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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GM 철수가 남의 일 같지 않다. 하긴 나이 들고 남의 일 같지 않은 일이 한두 가지일까. 


지금 고향인 창원(마산, 진해 포함)도 경기가 엉망인데, 그 곳의 경제를 지탱하던 한 축인 조선업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STX조선이 무너지자, 관계된 여러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졌고, 월세나 전세집이 나가지 않으며,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심지어 어린이집들까지 폐업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기업의 생존은 기업 구성원을 너머 그 지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군산에서의 GM 철수는 GM군산공장에 다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주 중앙선데이에서 <한국GM사태로 본 '주식회사 대한민국' 구조조정>이라는 특별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이번 GM사태는, 실은 예상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대해 나도 깊이 공감한다.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GM는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죽다 살아났다. 이 때 해외 공장은 후순위로 밀린 상태인 셈. 그리고 2014년에 취임한 CEO 메리 바라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돈이 안 되면 철수한다"라는 신념으로 유럽에서 쉐보레를 철수하고 오펠은 팔았다. 인도네시아, 태국, 러시아 공장을 닫았다. 그리고 GM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과거 한국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부터 GM 철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두고 준비해야 되는 것이다(하지만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를 말해서 뭐라고 할까. 그 정부 밑의 산업은행 또한!).


중앙선데이의 관점은 아래와 같다. 


정부 주도의 톱다운(Top-Down) 방식 구조조정에 익숙해진 금융 업체와 기업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만 쳐다보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 GM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금호타이어 등 수많은 기업이 이 같은 함정에 빠져 허둥댄다. 


BCG의 TURN(기업 구조조정 및 회생)부분 대표인 라스 파스테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톱다운(하향식)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을 인용해보자면, 


"경쟁력 개선보다는 금융에 초점을맞춘다. 어떻게 하면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저금리 자금을 끌어다 눈앞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부의 자금지원을 어떻게 받을 지 궁리만 하게 된다." 


현재 한국GM의 접근법이나 한국정부, 산업은행의 접근법도 톱다운이다. 그러나 투자 유치나 자금 조달에 대해서 관련 사모펀드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의견이다.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플랜이 없다. 재무적 문제는 자금을 투입해 해결할 수 있지만 전망 있는 사업 계획의 부재는 다르다. 나라면 투자하지 않는다." 


이에 라스 파스테는 "하향식(Top-Down)이 아니라 상향식(Bottom-up)으로 접근해야 한다. 생산과 영업 현장을 샅샅이 뒤져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만들어 생존 가능한 길을 찾아내야 한다. 임금 구조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점에서 대우해양조선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서도 "공적 자금을 거제 지역 실업 대책이나 대안 산업 발전에 썼어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의 언급을 기사에서 인용하기도 한다. 


아마 다들 아래와 같은 관점이 담긴 기사들를 한 두번은 읽었을 것이다. 


한국 GM의 생산량은 가장 많았던 2011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적자는 9000억원에 달했다. 내수 판매, 수출 모두 줄었지만 임금은 꾸준히 올랐다. 2013~2016년 성과급은 매년 1000만원씩 지급됐다. 이 기간 기본금은 해마다 2.7~5% 올랐다. 


여기에 대해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GM 사태는 '철밥통' 노동자 때문?>라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GM 사태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소리 소문 없이 작은 기업들은 문을 닫고 있다. 임금 체불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대기업이라고 해서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에 대해 고개를 한 번 갸우뚱하게 된다. 


많은 부분 중앙선데이의 의견에 공감하는데, 무엇보다도 대기업 노조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직원 협의체가 있는 회사를 다니긴 했지만,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에서의 노조나 직원 협의체는 큰 힘이 없다. 특히 IT 기업에서는. 업계 자체가 워낙 이직이 자유롭고 프리랜서도 많기 때문에 노조 결성에 대한 필요성도 많이 느끼지 못한다. 실은 임금 체불을 하거나 퇴직금 미지급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관공서나 법으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조가 개입될 여지가 적고 있다손 치더라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공적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지(정부나 유관 기관의 정책), 노조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아마 IT 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즉 대기업 노조는 그냥 그들만의 세상이고 그들만의 리그다. 동시에 기업이 지역 사회나 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해서 계속 정부의 정책 지원이나 공적 자금 투입은 한 번 고민해볼 문제다. 도리어 그 기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을 그만두게 될 사람들의 재취업이나 인프라를 지원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후자의 방식은 아직 준비되지도 않았고 준비하기도, 실행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중앙선데이의 특집 기사들은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나 산업 은행의 역할이 더 중요하며,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다. 


