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2

근황

말많던 프로젝트를 끝내고 잠시 쉬고 있다. 마흔이 지난 후, 일만 한 듯 싶다. 한 때 미술계에 발 담근 기억이 아련하기만 하다. 전시를 보러 가는 횟수도 줄었고 미술계 사람을 만나는 일도 드물다.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다. 돌이켜보니, 내 잘못도 많은 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지난 1년 간 대형 SI프로젝트 내 단위시스템 PM 역할을 수행하면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전체 프로젝트 관점에서의 단위 시스템에의 접근,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PM으로서 인력 채용과 관리 등 많은 부분에서 그동안 내 장점으로 부각되었던 것들이 단점으로 드러나 더욱 힘들었다. 잠시 쉬면서 지난 1년을 되새기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배워야한다는 건 늘 힘들다. 스스로 ..

위기는 기회

되돌아보면, 참 별 일 많은 인생이었다. 하나하나 이야기하자면 너무 길고 종종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 방만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업로드 하자, 기분이 착찹해졌다. 불안해지기도 했다. 오늘 날아온 와튼스쿨의 뉴스레터에선 이런 불경기야 말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적기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는 기업에서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정말로 위기는 기회다. 이력서 업데이트를 바이올린을 들었다. 이런 가을, 바이올린 소리는 종종 알지 못하는 인생의 깊은 심연을 보여주는 듯하다. 1950년대 녹음된 Michael Rabin의 연주다. 36살에 죽은 비운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며 동시대 연주자들 중에서 가장 두각을 보였던 천재였다. 쇼팽(Chop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