 과학 기술을 통해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인상주의적 세계의 귀결인 셈이다. 그리고 풍경으로서의 정치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일반 서민의 풍경이 바로 인상주의적 세계가 될 것이다.




 


 

Comment +0


팀장 멘토링 & 코칭
니콜라스 니그로(지음), 임태조(옮김), 위즈덤하우스, 2006


팀장 멘토링 & 코칭 - 8점
니콜라스 니그로 지음, 임태조 옮김/위즈덤하우스



되도록이면 이야기하게끔 하고 귀담아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듣고 그대로 하라고 한다. 심지어 작은 잘못이 들어간 결정에 대해서도 그대로 하라고 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며 하게 되는 여러 업무들 속 작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는 편이 '그건 이렇게 해야지' 라든가, '이건 잘못되었어'라고 해 강제적으로 개선시키는 것보다 더 낫다고 믿는다. 심지어 관리자처럼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하지만 자기 것을 먼저 챙기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적절한 명령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서 종종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상처만 입고 수직적 위계 질서에 의지해 문제 해결이 시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직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에 <<팀장 멘토링 & 코칭>>이라는 이 책은 읽어둘만 한 것이 된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이것을 깨우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고 관리자나 경영자에겐 조금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런 인내 끝에도 더불어 살아가지 못할 때는 적절하지 못한 인재이거나 조직 전체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는 인내와 선견지명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감정이입과 개인의 독특하고 다양한 능력을 이해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성공적인 리더십은 일종의 예술이다.
- 5쪽



이 책은 팀장을 위한 멘토링과 코칭에 대한 지침서다. 이 책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너무 좋은 이야기만 담겨 있다는 것이 될 것이고,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현실의 팀장 중에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같다는 것, 그리고 이 책대로 한다고 해서 따라올 팀원도 많을 것 같지 않고, 도리어 배려심 많은 팀장이 먼저 상처 입지 않을까. (너무 시니컬한가)

언제 회사를 그만두게 될 지도 모르고, 외부에서, 내부에서 끊임없이 경쟁에 내몰리고 단기 실적 압박을 받는 우리의 관리자들에게, 너무 좋은 말로 이루어진 멘토링과 코칭을 바라는 건 너무 심한 짓은 아닐까.


무엇보다 멘토링과 코칭의 3P, 즉 사람(People)과 업무 성과(Performance)와 긍정적인 결과(Positive Outcome)을 명심하도록 한다.
- 38쪽



하지만 책은 책, 현실은 현실이라고 구분해버리기에는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보낸다.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해야 하고 실적도 올려야 하고, ... 누군가는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편으론 불편하면서도 한 편으론 이렇게 하는 편이 좋구나 하고 중얼거리게 된다.
 

유능한 코치는 다음과 같은 멘토링과 코칭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째,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원을 관리한다. 둘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한다. 셋째, 자신에 대한 직원과 회사의 신뢰도를 높여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다.
- 36쪽


결국 책을 다 읽었고, 읽은 지 몇 주 뒤에야 이렇게 리뷰랍시고 올리긴 하지만, 글쎄다. 이 책이 현실의 팀장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 지는 알 턱이 없다. 그저 읽을 뿐이다.


유명한 미식축구 코치 루 홀츠(Lou Hotz)는 자발적인 동기 부여에 대해 흥미로운 견해를 밝혔다. “내 임무는 선수들에게 멋지게 경기하라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동기에 충만해있다. 내 목표는 그들이 동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68쪽


사람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지만, 그걸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팀장 멘토링 & 코칭>>이라는 이 책은 팀장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지만, 다소 이상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팀장 멘토링이나 코칭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조직의 철학이나 문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Comment +0


2012년이 시작되었고 하루하루 지났다. 세상은 각자의 관점 속에서 완성될 것이고 라이프니츠가 말했듯 그것은 모나드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모나드는 동일하지 않아서 어떤 이들의 모나드는 덩치가 있거나 어떤 이의 모나드는 금이 가 있거나 하는 식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이를 '모나드'monad로 명명하면 안 되겠지.