마지막으로 BCG의 라스 파스테의 의견을 인용해본다. 원래 컨설팅 펌 사람들은 좋은 말만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기 위해선 귀기울여 들을 필요도 있다. (군터 뒤크라면 아니라고 말했을 테지만) 


-평소 '지속적인 강박 관념(Constant Paranoia)'을 강조했는데

"그렇다. 경영자는 언제든지 경제와 시장 상황이 바뀌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매 순간 긴장해야 한다. 요즘처럼 경쟁이 살인적인 상황에서는 상장 기업 세 곳 가운데 하나가 5년 안에 사라진다. 50년 전에는 20곳 가운데 하나가 망했다." 

-위기의 자동차 기업을 되살리기 위해 또 다른 조언은 무엇인가.

"난 디지털을 강조하고 싶다. 많은 경영자가 디지털을 구조조정의 일부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동차 회사를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은 디지털 기술에 투자해 고객의 경험을 풍요롭게 하고 상품과 서비스 질을 높이며 내부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 

-상향식 분석을 해보니 뽀족한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존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발견되지 않으면 상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생존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의 지원금에만 기대 살아야 하는 기업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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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토요일, 난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The Brilliant Motor Festival) -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발(KSF, Korea Speed Festival)에. 설마 무한도전 때문에? 설마? 아니면 그날 밤에 있었던 공연 때문에. 나도 일찍 간다고 갔는데, 이미 몇 천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ㅡ_ㅡ;;). 이렇게 스피드광이 많았단 말인가! 


보통의 레이싱 경기장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는 것과 달리 송도 스트릿 서킷은 도심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탁월하다. TV에서 가끔 보던 카레이싱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경기장 바로 옆에 고층 빌딩에서도 구경할 수 있고 ... 





이렇게 바로 옆에 앉아 볼 수도 있다. (송도 사는 후배가 있는데, 여길 알려나 몰라) 그리고 무엇보다 송도는 살기 좋다. (인천 송도로 회사도 옮기고 이사도 가면... ??) 


 


얼마 전 tvN에서 방영한 <갑동이>의 주 촬영 장소도 인천 송도였으니... 아마 가장 최근 만들어진 신도시인지라, 주변 경관이나 도시 시설은 국내 최고 수준일 것이다. 



이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가 현대자동차에서 오래 동안 후원하고 있는 KSF,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행사장에는 다채로운 부대 행사로 가득했다. 특히 내 눈을 끌어당겼던 것은 두 가지. 하나가 바로 참 많은 자동차들. 






추억의 노란색 포니!  


그리고 피트워크 프로그램에서는 짜릿한 레이싱 경기가 주는 흥미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사람들은 레이싱걸을 떠올리겠지만. .. (좋긴 하지.. ㅡ_ㅡ;; 근데 왜 이리 어두운 거야. 이번에 단렌즈를 사야지.) 








레이싱 경기가 가지는 참 재미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찌그러진 자동차. 하지만 안전하게 보호된 레이서. 




만일의 사태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119 아저씨들과 장비.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부서진 레이싱카를 수리하고 점검하는 이들. 



그리고 이런 재미도 있었다. 



저녁에 있을 K-pop 공연을 보기 위해 오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소녀팬들, 그리고 간간히 섞여 있는 그녀의 남자친구들... ㅡ_ㅡ;; 


알아보니, 별도의 레이싱 프로그램을 통해 아마추어들도 쉽게 레이싱에 대한 입문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운전을 좋아하진 않는 터라, 그다지 관심 없었지만, 역시 사람은 직접 보고 느껴야 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번 행사를 공식 후원한 현대자동차 블로그를 보니, '국내 공식 경기장에는 모터스포츠에 대중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경기장 별 라이센스 이론/실기 교육, 매달 스포츠 주행 운영 등으로 체계적인 교육 및 입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고 한다. 한 번 알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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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예술 사랑 -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후기




얼마 전 나는 무척 흥미로운 행사에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지난 6월 21일 토요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예술(혹은 예술가)에 대한 고민, 열정,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많은 활동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참석하게 된 계기는 그저 이 작은 블로그 하나를 운영한다는 이유뿐이고 여기에 덧붙이자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이 잘 된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회사에서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내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거기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 많은 기업들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몇몇 기업들은 탈세 용도로),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은 문화재단과 리움을 통해, 금호는 미술관, 아트홀과 함께 클래식음악에 대한 지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현대자동차의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특별했다. 다른 기업들이 직접적인 투자와 지원이라면, 현대자동차는 (어쩌면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위험도가 높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순수 예술 전반의 생태계와 순수 예술에 대한 저변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여기에 대한 솔직한 내 반응은 '와우'였다.



