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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최근 새삼스럽게 알게 된 몇 가지, 혹은 기억해둘만한 사실들을 메모해둔다. 


예전에도 몇 번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제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Digital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은 무의미해졌다. 대부분의 업무나 비즈니스가 온라인이나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제 디지털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E-Commerce 분야에선 B2B나 B2C고 구분하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국내에선 대기업들의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eMRO를 B2B의 전형적인 케이스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도 트렌드에 뒤쳐진 이해일 지도 모른다. 기업들의 다양한 소모품들이나 다양한 형태의 소재/부품들은 이미 알리바바나 아마존을 통해 대량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B2B와 B2C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B2B 거래의 규모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아래 차트를 살펴보자. 


출처: www.shopify.com 



 온라인을 통한 B2B 거래의 규모는 B2C 거래의 2.5배 수준이다.  더구나 B2C 거래는 그 성장속도가 예전에 비해 둔화되었지만(그럼에도 계속 성장 중), B2B는 아직 그 성장 가능성이 B2C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B2B 거래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나 트렌드들을 재빠르게 수용하여 그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  


출처: FitSmallBusiness.com 


E-Commerce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가 바로 옴니채널이다. O2O(Offline to Online, 혹은 그 반대)도 옴니채널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 쪽에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온라인을 통해 제대로 된 시장 정보나 거래 정보를 얻기는 아직 어렵거나 너무 폐쇄되어 있어 신규 진입자들을 해당 정보를 구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점에서 B2B 마케팅의 화두는 이러한 정보, 즉 콘텐츠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마케팅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인식되고 있다. 


아래 도표는 구글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통해 의사결정 내리는가를 살펴본 것이다. B2B에 있어서 다양한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것, 어쩌면 이제 정말로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제조업, 혹은 부품/소재 기업들이 자신들의 디지털 채널 구축이나 관리에 소홀한가를 알게 된다면, ...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B2B 시장은 어쩌면 지금 본격적인 시작일 지도 모른다.  


출처: Think with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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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속도 No Ordinary Disruption 

리처드 돕스, 제임스 매니카, 조나단 워첼(지음), 고영태(옮김), 한국맥킨지사무소(감수), 청림출판, 2016년 





10년 전, 20년 전도 꽤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실은 지금이 더 빠른 듯하다. 가끔 따라가기 벅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의 본질적인 측면은 변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변해 느끼기 힘들다고 믿지만, 그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영역에서의 일이니, 눈 앞에 보이는 세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변화의 속도, 놀라움 그리고 세계 시장의 갑작스런 방향 변화는 기존 기업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속적인 단절discontinuity의 세계다. (13쪽) 



지속적인 단절, 말이야 쉽지만 이런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산다는 건 매우 거친 일이다. 


이 책은 이런 지속적인 단절의 실체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에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조언한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연구진들이 필자들이라, 이 책에서 제시되는 데이터는 무척 흥미롭고 시사적이다. 실은 이 데이터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다. 아니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여러 리포트들도 재미있을 것이다. 


약간 삐딱하게 보자면, 컨설팅 비즈니스가 일종의 조언으로 먹고 사는 업이기 때문에, 이 책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조언이 장기적으로 그 방향이 잘못될 수도 있으나, 그 당시에는 꽤 의미있는 지적이 많다. 이 책의 저자들은 미래의 속도를 바꾸는 파괴적 메가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정의내린다. 



첫번째 파괴적 메가 트렌드는 경제활동과 경제역동성의 중심지가 중국과 같은 신흥국과 신흥국의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는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이 가속화되고 범위와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

세번째는 인구변화다. 간단히 말하면 인구의 고령화 문제다. 

