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3

Beautiful day

They were silent for a while. "Beautiful day," she then said through a sigh 숨쉬기 조차 힘든, 전날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채, 더위와 땀, 거친 숨소리와 낯선 화장품 향과 향수 내음이 실내 에어콘 소리와 뒤범벅이 된 지하철 2호선 객차 안에서 서서, 소설을 읽다가 한참을 중얼거렸다. 내 기묘한 일상이 너무 어색한 요즘이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이 환상 소설의 한 토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낯선 언어의 쓸쓸한 반어는 내 시선에서 한참을 머문 후, 다음 페이지로 향했다. 점심 식사도 거른 채, 어느 수요일의 정오는 슬프게 흘러간다.

수요일 오전

비가 내리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선물한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청승맞음에도 여러 가지 단계가 있나 보다. 빨간 장미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로, 수분을 공급하게 만들고 자신의 몸을 적시는 그 물을 하늘의 눈물이라 여기고, ... 그러면서 가끔은 손에 든 빨간 장미가 짤려진 상태라는 걸 잊듯이 자신의 영혼도 불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장미야 짤려진 몸뚱아리 흙과 공기과 물기가 있는 어느 곳에 심으면 자기 힘으로 살아 다음 계절에 꽃을 피우지만, 영혼의 불구는 그렇게 되지 못하나 보다. 오전 내내 고객사에 가서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회사로 돌아오는 좌석 버스 안에서 땀을 흘리며 잠시 졸았다. 어느 여름 폭우 쏟아지는 수요일, 내 영혼의 장미꽃 한 다발을 위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