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운 2

조우: 더블린, 리스본, 홍콩, 그리고 서울 - 2009 현대미술국제교류전, 국제교류재단

5호선 충정로역에서 내려 중앙일보사 빌딩까지 걸어갔다. 늦겨울 햇살은 따스했고 찬 바람은 없었다. 군데군데 녹다만 눈들이 도시의 그늘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혼자 정해진 모험을 하듯, 마땅히 해야할 일을 보듯, 가방에 작은 노트와 읽던 책 한 권을 넣고 전시를 보러 간다. 보통 최소 10개 이상의 전시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는 작가를 만나면 인사하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젠 누군가와 함께 보러 가는 것이 되레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조우 - 더블린, 리스본, 홍콩, 그리고 서울'은 전시된 작품들의 수준으로만 보자면, 올해 기억에 남은 몇몇 기획전들 중의 하나가 될 것이지만, 너무 평면적으로 펼쳐져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운 전시였다. 설득력 있는 주제가..

일요일 밤, 그리고 요요마의 탱고

드디어 책상 스탠드 불빛이 반가운 계절이 왔다. 스탠드 불빛의 독특한 열기는 서늘한 밤공기가 밀려드는 때야 비로소 나의 즐거움이 된다. 어둠 속에 반쯤 묻힌 서가의 책들, 어지러진 팜플렛과 도록들, 읽다만 신문들, 그리고 요요마의 탱고가 흐른다. 추석이 지나고 광주에 잠시 들려, 몇 분의 작가들을 만났고, '포플레이'라는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오랜만에 보는 린LP12 턴테이블. 아직까지 린LP12 턴테이블의 명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린LP12 턴테이블이 유명하게 된 것은 CD의 음질이 낫다고 사람들이 말할 때, 사람들이 이게 LP 소리가 맞느냐고 반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리가 탁월하고 안정적이다. 나는 이 곳에서 찰스 밍거스를 오랜만에 들었다. 하지만 아직 린LP12 턴테이블은 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