마지막은 우리가 흐름flows이라고 부르는 교역과 자본, 사람, 정보의 이동을 통해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

(15쪽 ~ 19쪽에서 설명) 



위 네 가지 메가트렌드를 책 중심 주제로 잡아 하나하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최근 내가 변화하지 않는 세계의 어떤 것을 보려고만 한 건 아닐까 잠시 되돌아보았다. 보이는 세계는 쉴새없이 변화하는데, 나는 그 변화의 와중에 변하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 건 아닐까 하고. 이러한 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비즈니스의 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 한 쪽 부분을 소홀히 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된 확실성이 사라지고 기존의 경제관계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사회는 큰 혼란을 느낄 것이다.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가 되었다.(287쪽) 



아마 2018년이 지나면 이 책도 그 시의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세상은 또 변할 것이고 그 때에 맞추어 이런 내용을 담은 다른 책이 나올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을 테니, 읽기를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모해둔다. 


***


"인도와 중국을 합친 25억명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면서 기술 발전이 상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박을 불러오는 수요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50년에서 75년 동안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 언젠가 인간이 화성에서 광물을 채굴할 때까지 천연 자원의 가격을 상승할 것이다."

-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 공공정책과 교수 (172쪽에서 인용) 


(이런 이유로 MB가 자원투자를 했는데, 말아먹었다. 이것도 까면 무시못할 텐데 말이다. 그 많던 돈을 제대로 투자를 했다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전 <뉴욕타임즈> 특파원인 하워드 프렌치Howard French는 자신의 책 <<아프리카, 중국의 두 번째 대륙 China's Second Continent>>에서 지난 20년 동안 약 100만 명의 중국인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다고 주장했다. (121쪽) 


(중국인들은 역시 모험심이 많고 도전적이다. 한국인들도..., 아니 나부터 뭔가 해야 하나. 아프리카의 성장이 중국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미래의 속도 - 8점
리처드 돕스.제임스 매니카.조나단 워첼 지음, 고영태 옮김, 맥킨지 한국사무소 감수/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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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딩을 경험하였으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조직 관리도 했고 사람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들 대부분을 경험했다. 기업 규모의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사업을 성공시킨다는 건 전혀. 


그렇다면 사업을 한다는 건 진정으로 무엇일까. 내 짧은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고,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월급을 주고 새로운 투자를 한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결국 사람 앞에서 여러 차원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오직 '수익'이라면, 그 수익을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에 필요없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늘 뒷걸음질 친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에 대한 교육'이 너무 허술하다. 동시에 '책임'에 대한 불평등은 전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국회의원들은 매일 막말을 해대지만, 구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운이 나쁜 경우 막말의 책임을 혹독하게 치른다. 잘못된 조직(시스템)의 의사결정에 대해 그 조직의 리더나 대주주가 아니라 대체로 조직 피라미드의 아래 쪽부터 책임을 진다. 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고 나 또한 경험했으니, 나이 든 지금, 후배들에게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언제나 사업을 하지 않느냐의 물음에 대해 그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묻는다. 그 책임을 견디고 성실히 수행하며 완수할 수 있는가라고. 너무 이상주의적이거나 교과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어렸을 땐,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에게 묻는다. '사업을 할 수준이 된 것같다'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높이 평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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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수록 데이터(data)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화와 함께 Inform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1990년대 후반부터 CRM, Loyalty 등의 단어로 포장되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만큼 Data의 중요성이 실감난 적도 없는 듯 싶다. 특히 Big Data에 대한 다양한 기술 인프라, 분석 기법 등의 개발과 적용 등은 기업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런데 이는 정보와 관련된 부서들이 기업 경영에 중심에 서게 되는, 일종의 중앙(집권)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며칠 전 읽은 짧은 아티클 - Dealing in Data - 는 영업 사원의 가격 재량권은 본사와 멀리 떨어진 지역 고객의 정보를 알 수 없었던 시절은 유용했으며, 특히 영업 사원의 가격 협상력에 의지했고 그런 환경 속에서는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업 사원의 영업/협상력은 개인적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었고, 이를 관리하거나 제어하기 어려워 별도의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특히 고객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영업 사원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요즘은 대부분 고객 정보를 본사에서 가지고 이를 분석하며 민감한 부분들까지 전략 방향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격 정책을 수립하고 영업 일선에서의 가격 재량권에 대해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The Verdict: the benefits of a skilled sales force in earning maximum profits for firms may be diminishing in an increasingly data-driven world. This may explain why many industries, including hotels and retail, have moved away form local price discretion to centralized pricing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가격 뿐만 아닐 것이다. 대부분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책들이 본사의 데이터 분석가들과 의사결정권자들에 의해서 정해지고, 일선 접점에서는 이 정책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 참고사이트: http://www8.gsb.columbia.edu/ideas-at-work/publication/1673


