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3

기러기, 메리 올리버

기러기 당신이 꼭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회를 하며 무릎으로 기어 사막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다만 당신 육체 안에 있는 그 연약한 동물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라 내게 당신의 상처에 대해 말하라, 그러면 나의 상처에 대해 말하리라.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간다.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비는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풀밭과 우거진 나무들 위로산과 강 위로당신이 누구이든, 얼마나 외롭든세상은 당신의 상상 앞에 스스로를 드러내며 기러기처럼, 거칠고 들뜬 목소리로 소리치고 있다. 다시, 또 다시 네 자리가 있다는 걸,이 세상 모든 것들 속에. - 메리 올리버 장석주의 책, 을 다 읽고 짧은 서평을 올렸다. 최근에 책도 못 읽고 글도 못 쓴 탓에, 그 짧은 서평 쓰는 것도 힘들..

일요일의 인문학, 장석주

일요일의 인문학 장석주(지음), 호미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며, 번역과 장식과 위급한 때의 도피처가 되고 위로가 된다. 집에서는 쾌락의 종자가 되며 밖에서도 방해물이 되지 않고, 여행할 때는 야간의 반려가 된다." - 키케로 일종의 독서기이면서 에세이집이다. 서너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시인이면서 문학평론가인 장석주의 서정적인 문장들로 시작해, 다채로운 책들과 저자들을 소개 받으며, 책과 세상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에 빠질 수 있게 해준다고 할까.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이 책은 가벼울 것이고 어떤 이들에겐 다소 무거울 수도 있다. 깊이 있는 글들이라기 보다는 스치듯 책들을 소개하고 여러 글들을 인용하며 짧게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면서 끝내는 짧은 글들이 대부분이기..

어느 화요일 밤, 혹은 수요일 새벽

어제 11시에 퇴근하곤 오늘 8시에 프로젝트 사무실로 나왔다. 그리고 오늘, 혼자 저녁을 먹고 서점에서 두 권의 수필집을 산다.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굳어졌고 프로젝트 걱정, 미래에 대한 염려, 세상에 대한 불안, 가족에 대한 책임, 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젠 잠마저 쉬이 들지 못하는 중년의 초가을. 장석주의 , 헬렌 맥도널드의 을 충동적으로 사선 내 마음이 물렁해지고 내 몸이 사랑으로 물들고 세상으로부터 온전한 내 전부가 자유로워지길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