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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척 맨지오니의 저 LP가 어디 있는가 찾다가 그만 두었다, 술에 취해. 몇 해 전 일이다. 혹시 결혼 전 일일 지도 모른다. 아니면 술에 취한 채 이 LP를 찾았는데,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 사이 나이가 든 탓에 찾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도 있다'서술어이 가지는 느낌은, 젊었을 때는 '가능성'이었으나, 나이가 들면 무너진 터널 앞에 서 있는 기차같다. '수도 있다'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는데, 무모하게 시도했다는 의미다. 가령, '그녀와 키스할 수 있었는데', '그녀에게 고백할 수 있었는데', 혹은 '사랑하던 그를 붙잡을 수 있었는데' 따위의 표현들과 밀접한 연관를 갖는다.


결국 생명이란 생명의 지속과 연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 그 시작은 작은 만남과 사랑으로 포장될 것이다.


 '수도 있다'는 서술어의 사용은, 아쉽다는 느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기적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건 가능한 일이었음을 주장하기 위한 첫 계단이다. 애초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무모한 시도)을 가능성의 회상으로 바뀌고 기적의 출현(열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결국 나는 LP가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고 대신 다른 LP를 찾아 틀었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오역이지만, 그렇게 굳어진)의 '러브이데아'를 들으며 제니퍼 제이슨 리가 분한 트랄라를 떠올린다. 


결국 삶이란, 우리가 어떻게 어긋나는가를 하나하나둘 되새기며 깨달아 가는 과정이다. 되새기지도 않고 죽는 이들이 한없이 부럽기만 저녁, 몇 주 동안 계속된 치통과 함께 불안한 미래는 장막처럼 내 앞에 드러누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Feels So Good', 'So Go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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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뉴스레터를 보다, 이제 스트리밍은 음악 소비의 미래가 아니라 그냥 이제 다 스트리밍으로 소비한다(is the new normal)는 분석 기사를 읽었다. 하긴 나도 유튜브로 스트리밍으로 듣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편하게 느낀다. 하드웨어와 통신 인프라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음악 유통의 모습까지 변화시킨다. 유튜브의 새로운 서비스 '유튜브레드'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유통/소비 형태의 변화는 본질적으로 유통되고 소비되는 콘텐츠의 질과 성격까지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콘텐츠 창작자들이 주목해야 될 부분은 여기다. 


1.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음악 영상의 유통이 늘어날 것이다. (단순히 음원만 스트리밍하는 것보다) 

2. 기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계속 줄어들다가 하이엔드 소비자들을 위한 비주류 시장이 될 것이다. 

3. 스트리밍 시장은 계속 늘어날 것이며 다운로드 시장이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1번은 어쩌면 뮤지션들에겐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고품질의 라이브 음악 실시간 스트리밍'도 등장하지 않을까. 가령 내가 요즘 빠져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밴드의 실황 음악을 서울에서 듣고 보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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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DID 레이블. 지금은 구하지도 못하는 레이블이 될 것이다. 집에 몇 장 있는데, 어디 꽂혀있는지, 나는 알 턱 없고. 결국 손이 가는 건, 역시 잡지 부록으로 나온 BEST COLLECTION이다. 레코드포럼, 매달 나오는 대로 사두었던 잡지, 그 잡지의 부록은 클래식 음반 1장, 재즈 음반 1장. 제법 좋았는데. 


유튜브가 좋아질 수록 음반은 팔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구하기 힘들던 시절의 아련함은, 우연히 구하고 싶은 음반을 구했을 때의 기쁨, 그리고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 아는 이들을 불러모아 맥주 한 잔을 하며 낡은 영국제 앰프와 JBL 스피커로 밤새 음악을 듣던 시절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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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앤세바스티안... the boy with the arab strap. ... 그들의 신보 나오는 것도 신경쓰지 못할만큼 늙었다. 둔해졌다. 흘렀다. 조용해졌고 약해졌다. 뜸해졌고 사라졌다. 그들의 목소리는, 기타소리는, 드럼소리는, 시디 음반 안에서 시간 정지 중이었는데... 나는, 그는, 그녀는, 우리는 한 번 마주쳤던 따스한 눈길을 두 번 다시 마주하지 못했고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사랑도 식상해지기 마련인 어느 7월 여름밤... 문득 시디 속에 갇혀있던 사랑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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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놔노 2015.08.31 18:36 신고

    나도 이 앨범 좋아한다우.

    • 팝 앨범 산 지도 몇 년이 지난 것같아요. 벨앤세바스티안 신보도 나오고 국내 공연까지 했다는데, 저는 알지 못했죠. 그런 소식 알려주던 사람들 다들 어디로 간 건지.. 크크.. 가을 가기 전에 술 한 잔 합시다. 저는 요즘 여의도에 서식 중인지라~ ㅎㅎ



      사라 본Sarah Vaughan의 낡은 테잎을 선배가 하는 까페에
     주고 난 다음, 난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그녀의 앨범을 샀다. 영화 <<접속>> 때문에 나온 '2 for 1' 모
     음집. 예전부터 들어왔던 음악이 영화나 광고 때문에 유명해지
     면 기분이 나빠지기 일쑤다. 누군가에게 음악을 추천하면 대체
     로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똑같은 음악이 영화나 광고에
     서 유명해지면 내가 권했다는 사실을 잊고선 그 음반을 사선,
     이 음악 좋지 않냐고 내게 말한다. 이건 소설이나 책 따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말하면 잘 듣지도 않다가 교수나 유명한 작
     가가 이 책 좋으니 읽어보라고 하면 바로 산다.

                 *               *    

       '1963년에 이파네마 아가씨는 이런 식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 역시 마찬가지
     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그 이후로 나이를 먹지 않는
     다.
       (... ...)
       그러나 레코드 속에서는 그녀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스탠
     게츠의 벨벳 같은 테너 섹스폰의 선율 속에서는, 그녀는 언제
     나 열여덟이며, 활달하고 부드러운 이파네마 아가씨다.
       내가 턴테이블에 레코드를 걸고, 바늘을 내리면 그녀는 곧
     모습을 나타낸다.'
       - 『1963년. 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유유정 옮김. 문학
     사상사. 1996)에 실린 작은 단편)
      
                *             *    

       아스트러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The Girl From Ipanema'가 담긴 음반을 사라 본의 음
     반과 같이 구입했다. 몇 초의 고민 끝에 집어든 음반. 하루끼
     가 이 음반의 한 노래에 소설을 쓴, 매우 매력적인 음반.
      
       책도 두 권을 구입했는데 놀랍게도 책을 살 땐 가슴이 떨리
     지 않았는데, 음반을 구입할 땐 가슴이 떨렸다. 이젠 완전히
     도취된 모양이다. 이래저래 모은 음반이 LP, CD 합쳐서 250여
     장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는 것이 내 사소한 평가
     다. 얼마나 많은 돈을 허비할까.
  
       재즈광으로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나중에 그를
     만난다면 소설 따위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며
     그의 턴테이블에다 LP를 걸고 재즈에 대해 몇 마디 하고 난 다
     음 음악이나 들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가 다시 재즈까페를 운
     영했으며 좋겠다. 놀러가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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