과연 그럴까? 나는 다소 부정적인데, 데이터로만 파악하기에는 고객의 결정은 비논리적이기 때문이다. 컨텍스트를 벗어난 데이터는 아무 의미 없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결론이 논리적이고 올바르게 보일 지라도, 시장이나 실제 구매 협상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비논리적이고 종종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특히 B2B 시장에서는 더욱 더.


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마진을 포기하고 덤벼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나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기업 의사 결정의 중앙 집권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분권화된 의사결정은 위험 요소를 줄여주지만, 낮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고, 중앙집권화된 의사결정은 위험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높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래서 CEO의 연봉은 해가 갈수록 높아만 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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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배신 - 10점
프랭크 파트노이 지음, 강수희 옮김/추수밭(청림출판)



속도의 배신
프랭크 파트노이(지음), 강수희(옮김), 추수밭 


상당히 좋은 책이다. 특히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정권이 바뀌거나, 혹은 총리나 장관이 바뀌면 (타당성 검토나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장기 정책의 방향도 바뀌고, 5년 후나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선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고작 1~2년의 미래 정도에만 관심이 있고, 심지어 그것마저도 무시한 채 당장 내일 일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나라. 단기 기억 상실에 걸려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까지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나라. 어쩌면 이 사회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선 무관심한채) 무조건 앞을 향해서 최고의 속도로 달려가야만 안정이 되는 이상한 곳이 아닐까. 그런데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술을 수용하고 소비하는 나라, 그래서 성공했다고 믿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게 이 사회에서, 이 나라에서 먹히는 소리일까? 

이 책의 원제는 'Wait'다. 이 책은 기다림에 대한 책이며, 느리지만 올바른 결정,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혁신은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나온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이 책을 한국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저는 투자야말로 세계 최고의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윙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여러분은 플레이트에 서 있고, 투수가 제너럴 모터스를 47에 던집니다! 유에스스틸은 39에 던지죠! 스트라이크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회를 잃는 것 외에는 패널티도 없습니다. 그저 원하는 공이 날아오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외야수가 잠들었을 때 공을 치기만 하세요."
"뭔가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한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죠."


'게으른 나무늘보와 같이 투자하라'고 이야기하는 워렌 버핏의 위 조언은 이 책이 지향하는 어떤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책은 현대 비즈니스와 스포츠에서의 시간에 대해서, 그리고 해야할 일을 미루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진짜 혁신, 혹은 가치있는 것은 느리게, 오래 기다린 끝에 온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인용을 통해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일을 미루고 느리게, 기다리는 행위가 자연스럽고 우리 몸에 맞는 것이라고 말한다. 
 

짐 바르도와 공저자 존 보이드는 인간을 '시대착오적 존재Living anachronism'으로 묘사했다. 그들은 우리가 수렵, 채집인의 느린 시간에 살도록 미리 배선되어 있으며, "메가헤르츠의 시대에 사는 헤르츠의 기계가 되었다"고 말한다. 짐 바르도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큰 투쟁은 우리의 타고난 신체 리듬을 점점 더 빨라지는 기술의 속도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247쪽) 


