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미술 3

루시언 프로이드, 조디 그레이그

루시언 프로이드 Lucian Freud 조디 그레이그(지음), 권영진(옮김), 다비치 설마 이렇게 책이 끝나지 않겠지 하고 생각했다. 첫 장부터 끝날 때까지 저자는 각오한 듯이 루시언 프로이드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말하기로 작정했다. 루시언 프로이드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루시언 프로이드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큰 오산이다. 도리어 이 책을 읽음으로 루시언 프로이드를 좋아하는 현대 미술가의 목록에서 지우게 될 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예술가의 인품이나 성격과 그의 작품을 동일시한다는 사실을 안다. 가끔 어느 전시회에서 어떤 작품을 보고 난 다음, 그 예술가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나는 이 장..

살아 있는 누군가 마음 속에서의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데미안 허스트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살아있는 누군가 마음 속에서의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라는 뭔가 심오한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글쎄다. 얼마나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을 지는 현대미술 전문가들의 손길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상당히 어려운 단어들로 포장해서 설명할 것이다. 가령 아래와 같이.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은 신체에 대한 폭력성과 자기 분열을 보이는 일종의 '신경증적 리얼리즘neurotic realism'을 나타냈다고 말한다. 허스트의 개념미술은 그러한 증상을 표현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 전영백, , 106쪽 '신체에 대한 폭력성'이 다소 낯설지만, 내가 이해하는 바대로 풀어보자면..

2008년 터너상 수상자 - Mark Leckey

올해 영국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로 44세의 Mark Leckey가 선정되었다. 해마다 연말 영국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 현대미술상은 25,000 파운드라는 놀라운 상금과 함께, 내가 알기론 공중파에 생중계되는 유일한 순수미술상이다. 그만큼 현대미술에 있어서 영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Art Review에서는 올해 Art Power 100에 데미안 허스트(Demian Hirst)를 1위로 선정한 것이, 런던에서 출판되는 미술잡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일이다. 왜냐면 그가 올해 런던 소더비에서 했던 경매는, 미술 경매에 있어서 1명의 예술가 작품들로만 이루어지는 경매에서 최고 경매 액수를 갱신했기 때문이다(이전 기록은 피카소가 가지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