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너 2

97년, 날 사랑한 두 명의 여자

나도 말랑말랑하던 감수성을 가졌던 때도 있었다. 얼마 전에 만났던 선배는 나에게 '10년 전 나는 참 4차원이면서 똘똘했다'고 평했는데, ... 내 스스로 그랬나 싶어할 정도로, 나는 나 자신을 알지 못했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우물 안에 있으면 내가 있는 곳이 우물인지 모르고, 우물 밖에 나와야만 내가 우물 안에 있었다는 걸 안다. 즉 자신 스스로 돌이켜보지 못한다면, 타인에게 물어서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 2004년 6월에 쓴 메모를 다시 읽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게 휴식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 2004년 6월 6일 05:04 전화를 하지만, 전화는 되지 않고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빙 돌다가어디 ..

염증

Mary Flannery O'Connor, 1925.3.25 ~ 1964.8.3 어제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식사를 많이 한 것이 원인이 된 듯하다. 그런 와중에 11시까지 일을 했고 밤새 배를 잡고 뒹굴다 급기야 아침에는 토하고 말았다. 이틀이 지나가고 있건만, 무식하게 약을 먹고 있지만, 배는 계속 아프다. 오늘 일찍 집에 들어왔지만, 몇 시간을 잤지만, 배는 계속 아프다. 아픈 몸이라. 무척 낭만적이다. 수잔 손탁의 "은유로서의 병"를 영어원서로 사서 읽고 있는데.. 몇 페이지 읽었나. 병하니, 프란네리 오코너가 생각난다. 홍반성난창으로 죽으면서 그리스도를 통한 생의 구원이라는 테마만 생각했다니. 그리고 보면 나는 죽지 않는다면서 죽은 프랑스의 어느 소설가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