어느 방송에서 15세기 조선 시대의 사람이 21세기 서울 종로로 오면, 오자마자 바로 기절하는데, 그건 시끄러워서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인간이 하루종일 낯선 사람들만 만나서 길을 지나치는 경험을 불과 몇 백 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전 수만년 동안 우리는 아는 사람들, 아는 풍경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현대 문명은 우리를 속도전의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멀티태스팅이 요구하는 강한 집중력 때문에 시간이 더 길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더 느리고 비효율적이 되었다. (249쪽) 


이 책은 또한 많은 기업들의 경영진들에게 추천할 만한 하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진정한 혁신, 가치있는 것은 느리게 온다는 것을 강조한다. 아인슈텔룽 효과(Einstellung Effect, 분명히 더 나은 대안이 있는대도 늘 하던 방식대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을 극복해야 혁신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역자는 이 책에서 인용된 주요 책들의 한글 번역 정보를 수록하는 노고를 보여주었으며, 책 말미의 미주들은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책 중간중간 경제학에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들도 있어 읽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난이도 높은 책은 아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미국 쪽 저자들은 참 이런 책을 잘 쓴다는 생각을 했다. 


** 
사족) 
위 서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즘 하도 글쓰기에 시간 할애를 하지 못하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내가 쓴 글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패스트푸드자극'이다. 

패스트푸드 자극이 있다. 패스트푸드 로고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실험해보니, 패스트푸드 로고에 노출된 집단의 경우 책을 읽는 속도 등등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빠르다는 것이다. 아, 이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알고 봤더니 노출된 집단은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도 여유가 없고 무조건 빨리 처리하려고만하지,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랭크 파트노이는 '속도의 배신'이라는 책을 통해 빨리 뭔가 하려는 것이 얼마나 좋지 않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실험과 논문을 발표한 샌포드 드보(Sanford Devoe) 교수의 언급을 인용해본다. 

"시간을 줄여주는 각종 행위들은 모순적 결과를 불러옵니다. 패스트푸드는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지만, 그렇게 해서 아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부터는 오히려 멀어지게 만듭니다. 더 이상 꽃향기를 맡을 여유가 없게 말이죠." 

이 책에서는 이런 사례도 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주당 근무 시간이 40시간에서 50시간으로 늘어났고 사람들은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은 실제 근무 시간은 30시간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정보 미디어, SNS 채널 등과 같은 활동들로 인해 일종의 강박증이 생겼고 모든 활동이 업무와 연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많은 책에게서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야 된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 책을 쓴 저자에게나 어울리는 소리이고, 우리에게, 나에게 필요한 시간은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투자할 수 있는 몇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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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시도했지만, 다른 일들에 우선 순위가 밀리고 담당 업무가 바뀌고 부서를 옮기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 아마 그랬을 것이다.

오래된 계약의 보증금. 보증금은 다시 돌려줘야 할 돈이므로, 서비스 개선이 뒤로 밀려 이젠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돌려달라는 연락을 받고 잠시 상념에 잠긴다.

실은 그 사이 복잡한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복잡하지 않는 회사가 어디 있을까. 그런데 나는 사장의 역할,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다시금 반추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오늘도 새로운 수익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이것이다’ 싶으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다. 그러다가 그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면, 이젠 어김없이 구조조정을 한다(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이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회계적으로 간단하게 고정비용부터 줄인다.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것이고,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이 사업장을 폐쇄하고 사람을 자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잘못된 의사결정에는 늘 그렇듯 기업의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체로 그들은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기업의 섣부른 의사 결정과 그것의 실패에 대한 대가를 우리는 너무 손쉽게 기업 구성원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의사결정이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도 실패하였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실은 그런 경우는 너무 많다. 정치권의 잘못된 의사 결정, 기업주의 잘못된 의사 결정, 리더의 잘못된 의사 결정에 대해 우리 사회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 조직의 구성원에게 책임을 지운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아직 해답은 없지만, 적어도 이런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만약 내가 그런 위치에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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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국사회] 땀에 젖은 지폐 넣지 마세요 / 진중권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82507.html 

최근 한진중공업 사태도 어쩌면 이런 일의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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