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2

게스 후Guess Who, 그리고 부메랑.

압구정 Guess Who.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벌써 9월말이라는 사실에 나는 놀라고 만다. 내 삶과 내 삶을 둘러싼 시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직, 내 감정만 시간과 관계 맺는다. 내 감정은 늙지 않고 상처 입을 뿐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부메랑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는 그것의 궤도를 알지 못하고 그것의 속도를 모른다. 어딘가로부터 돌아온 것들과 마주 하는 중년. 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상대에게 상처 입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상처 입힐 땐, 자신만이 소중하니까 ... 그리고 상처 입을 때는 언젠가 다시 보복하리라 다짐하고 상처 입지 않으리라 여긴다. 세상의 상처는 모두 부메랑이어서, 나에게 오지 않으면 내 아들과 딸에게, 혹은 그 후손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신이 아니고, 제한된 시간과 ..

해마다 벚꽃이 핀다.

해마다 벚꽃이 피지만, 벚꽃을 대하는 내 마음은 ... 세월의 바람 따라 변한다. 오늘 아침 늦게 출근하면서 거리의 벚꽃을 찍어 올린다. 여유가 사라지고 마음은 비좁아지고 있다. 고민거리는 늘어나고 글을 쓸 시간은 거의 없다. 지금 읽고 있는 김경주의 '밀어'도 몇 주째 들고 다니기만 하고 있다. 초반의 독서 즐거움은 금세 지루함으로 바뀌고 블랑쇼나 투르니에 수준의 산문을 기대한 내 잘못이긴 하지만, 김경주의 산문은 별같이 반짝이는 몇 부분을 제외하곤 그의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봄이다. 주말에는 근교 교외로 놀러 나가야 겠다. 봄의 따스한 아름다움이 사라지기 전에 내 육체 속에 그런 따스함을 밀어넣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