흄의 문제(귀납법적 문제) 앞에서 경험되는 정보를 무한대로 쌓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론(진리, 혹은 이데아)의 근사치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000일 동안의 우호적인 세상 속에서 우리는 결코 1001일 째 되는 날의 비우호적인 세상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IMF 이전과 IMF 이후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이 비극적인 블랙 스완 앞에서 무수한 비정상적인 일들이 정상적인 일들로 포장되었고 그 이후는 아무렇게 일어나는 일이 되었다.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들 수시로 직원을 구조조정하게 되었고 헤드헌팅 시장이 본격화되었다. 셀러던트가 시작되었고 정체 불명의 학위였던 MBA가 각광받는 시대로 돌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이 되었다. 내가 대학을 들어간 지 꼭 20년이 되었다. 전공은 문예창작이었지만, 미학과 비평을 좋아했고 직업은 IT 서비스 기획과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시작했다. 몇 번의, 아름답지만 무모했던 문화예술로의 일탈을 했으나, 결과는 현실 적대적이었던 관계로, 나는 다시 IT 기획과 Online에 기반한 Marketing 전반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로 인해 만나는 전문가들 대부분은 전혀 전문가스럽지 않았고(단지 그들은 내가 다 아는 이야기를 상대방은 미처 모르고 있었던 양 이야기하는 데 매우 능숙했다), 도대체 나는 이 자리에서 뭐하고 있나 하는 뜬금없는 질문을 하곤 했다. 결국 나는 내 자신을 포장하고 알리는 데 놀랍도록 게으른 사람이었고, 그렇게 지내왔음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한동안 회사의 모든 문제는 사람들로 인해 생긴다고 여겼고 사람들 문제만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 잘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기본이었고 그 다음에는 전략이었다. 결국 Human에서 Strategy로 내 관심사가 옮겨갔다. 그리고 Strategy 다음에는 Execution, 실행이 될 것이다. 인사 문제의 여러 가지 해결책 중의 하나에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시간(Time)'도 포함된다면, Strategy는 확실히 반시간적이다. 시간이 지체될 수록 기회는 반비례하여 사라지고 결국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Strategy는 Executive-dependent여서 중간 관리자인 내 입장에서 종종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리고 몇 번 이야기해보고 난 다음 바뀌지 않으면 그냥 그 수준에서 수습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다. 결국 Execution은 내가 하고 Execution의 방향 대부분은 Executive-dependent인 관계로(내가 Strategy Setting을 하게 되면, 가끔 협업을 해야 될 타부서 관리자들과 충돌이 발생하게 되기도 하고) 다소 느리게 진행되는 경향이 생겼다. 그런데 이건 모든 회사의 중간 관리자들이 느끼는, 고질적인 문제이지 않을까.

2012년 초 문득 이런 것들까지도 허심탄회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비현실적인 바람일까. 

Latte E Miele를 듣는다. 멜론에서 다운로드 받았더니, 내가 가지고 있는 LP들과는 다른 순서에 잘못된 곡들까지도 포함되기도 했더라. 24살-5살 때 거의 매일 같이 들었던 음악이었다. 이번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온 신입의 나이가 24살이니...  나는 얼마나 늙은 것인가!

조만간 서재에 세팅된 스피커, 앰프, 턴테이블을 보여주겠다. 1차, 가지고 있던 오디오 시스템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2차, 첫 번째 구입 시도는, 구입할 수 없는 모델들 상당수 포함되었던 관계로 실패, 1-2주 동안 다시 견적 작성하여 의뢰할 계획이다. 니체의 말대로 이 세상에 음악이 없었다면! 






요즘 다시 듣기 시작한 벨라 바르톡! 역시!


Comment +0




지난 주 수요일 ‘문화기술전망 수립을 위한 FGI’에 참석했다. 선배의 부탁으로 참석한 자리였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고,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 & (주)JNC기획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3차 FGI였다.

