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2

특성없는 남자 2,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2 Der Mann ohne Eigenschaften 로베르트 무질(지음), 안병률(옮김), 북인더갭 1권을 2019년 봄에 읽었으니, 1년 반 정도를 건너뛰어 2권을 읽은 셈이다. 미완성인 소설의 초반부만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소설 읽기의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사건은 없고 상당히 지루하게 대화와 사색만 이어진다. 대체로 위대한 문학이라고 알려진 작품들이 지루한 경우가 많다고 하나, 이 소설은 무수한 이들의 찬사와 대비되어 내가 더 심하게 느꼈는지 모르겠다. 내 감상은 간단하다. 사건은 없고 오직 말과 사유만 있는 소설이다. 사람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진다. 주인공인 울리히는 말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전부다. 뭔가 로맨스가 일어날 만한 장면들이 보여지기도 하나, ..

현재와 과거

역사 전체로 보자면, 안정적인 성공을 구가했던 시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전쟁과 정치적 갈등, 계급 갈등의 연속이었다. 요즘 한국을 보면, 나라와 국민의 미래에 대한 염려보다는 당장 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인가에 정부와 정당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당장 눈 앞의 돈에 온 신경을 두고 가족이, 친척이, 이웃이 어떻게 소외당하고 망가지는가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현재란 우리가 지내온 세월의 결과물이다. 현재를 탓한다는 건 우리의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이며 우리의 반성을 부르는 행위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누구도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고 반성하지도 않는다. 실은 나도 마찬가지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을 하는 것과 그것으로 현재를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