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갤러리 2

리타 카벨뤼(오페라), 임상빈(선컨템플러리), 스벤 드루엘(마이클슐츠), 홍성철(금호크링)

길을 걸었다. 딱딱한 보도블럭에 부딪히는 느낌이 좋았다. 좋았을 거라고 내 스스로 추측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 두 다리와 발은 내 걷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잔뜩 불평을 쌓아두고 있을 지도 모른다. 모든 걷기가 우아하고 즐거우며 보들레르나 벤야민의 '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서울에서의 걷기는 가장 적당치 않다. 먼저 공기가 좋지 않다. 건널목에서는 기대 이상의 기다림을 푸른 불빛에게 할애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에 해당되는데, 아주 짧은 시간 넋을 놓고 걸어가다간 차에 치여 죽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서울의 이런 형편없는 운전문화로 인해 '서울에서의 걷기'는 우리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불행하게도(불쾌하게도) 내 정신은 걷기에 익숙해져 있다. 내 육체는 아닐..

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월간미술 10월호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포스팅한다. 미술시장이 팽창하는 것은 한편 대단히 고무적이지만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너무 상업적으로 끌어가려 해 안타깝다. 나는 그림을 남에게 선물한 적은 있지만 판 적은 없다.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가 있는 물건이 세월이 흐르면서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다. 하지만 그림은 재테크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적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는 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트렌드에 따른 상업적인 접근보다 그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안목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 권기찬(오페라갤러리코리아 대표),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사실 역사가 깊은 외국의 경매에도 가격 담합이나 조작은 있어왔다. 피터 왓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