2002년이었나,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되고 난 다음 ‘문화콘텐츠산업 해외진출’과 관련된 정책 수립을 위한 프로젝트를 3개월 동안 수행한 적이 있어서, 그 때와 지금은 어떻게 문화콘텐츠 산업 환경이 바뀌었나 궁금했던 차에, 선뜻 응할 수 있었다. 참가 자격은 요즘 말 많은 ‘파워블로거’로. (하루 방문자 수로는 파워 블로거는 커녕, 인기 블로거에도 들지도 못할 텐데 말이다.) 딱히 문화콘텐츠산업과 큰 연관 관계 없는 통신 쪽 IT 기업을 다니기 때문이었다. 다른 일과 블로그 등으로 순수 미술 쪽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순수 미술이나 예술이 가지는 반-상업성, 반-자본주의적 경향이 훼손되는 것이 아직은 싫다. (언젠가는 이 둘을 긍정적인 만남을 시도해야겠지만, 그 방법이 아직까지는 눈에 확연히 들어오지 않는다)

FGI에 참여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2000년대 초반 한참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다가 2011년에 참석한 FGI. 거의 10여 년의 격차가 존재하건만, 불행하게도 산업 여건에는 변한 것이 거의 없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Creativity나 Contents 산업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았다. 다른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 수립과 Contents 산업에 대한 정책 수립은 그 접근 방식부터 달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방법을 찾지 못한 듯했다. 정책 수립이나 전망 예측을 위한 보고서는 다른 정책 연구 보고서와 같은 방식으로 씌어질 수 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FGI 내내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지만, 내가 생각했던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토마스 엘리어트의 말대로, “우리는 탐구를 멈추면 안 된다. 탐구의 끝에서 우리는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올 것이고, 우리는 처음으로 그 곳을 알게 될 것이다.”

FGI에서 들었던 것, 그리고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해 내가 그 동안 생각했던 바의 종합은 아래와 같다. FGI 때에는 인터뷰가 끝날 때, 간단하게만 언급했다. 뭐, 아래 내용도 간단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기술 반대편의 어떤 곳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은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동자의 운동이었다면, 21세기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기술에 대한 반작용은 흥미롭게도 기술 속에 묻혀서, 기술의 발달로 오해하기 쉬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왜 기술의 반작용이 나타나는 것일까?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삶은 윤택해지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은 거의 맹목적인 경향으로 현대 문명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다. 하긴 삶의 윤택함과 영혼의 행복은 비례하진 않지만, 반대는 가능하니까. 즉 삶이 빈곤해지면 영혼은 힘들어한다. (정말 안타까운 현상이지만, 아직 여기에 대해 아무런 해답은 없다. 영혼의 행복을 찾아 삶의 빈곤함을 찾는 이성적인 기반의 자발적 요청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술 발달과 비례하는 삶의 윤택함을 추구한다. 그리고 윤택해진 후에 외롭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혼자 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도시가 형성된다. 그리고 그런 개인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 된다. 우울증, 비만, 심지어 자살까지도. 아무리 그것이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해도, 결국에는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개인의 탓으로 돌아온다. 왜냐면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 때문에. (현재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개인이 한 때 성실했고 책임감 있었음은 중요하지 않다. 결코.)

외로워하는 개인이 기술 발달과 삶의 윤택함 속에 찾는 것은 상처 받지 않는 행복감이다. 결국에는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파티를 하고 길드에 참여하며 사람들을 찾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면서 친구를 만들고, 다양한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익명의) 사람들을 구한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모습, 혹은 꾸며진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상처를 달랜다. 결국 기술 속에서 사람을 구한다.

사람을 구하면 난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여기에는 순방향이 있고 역방향이 있다. 먼저 역방향부터 이야기하자면, '일방적인 말하기'로만 끝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악플이 여기에 속한다. 절대로 자신의 존재를 오프라인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에서 끝낸다. 또는 오프라인으로까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만, 그/그녀는 오래 전부터 그/그녀를 알아왔던 사람들 사이의 그/그녀가 아니다. 한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며진 그/그녀는 또 다른 자아를 이루며 자신의 외로움과 상처를 숨기며 살아간다. 현대의 무수한 예술가들이 이미 이러한 자아관을 표현하고 비극적으로 노래하였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 한껏 꾸며진 연예인에 대한 동경도 여기에 기반해 있을 것이다.)

