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7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드림 소사이어티 전 - X brid

2회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드림 소사이어티 전 - X brid 2014. 10. 11 - 11. 16 서울미술관 전시를 관람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어제 본 것처럼 아직도 전시 관람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전시에 나온 작품들 하나하나는 눈 여겨 보고 기억해 둘 만큼 전시 수준이 높았다.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보인다고 할까. 실은 전시를 자주 다니고 한때 미술계에서 일했던 이로서 조금 부끄러웠다.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몇 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여는 탓에, 신경 쓰지 않으면 좋은 전시도 놓치고 오래 활동해왔으나 모르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 내가 게을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제 미술 애호가 정도 밖에..

제자리에서 떠나는 상상의 유목 - 경지연 전, 인천아트플랫폼

제자리에서 떠나는 상상의 유목 - 경지연 전 Portray Magic, Kyung Ji Yeon - 7th Solo Exhibition. 인천아트플랫폼, 11.1.-11.12.2014. 정사각형 캔버스에 담겨진 풍경들은 사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으면서도 자족적인 완결 감을 가진다. 1m*1m 크기의 같은 규격과 형식을 가지는 단자적 세계들은 확장 가능성이 있다. 세상 사람들의 희망 사항을 그런 식으로 다 모은다면 밤하늘에 뿌려진 별처럼 많아지리라. 현실이 절망적일수록 멀리 있는 희망의 빛은 더욱 빛날 것이다. 설치형식으로 건 그림들 앞에서 관객은 여기에 머물다가 저쪽으로 옮겨갈 수 있으며, 장면전환은 신속하다.구글에서 검색한 무채색 톤의 자료는 지도와 풍경, 실제와 상상의 중간 단계로 재탄생한다. 칙칙한 ..

로니 혼Roni Horn, 국제갤러리. 2041.5.20 - 6.22

로니 혼 Roni Horn 5.20 - 6. 22. 2014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늦은 봄, 관람했던 전시에 대한 소개를 지금 올리는 건 너무 태만한 짓인가. 실은 글을 쓸 시간이 없다. 몸도 피곤하다. 해야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로니 혼Roni Horn.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나하나 작품을 기억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졌다는 건, 그만큼 관심사에 멀어졌다는 이야기다. 형편없어진 '이미지에 대한 기억'력. (현대는 원하지 않는, 그러나 범람하는 이미지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는 건 아닐까.) 로니 혼은 작가 특유의 공간에 대한 감성으로 시간, 기억 그리고 지각이라는 주제들을 탐색하며 강력하고, 절묘할 만큼 아름다운 시각적 명상 속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부드럽지만 힘있게 이끌고 나..

I'M NOT A PINE TREE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 윤석남 개인전, 학고재

I'M NOT A PINE TREE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YUN SUKNAM 윤석남10.16 - 11.24, 2013, 학고재 Hakgojae 너와 11-초록으로 물들고 싶어, 113.5x57.5cm, 2013. 제공 | 학고재갤러리출처: http://news.sportsseoul.com/read/life/1254774.htm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 있다. 윤석남의 작품들이 그렇다. 몇 주 전 오랜만에 나간 주말 나들이에서 만난 윤석남의 작품은 어수선하던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했다. 그녀의 작품은 어머니 지구(가이아)로부터 뻗어져 나와 모든 존재에 깃든 모성의 흔적, 혹은 그리움을 담고 있었다. '나무'라는 소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기에는 그녀의 작품은 나무의 느낌은 뒤로 밀리고 그 위에 그려진..

Inexistence - Leandro Erlich 레안드로 에를리치, 송은아트스페이스

Leandro Erlich: Inexistence레안드로 에를리치 개인전2012. 5. 4 - 7. 7 송은 아트스페이스 길게 전시 설명을 옮기는 것이, 어쩌면 이 생소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레안드로 에를리치(1973 - )는 거울, 비디오 혹은 배경설치 등과 같은 장치들을 갖고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친숙한 공간들을 새로운 영역으로 전환시킨다. 에를리치가 작품에서 재현하는 일상의 건축 구조물과 공간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미지의 경험을 하게되는 주인공으로 세워주는 무대가 된다. 관람객들은 이와 같이 현실을 다르게 지각하게 되는 경험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게 되고 작품 내에서 각자 맡은 역할들을 해석하게 된다. 이번 개인전 "Inexistence"는 현존(現存)과 ..

21세기 풍경 21C Scape in Mind: Emptiness, 성곡미술관

21세기 풍경 21C Scape in Mind: Emptiness 2011. 8. 26 - 10. 16 성곡미술관 1관 전관 (입장료 있음) 가을의 길목, 성곡미술관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했다. 8월말, 한낮의 주말, 바람은 선선했으나, 기온은 30도 가까이 올라갔다. 성곡 미술관은 주말 나들이 나온 이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2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21세기 풍경' 전이었다. "첨단 과학의 시대, 물질 만능의 시대, 개발의 시대를 만나고 경험하고, 황량하고 덧없는 공허한 심리 풍경을 이야기하고자 기획되었다." - 전시 설명 전시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시된 작품들은 현대 문명 속에서 상처입은 마음의 풍경을 담아내거나 그것을 은유하고 있었다. 작품 대부분은 슬..

전강옥 '중력(Gravity)' 전, 관훈갤러리

중력_Gravity 전강옥(Kang-Ok Jeon),관훈갤러리, 2008.8.6 - 8.12 - 2008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전시 전강옥_멈추어진 시간, 떠 있는 큐브_나무, 추, 케이블 선_74×69×110cm_2005 어쨌든 삶은 지속된다. 이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더라도, 자살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통계적으로는 자살 시도 후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어느 통계를 보니,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들 중에서 자살 성공한 사람은 0.087%,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 중에서 자살에 이른 사람은 2.15%라고 한다). 즉, 어쨌든 삶은 지속된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이 견고한 세계는 그 위용을 잃어버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