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4

발터 벤야민 - 그의 생애와 시대, 베르너 풀트

발터 벤야민 - 그의 생애와 시대 Walter Benjamin Zwischen den Stuhlen: Eine Biographie베르너 풀트Werner Fuld(지음), 이기식, 김영옥(옮김), 문학과지성사, 1985년 1.새 책도 사서 읽지만, 읽지 않은 채 서가에 잠자던 책도 꺼내 읽는다. 다 읽고 난 다음,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책도 있고, 이제 읽으니 제대로 이해가 되는구나 하는 책도 있다. 어떤 책들은 읽으려고 노력해도 읽히지 않는다. 대체로 인문학이 그렇다. 때론 소설도 있다. 이 책, ‘발터 벤야민 - 그의 생애와 시대’는 둘 다 해당된다. 2.여기에서 벤야민의 사유에 있어서의 급진적인 전환점을 보는 매우 많은 해석자들이 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이론의 자산이 그러한 모델 - ..

슈테판 츠바이크의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장영은 외 옮김/자연사랑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슈테판 츠바이크(지음), 장영은/원당희(옮김), 자연사랑 20세기 최고의 전기 작가를 들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는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를 들 것이다. 그리고 나는 몇 달 전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며, 츠바이크가 쓴 한 권의 번역서를 읽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서. 하지만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츠바이크가 서술하였다면, 또는 사람으로 붐비는 토요일 오후의 서점 한 구석에서 아무렇게나 펼친 책의 문장이 아래와 같다면. 모든 그의 인물들이 파놓은 갱도는 지상의 마성적 심연 속으로 향하고 있다. 작품의 모든 벽 및 개개 인물의 모습 뒤에는 영원한 밤이 있으며, ..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막스 갈로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푸른숲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 푸른숲 600페이지를 다 읽기 위해 독자가 부담해야할 몫은 적다. 그저 로자가 걸어갔던 길을 뒤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길이라 낯설지만, 진실 되고 신념에 가득찬 길이라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 옆에서 막스 갈로는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걸까.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인데. 그러나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진실은 언제나 너무 늦게 대중들에게 도착하게 되고(때때로 영원히 도착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 그건 마치 진실을 적은 편지 한 통을 집어넣고 밀봉한 병을 대양의 한 가운데에 던져 누군가에게 발견되기 기다리는 것과 유사하게..

에라스무스, 슈테판 츠바이크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 평전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아롬미디어 에라스무스 - 위대한 인문주의자의 승리와 비극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하나의 세계관이 여기 있다. 하지만 이 세계관은 사람을 유혹하지도 선동하지도 그렇다고 뜨거운 열정을 내뿜지도 않는다. 언제나 차갑고 건조하다. 늘 조용하고 방관자의 시선을 가진 듯하면서도 예리하게 문제를 지적해내어 보는 이를 찬탄케 만들지만 곧바로 어떤 행동을 강요하거나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는 그런 세계관이다. 그래서인지 이 세계관은 다른 편에 서서 보면 늘 우유부단하며 지나치게 신중하고 너무 이상주의적이다. 더구나 언제나 교육의 중요함을 설파하며 교양을 강조하고 문명화된 인간을 요구한다. “현재의 제 모습, 저를 쓸모 있는 존재로 만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