순방향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구하지 못했던 사람을 온라인에서 구하면, 바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방향이다. 이 경우에는 적극적인 오프라인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오프라인 활동은 그 동안 자신의 주변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의 취미라든가 기호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거나(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는 취미 동호회를 보라), 정치적 활동(온라인 기반의 소비자 운동이나 NGO)이 된다. 이 때 중심이 되는 것은 돈을 향한 경제적 활동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만족과 가치를 향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즉 정치적 활동이거나 문화 활동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발달한 온라인 게임이나 캐릭터 산업 등은 이러한 활동을 매개해주거나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 기호와 취미를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즉 문화 콘텐츠 산업은 이러한 활동을 매개해주거나 그러한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한다. 결국 의사 표현은 문화적 방식 위에서 이루어진다.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가 먼저 있어야만 그것이 문화 콘텐츠 산업이 될 수 있다.

결국에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향하고 이를 기호와 취미로 소비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외로움을 없애줄 수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거짓된 만족과 행복일 지라도 말이다.




위 내용 이외 무수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거의 기억 나지 않는다. 한 가지가 더 있다면, (실은 이것에 강조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정부는 어떤 아이디어에 투자하지 말고 사람에 투자해야 된다고 했다. 1차적으로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고, 2차적으로는 교육을 받은 인력과 필요로 하는 곳과의 매칭 사업 같은 걸 해야 된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유행하는 SNS 플랫폼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요즘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읽을 책과 잡지까지 쌓여 글을 쓸 시간이 없다. 이 글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약 1시간 동안 썼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바빠졌는지. 보러 가야 할 전시도 몇 개 놓쳤다. 다음에 기회가 닿을 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좀 더 길게, 분석적으로 적어볼까 싶다.



Comment +0


채용이 전부다 - 10점
한근태 지음/올림


채용이 전부다
한근태(지음), 올림, 2010년



부서에 새로운 사람 한 명을 찾기 시작한 지도 몇 달이 지났다. 나를 돌이켜보더라도 사람은 많은 실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 한 때 사업 하는 데 있어 전략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뛰어난 전략? 하지만 전략이 있으면 무엇을 하나.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결국엔 사람이었다. 사람이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으로 실행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사업의 시작과 끝이다.

부서에 새로운 사람 한 명을 찾기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자, 그 사람을 찾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는 좋은 책이다. 동시에 리더로서 내 모습을 한 번 더 돌이켜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사업상 검토에서 무엇을 첫 번째 항목으로 놓는가? 전략인가? 아니면 예산인가? 나는 인재 문제가 첫 번째 항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개 인사 문제를 마지막에 검토한다. 그래서는 인재에 정말 목말라 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당연히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 톰 피터스



“운동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의 선수를 발탁하고 그 선수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경영자는 그 기본적인 사실을 너무 자주 잊어버린다.” - 잭 웰치



저자는 기업의 인재 채용이나 관리에 대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뛰어난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다양한 사례와 인용으로 인사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이야기하고 있다.

“간판이 아닌 역량으로 채용하라, 회사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사람을 채용하라, 필요한 사람이 직접 뽑게 하라, 끊임없이 관찰하라, 나보다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 천천히 깐깐하게 채용하라”라고 주문한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어떤 인재로 성장해야 되는가에 대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고, 기업의 관리자들에게는 자기 반성과 함께 기업 인사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될 테니까.

Comment +0



대학에 입학했던 게 벌써 16년이 지났다. 대학 때에도 잘 모이지 않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한동안 모이지 않다가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해마다 한 번 정도 모이게 되었다. 그것도 동기의 삼분의 일이나 사분의 일 정도만 모일 뿐, 다들 소문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런데 문학을 전공하였지만, 문학에 속한 친구들은 몇 명 없었고 직장생활을 하거나 영화나 TV 쪽에 가있었다. 나의 경우에만 미술 쪽에 있었다. 어제 일 년에 한 번 있는 송년 동기모임이었다. 보통은 시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도 연말만 되면 '세월 참 빠르네'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가고, 나이를 먹고 슬슬 지쳐가고 자조적인 웃음만을 가지게 된다. 시간에 대한 이런 생각은 언제서 부터 시작된 것일까. '인생무상'이라는 단어가 있고, 'Vanitas'라는 단어가 있으나, 시간에 대해 정면으로 대결하기 시작한 것은 현대에 와서부터다. 빌 비올라(Bill Viloa)의 영상이 시간에 대한 알레고리이듯이, 그와 똑같이 데미안 허스트(Demian Hirst)의 포르말린 상어도 시간에 대한 알레고리라고 할 수 있다. 

