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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겨울비가 내리는 마산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 옆 수백억 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어느 신문기사에서처럼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텅 빈 자리엔 무엇이 들어올까.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따뜻한 평화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알리는 신호일까.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 한 켠의 불편함과 불안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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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누워있었다. 그렇게 잠을 잘 수 있는지 조차 몰랐다. 밥을 먹고 약을 먹고 잠을 청했다. 계속 졸렸다.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지나쳐갔지만, 나에겐 생각할 힘조차 없었다.

아프다는 건 좋지 않다. 아프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요즘은 머리도 복잡하고 마음도 아프고, 이젠 몸까지 아프게 되었다. 

오늘 오전엔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주사를 맞았다. 병원 의사는 흔히 보는 목감기 환자라며, 사소한 친절함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 딱딱한 차가움이 낯설지 않았다. 이 세상이 이미 그렇게 되었는 걸. 

근대적 차가움 대신 중세적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인터넷으로 페르디낭 호들러의 작품들을 뒤져보았다. 이렇게 아플 때, 그의 작품이 생각나는 건 무슨 까닭일까. 

심한 두통까지 동반한 이번 감기는 꽤 견디기 어렵다. 고통 견디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걸까.

따스한 꿈이라도 꾸웠으면 좋겠다. 혼란스러운 악몽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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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순채 2009.06.25 21:45 신고

    페르디낭의 그림에는 나무가 있고 길이 있네요. 사람의 길도 있고 물의 길도 있고.그리고 길이긴 하지만 왠지 걸음이 더디고 힘들 것 같은, 또한 그렇지만 기어이는 가야 할 것 같은...

    • 꽤 힘들게 느껴지는 길이긴 해요. 투명하게 보이지만, 건조하고 인적이 드물어서, 언제나 자기자신과 마주해야만 되는 듯한. 그래도 길이라는... 그래서 다행이라는.. 길은 앞서 누군가가 지나쳐갔다는 기억, 혹은 과거의 흔적이라는...

  • 윤영혜 2009.07.04 01:33 신고

    동사서독을 검색하다 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재밌고, 그리고 쓸쓸하네요.
    빨리 나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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