(이대형 큐레이터의 강연 장면)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어 오후까지 이어졌다. 나는 여기에서 이대형 큐레이터를 만날 수 있었다. 나도 많은 큐레이터를 만났고 그 비슷한 일을 했으며 예술에 대한 사랑은 누구 못지 않다고 자부하는 터였지만, 그 앞에서는 솔직히 주눅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행복했다. 한국 미술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기업에서 이런 유형의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 것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나는, 우리들은 기업의 브랜드와 순수 예술과 결부시키는 방법을 일차원적으로(혹은 피상적으로) 접근한다. 그래서 아트콜라보레이션(art collaboration)을 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와 직접적인 연상이 일어나야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 마음 한 곳에선 이건 산업디자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차라리 디자이너와의 협업이라는 이해가 되지만, 순수 예술가와의 협업이 제품으로 나온다는 건 ... 하긴 디자인과 순수 미술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고, 이 정도라도 해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대부분의 작가들은 스스로를 알리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나서서 하는 것도 주저하는 마당에.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전혀 방식으로 아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것도 무모할 정도로. 이미 현대자동차는 영국 테이트모던과 11년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세상에 한국 기업이 영국 최고의 미술관에다 이런 짓을!!). 테이트모던 역사상 최장의 파트너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테이트 모던보다 더 지원했으면 했지, 덜 지원하진 않은 모양이니. 이미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관의 갤러리 아트존은 현대자동차가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를 통해 국내 중견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첫 번째 작가로 이불(Lee Bul, 1964년)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여전사’라는 수식어를 가진 이불은 작품 활동 초기부터 퍼포먼스, 설치, 조각 작업 등 행위예술과 설치 예술을 통해 아름다움, 파괴 등을 주제로 인습을 타파하는 작업을 펼쳐왔습니다. 1990년대 후반 사이보그 시리즈 작업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00년대 이후 개인의 기억, 경험을 반영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http://brand.hyundai.com/ko/art/with-mmca/mmca-hyunda-series.do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의 아트 마케팅은 어떻게 다르길래, 내가 '와우'라는 반응을 보였던 걸까. 이대형 큐레이터의 설명과 관련 안내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1. 우리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내재화. 


한때 서양미술사를 공부했고 미술계에 들어가 뭔가 해보려고 했던 내가 늘 고민하고 부딪혔던 문제는 전시를 한 두 번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 전까지 없었던 예술에 대한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내 꿈은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인데). 도리어 이 작품 돈 될꺼야 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나았다. 적어도 그러면 이 작품은 왜 돈이 될까 하는 고민이라도 하니 말이다.


계량적 가치는 평가하긴 어려워도 설명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 가령 작품성이나 감동, 왜 이 작품은 위대한지 따위를 설명하자면 난감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대형 큐레이터는 자신이 외국의 명품 회사와 일을 할 때, 그 회사의 담당자들이 가진 미술사적 이해와 폭넓은 지식으로 참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전시 한 두 번 본다고 해서, 미술 서적 한 두 권 본다고 해서 어제까지 예술에 관심 없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예술에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가 예술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예술 마케팅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대형 큐레이터는 직접 자료를 만들어서 현대자동차 딜러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예술 마케팅 회사가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예술을 사랑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변할 테니 말이다. 이렇게 현대자동차는 변하고 있었다. 


그는 이와 비슷한 변화를  '내재화'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이것이 진짜 변화라고. 그런데 누가 이런 변화를 지원할 것인가. 많은 갈등과 고민,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하고 지원해야 하는 일인데. 현대자동차의 예술 마케팅이 기대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2. 콘텍스트를 움직이는 관계 미디어 


어쩌면 자동차도 미디어? 그럴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행동경제학에선 자동차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자동차에 문화 예술을 씌운다면? 


문화는 마케터들의 판단과 방향성을 지배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리하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간파하고 있는 기업이 만든 청사진을 따라 나머지 기업들은 상품을 만들거나 마케팅 활동 등을 진행한다. 현대자가 문화예술 마케팅을 통해 문화 자산을 쌓는다면 주도적으로 청사진을 그려 타깃 시장을 지배하고 이끌어날 수 있게 된다. 

또한 고객은 문화라는 렌즈를 통해서 기업을 바라본다. 문화가 고객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고객은 자동차의 기본적인 가치를 넘어서 인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소양이 있고 이에 집중하는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 

- '현대자동차 문화지원 사업 소개' 중에서 


이렇게 생각해보자. 현대자동차의 문화지원 사업, 즉 현대차의 아트 마케팅을 통해 우리는 순수 예술을 보다 쉽게, 바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순 있지 않을까?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가 일종의 관계 미디어가 되는 셈이다. 


아마 순수 예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어색하고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현대자동차의 이 도전적인 문화 예술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기업들까지 따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지 않을까. 나는 희망적으로 이걸 기대해본다. 



