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2

알코올 중독

알코올을 대량 섭취했다. 그리고 뻗었다. 아주 잠깐 우주 끝까지 갔다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도리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흉칙한 모습들, 슬픈 모습들, 절망적인 모습들, 고통스런 모습들, 안타까운 모습들만 발견했다. 핸드폰 분실 모드로 들어갔다. 어디다 전화를 해댄 것같으나, 그것이 그인지, 혹은 그녀인지 모를 일이다. 과거로부터 도망쳐 미래를 향해가고 있으나(이것이 시간의 본질!), 원하는 미래는 오지 않고 과거에 얽매인 미래만 온다. 하나의 흔적은 또다른 흔적과 묶이고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롭고 낯선 풍경들은 축축한 물기로 젖은 과거들의 조합이라니. 난 분명 도망치다 죽을 팔자인 모양이다.

알코올과 예술가

책을 읽다보면 제목에 혹해서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의 경우도 그러하다. 만천원이나 하는 이 책을 사다니. 지금 후회하고 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작가들과 많은 인용으로 가득 채우고도 형편없는 책이 될 수도 있다. 힘들게 내린 결론이 '술을 마시지 말자'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75년생인 글쓴이는 술을 취해서도 소설이나 시를 적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적당량의 음주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적당량이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경우에는 몇 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사불성이 되어선 곤란하다. 그러나 과장하기 좋아하는 작가들은 엄청 술을 마시면서 창작을 했네라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긴장한 정신 아래에서 글을 썼을 것이다. 뭐,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