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샵 6

회사 생활, 그리고 글.

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한다. 이마저도 힘들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다 보면 9시, 10시, ... 이러면 운동하러 가지 못한다. 그리고 잔다. 꿈을 꾼다. 꿈 속에서도 나는 쫓기고. 그러다보면 아침이 오고 곱게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힘을 내자고 다짐을 한다. 이렇게 아빠,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된다. 종종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이렇게 늙었다니. 그러고 보면 늙는다는 걸 인식하며 세월을 보내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 늙었구나 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그 때 뿐이다. 나는 아직 클럽에 갈 수 있다고 여기고(간 적도 없지만), 아직 옆을 지나는 여대생에게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말을 건 적도 없지만).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지..

봄 하늘 아래 워크샵

일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일까? 지난 주 주간 업무를 리뷰하면서, 팀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반성을 하였다. 즉 일이 많다는 건 좋지 않다. 그만큼 빨리 지치기 마련이고 할 수 있다는 의욕이나 열정과, 실제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거리는 상당하기 때문이다.그리고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내 낡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 회사는 그 사이 직원 수가 늘어 이제 관광버스를 타고 움직일 수준이 되었다. 회사의 이런 성장 앞에서 내 모습은 그대로이니,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봄 하늘은 너무 좋았다. 그 하늘을 느낄 만한 여유가 없었지만. 이번에 간 곳은 문경 자연휴양림이었다. 꽤 좋았다. 나이가 들수록 사진 찍기가 겁난다. 이제 내 나이도 제법 되었으니, 저 귀에 낀 이어폰..

부산으로의 워크샵

- 부산 앞 바다 어딘가에서 상반기 워크샵, 그리고 하반기 워크샵. 이번에는 부산으로 다녀왔다. 부산 출신들이 많고 이번에는 좀 멀리 가보자는 의견에... 하지만 나는 새벽 첫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야 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고 그냥 술 마신 기억밖에 없구나. 술에 취한 채 탄 첫 기차. 부산에 도착하니, 밤이라 바다 사진 한 장 못 찍고 올라왔다. 그래서 대신 지난 여름 사진 한 장 올린다. - 일본 후쿠오카 어딘가에서 시간은 흘러, 흘러 나도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기적 같은 일이다. 나이 마흔이 된다는 건. 그렇게 늙을 수 있다는 것은. 청년실업의 '착각'이다. 아주 가끔, 이런 좋은 노래를 만나기도 하는 마흔이 된다.

흐린 물가에서의 워크샵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상반기 회사 워크샵을 갔다왔다. 몇 가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여느 회사와 같이 힘들어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이야기 했다. 오랜만에 술에 취했고 마지막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새벽 세 시 넘게 술을 마셨으니... 언젠가 읽은 신문 기사에 산소가 많은 숲 속에서는 빨리 피로가 풀린다고 했다. 그래서 도시를 벗어난 숲 속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더라도 술이 일찍 깨고 피로함을 덜 느낀다고. 그래서 그런 걸까. 몇 주 나를 힘들게 하던 현기증이 사라졌다,고 믿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 현기증이 다시 오긴 했지만) 춘천시 인근 한강 옆이라 운치 있었지만, 발을 헛딛어 삐고 말았다. 발목이 퉁퉁 부었다. 급기야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의원에 들려 침을 맞고..

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 사이

지난 주말, 회사 워크샵을 강화군 석모도로 다녀왔다. 이 회사에 다닌 지도 벌써 2년이 꽉 채우고 있다. 그 동안 많은 도전과 실패, 혹은 작고 어정쩡한 성공을 경험하면서, 그 경험이 작은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니기 시작한 곳이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답보다는 물음표가 더 많다는 건, 경험이 많아지고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나는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일까. 늦가을 햇살이 갯벌을 숨긴 바다 물결 위로 부서졌다. 사소하게 눈이 부셨다. 차를 싣고 짧은 거리의 바다를 건너는 배 뒤로 갈매기들이 쫓았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에 입맛이 길들여진 갈매기는 이미 야생의 생명이 아니었다. 석모도에 도착한 지..

가평으로 떠난 워크샵

나도 모르게 나이가 든 것을 느낀다. 그 사이 어떤 사정을 거쳤는지, 뭘 해야 될 지, 무슨 말이 필요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화도 거의 내지 않고, 단지 술을 마시면 금세 취하고 금세 골아떨어질 뿐이다. 빠듯한 일정의 워크샵이었다. 회사의 비전에 대한 공유와 함께 팀별 성과 목표 및 목표 달성을 위한 KPI 도출에 대한 간단한 시간을 가졌다. 실은 KPI 도출을 빙자한, '속마음 털어놓기'에 가깝다. 작은 조직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손실을 고려하는데, 큰 조직이라면 어떨까. 오-메독 와인 한 병을 들고 갔으나, 와인을 즐기는 이가 없었던 터라, 나 혼자만 흥분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역시 2005년도 산 오-메독 와인은 최고였다. 주말 내내 워크샵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고 월요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