3. 미술생태계 중심, 그리고 사람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의 문화 예술 마케팅은 한국의 미술 생태계의 경쟁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순수 예술 지원 할동은 갤러리 운영이나 작품 구입 정도다. 실은 이 정도 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은 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도리어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원하고(미술인프라 지원),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작가 전시 프로그램(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을 운영한다. 그리고 다양한 아트콜레보레이션과 이를 판매할 갤러리 아트샵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는 경쟁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들 속에서 원숙한 예술미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한국의 중진 작가들을 겨냥한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리고 여기에 전 세계에 한국 미술을 알려온 이대형 큐레이터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가 더 주목할 만하지 않을까. 


(갤러리 아트샵에 판매되고 있는 초콜릿 고려청자) 



현대자동차의 아트 마케팅은 환경, 즉 콘텍스트(기업과 미술 생태계) 속에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의 중심에 작가과 관객을 위치시킨다. 그리고 기업, 자동차, 미술, 사람이 하나가 된다. 실은 이런 시도를 꿈꿀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를 실제로 행하는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수익 창출이 목표인 기업이 매우 무모해보이는 아트 마케팅을. 

 

어쩌면 이 표현이 현대자동차의 아트마케팅을  제대로 표현하는 문장일 듯 싶다. 


"최고의, 중장기에 의한, 진정성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문화예술 마케팅" 



미술계를 떠나 시간 날 때 전시 보고 관련 잡지나 책을 보는, 이젠 미술 애호가일 뿐일 나에게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기회를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아트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펼쳐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대형 큐레이터와 그 외 현대차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도 아낌없는 성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문화 예술 마케팅 및 지원활동에 대해서는 현대자동차 브랜드 웹사이트(http://brand.hyundai.com/ko/main.do)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ACCESS - an interactive art installation by Marie Sester 

(이대형 큐레이터가 강연을 하는 동안 알게 된 작품이다. 우리가 무심코 보고도 지나치는 골목, 거리 위의 카메라들. 그것이 지닌 폭력성을 드러낸 예술 작품이라고 할까)



토요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부 전경. 역시 전시 관람의 최고 시간은 토요일 오전이다. 한창 미술 관련 공부를 할 때, 토요일 아침 일찍 나와 몇 시간 동안 인사동과 사간동 일대를 헤매던 기억이 난다. 그 땐 무슨 열정으로 그렇게 돌아다녔을까, 궁금하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적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문학 전공자였던 내가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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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과연 그럴까? 1년에 한 번 정도 문화예술 관람을 하는 사람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여기에 '영화'를 빼고 통계를 낸다면? 여기에다 뮤지컬을 뺀다면? 나는 솔직하게 사람들은 문화예술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보다 문화예술과 친해지길 원한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예술적인 것은 어디에나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아래의 건물같은. 



현대모터스튜디오(보도자료 인용)



현대자동차가 문화예술에 보여주는 최근 행보는 무척 흥미롭기만 하다. 현대차는 이미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금액이나 기간 면에서 국내 최대, 최고 규모다. 그들은 국내 다른 기업들이 산하 문화관련 비영리 법인을 통해 지원하고 운영하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 그리고 파격적으로 순수 예술을 지원한 것이다. 그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올해 초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11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는 아예 미술관 같은 건물 하나를 오픈했다. 이름하여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에는 스튜디오, 2층에는 도서관과 카페, 3층부터 5층까지는 자동차 갤러리로 구성된 이 공간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으로부터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최근 자동차까지, 현대차만의 기업의 아이덴터티를 살리면서 놀랍도록 예술적인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영국의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은 UVA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2층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전문 서적들과 자료들이 비치되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1층 - 스튜디오, UVA의 작품. 




2층 - 라이브러리의 일부.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문화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는 자동차를 일종의 이동 수단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미 차는 그 수단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2층 - 라이브러리의 일부


제임스 딘을 생각하면,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연결짓듯이, 자동차는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마도 현대차가 꿈꾸는 것도 그냥 자동차가 아닌 문화 아이콘, 예술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브랜드가 아닐까. 


현대모터스튜디오 3층부터는 자동차 갤러리가 시작되는데, 가장 흥미로운 녀석은 Car Rotator다. 이것을 중심으로 다음 포스팅에서... (생각보다 쓸 내용이 많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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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물 끼얹는것같긴한데.. 현차가 한다고하니 좋게 볼 수 없네요

    • 그래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은 탓에, 현대차의 이런 노력을 무시할 순 없을 듯해요. 동시에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거의 모든 면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이상적이긴 하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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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Messy -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지음), 윤영삼(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확실히 기존 통념을 깨뜨린다. Messy라는 제목 그대로, 무질서와 혼.....

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칠드런 액트 The Children Act 이언 매큐언 Iwan McEwan(지음), 민은영(옮김), 한겨레출판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가 추천한 이언 매큐언.....

맑스주의와 형식, 프레드릭 제임슨

변증법적 문학이론의 전개 (개정판: 맑스주의와 형식, 원제: Marxism and Form) 프레드릭 제임슨 Fredric Jameson (지음), 여홍상, 김영희(옮김), .....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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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