Eric Poitevin
Sans Titre, 2007
115 * 91 cm  (* 이 사진은 올 가을 프랑스 파리 Fiac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Fiac 2008에서 만난 Eric Poitevien의 사진의 첫 느낌은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슬프게 느껴졌다. 천연색의 초상 사진이 이렇게 느껴지는 건 꽤나 의외의 일이다.


© Eric Poitevin

그는 이런 흥미로운 누드 사진도 찍었다. 나이든 남자의 나체가 흰 벽과 극적으로 대비되는 저 이미지란.

1961년 프랑스 태생의 Eric Poitevin은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이다. 그의 관심사는 초상(portrait)이다. 그리고 그 초상은 시간 속에서 부서질 듯 연약한 존재의 일면을 부각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시간을 넘어서, 우리 세계의 본질적인 것을 담아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가 관심을 기울인 습지이며, 동물이며, 나무는 꼭 영원했던 과거의 어느 순간 속에서 걸어 나온 듯 우리 앞에 서 있는다. 하지만 그의 렌즈가 사람을 향하고 있을 때는 탈색된 듯한 느낌을 준다. 세상의 거추장스럽고 불편했던 어떤 것들이 물 빠지듯 빠져버린 채, 텅 비어있다고 할까.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동일한 초상이지만, 사람의 초상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그의 다른 사진들 - 습지, 나무, 동물 등 - 은 사람과 대비되어 보여지며, 꼭 습지의 인생, 나무의 인생, 동물의 인생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들거나, 그와 반대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


Sans Titre, 2000
172 x 216 cm 

sans titre, 1995


Sans Titre, 2007 






* 위의 사진이미지들의 저작권은 Eric Poitevin에게 있습니다. 본 사진 이미지들의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www.bernier-eliades.gr , www.universalis.fr , www.art-nature-project21.org 
* 본 블로그는 비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며, Eric Poitevin을 소개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러나 사진이미지에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삭제토록 할 것입니다.

Comment +0

보르헤스 씨의 정원

일러스트: 메테오 페리코니 보르헤스 씨의 정원 부에노스 아이레스, 레꼴레타 인근의 어느 집에는 이중의 특권을 가진 창문이 있다. 그 창문에서는 한 눈에 하늘이 들어오고, 이웃한.....

보이지 않는 용, 데이브 하키

보이지 않는 용 The Invisible Dragon: Essays on Beauty 데이브 하키(지음), 박대정(옮김), 마음산책, 2011년 몇 번 읽다가 만 책이다. 구.....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1. 책 읽는 병든, 그러나 고귀한 우리들 책을 읽는 여인(안지오의 소녀) 이탈리아 안지오Anzio에서 나온 그리스 조각 복제본(대리석)으로 기원.....

보들레르의 수첩, 보들레르

보들레르의 수첩 샤를 보들레르(지음), 이건수(옮김), 문학과지성사, 2011년 1846년 산문과 1863년 산문이 함께 실려있고 죽은 후 나온 수첩까지 실린 이 책은 기억해.....

메시Messy, 팀 하포드

메시Messy -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지음), 윤영삼(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확실히 기존 통념을 깨뜨린다. Messy라는 제목 그대로, 무질서와 혼.....

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칠드런 액트 The Children Act 이언 매큐언 Iwan McEwan(지음), 민은영(옮김), 한겨레출판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가 추천한 이언 매큐언.....

맑스주의와 형식, 프레드릭 제임슨

변증법적 문학이론의 전개 (개정판: 맑스주의와 형식, 원제: Marxism and Form) 프레드릭 제임슨 Fredric Jameson (지음), 여홍상, 김영희(옮김), .....

점심 식사 대신 에이미 로월(Amy Lowell, 1874 - 1925)의 시를 한글로 옮겨보았다. 며칠 전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 로웰의 시가 실렸는데, 처음 듣는 시.....

연인들Lovers, 리처드 브라우티건
연인들Lovers, 리처드 브라우티건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리처드 브라우티건
이사와 근황
현대 사진과 레디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