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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조직 +39



벌거벗은 CEO (CEO: The Low Down on the Top Job)

케빈 켈리(지음), 이건(옮김), 세종서적, 2010년 




일반적인 궤도를 그린 직장 생활이라기 보다는 중구난방으로 부딪히며 이 일 저 일 해온 탓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종류의 일임을 새삼 깨닫은 탓이기도 하고 살짝 포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류의 책이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다. 탑 레벨에서의 의사결정 구조나 리더십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조직 생활이 가능하고 중간 관리자로서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의 CEO인 케빈 켈리는 자신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CEO들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쓴다. CEO란 누구이고 CEO는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막상 읽어보면 여느 경영 서적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듯 싶다. 


물론 CEO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반영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 중 첫 번째는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오해가 발생하기 쉽지만, 그래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이다. 두 번째는 보상이다. 금전적인 보상에 그치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긍지를 심어주어 매일 아침 업무 의욕을 느끼게 해야 한다. (... ...) 변화 역시 중요한 주제이다.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힘센 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생존하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용하는 종이 생존한다."

결국 변화를 관리하고 맞서며 소통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10쪽 ~ 11쪽) 


새로 CEO가 되고 CEO로서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취임 초기 단계에 CEO가 집중해야 할 것은 다음 여섯 가지이다. 

1. 사기 진작 Mastering morale: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한다. 

2. 대화 Talking the talk: 끊임없이 세심하게 의사소통한다.

3. 최고 경영팀 구성 Assembling the team: 리더십은 팀워크이다. 

4. 실행 Action: 직중에서는 실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집중하라. 단지 실행을 위한 실행보다는 신중한 실행이 낫다. 

5. 일화 만들기 Writing your own legend: 상징적 행동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6. 기업문화 바꾸기 Culture check and change: 먼저 기업 문화를 이해한 다음에 바꾸어야 한다.

(79쪽)


그러고 보면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모든 의사결정에 다 관여하거나 책임을 지면서 이사회나 대주주와의 정치적 우호 관계로 제대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CEO가 되면 맞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과 해결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평면적이거나 예상되었던 문제이거나 해결책이기 때문에 다소 독서의 긴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디디'와 '고고'를 매춘부로 옮긴 건 치명적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편집 과정 상의 실수는 책 전체적인 질이나 분위기까지 망친다. 그럼에 불구하고 리더십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는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소를 한 눈에 정리하고 있어, 옮겨본다.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s 

1. 조직이 잘 정렬되어 있는가? 이는 직원 전체가 성공의 기준을 동일하게 생각하느냐는 뜻이다. 

2. 적응력이 있는가? 다시 말해서 복원력이 있는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거듭된 성공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재무실적이 있는가? 시가총액이든 투자수익률이든, 기업 인수나 매각의 성패는 상관없다. 재무 실적의 척도로 무엇을 사용하는,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4. 미래의 리더 집단을 양성하고 있는가? 멘토제도mentoring system를 유지하고 있는가? 

5. 직원들이 의욕적이고 활기차며 업무에 몰입하고 권한은 있는가? 

6. 조직이 투명하고 개방적인가

7.연구개발에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는가? 

(87쪽 ~ 88쪽) 



전체적으로 서술은 평이하고 쉽다.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읽기 부담 없다. CEO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 번 읽어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벌거벗은 CEO - 8점
케빈 켈리 지음, 이건 옮김/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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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딩을 경험하였으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조직 관리도 했고 사람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들 대부분을 경험했다. 기업 규모의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사업을 성공시킨다는 건 전혀. 


그렇다면 사업을 한다는 건 진정으로 무엇일까. 내 짧은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고,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월급을 주고 새로운 투자를 한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결국 사람 앞에서 여러 차원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오직 '수익'이라면, 그 수익을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에 필요없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늘 뒷걸음질 친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에 대한 교육'이 너무 허술하다. 동시에 '책임'에 대한 불평등은 전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국회의원들은 매일 막말을 해대지만, 구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운이 나쁜 경우 막말의 책임을 혹독하게 치른다. 잘못된 조직(시스템)의 의사결정에 대해 그 조직의 리더나 대주주가 아니라 대체로 조직 피라미드의 아래 쪽부터 책임을 진다. 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고 나 또한 경험했으니, 나이 든 지금, 후배들에게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언제나 사업을 하지 않느냐의 물음에 대해 그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묻는다. 그 책임을 견디고 성실히 수행하며 완수할 수 있는가라고. 너무 이상주의적이거나 교과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어렸을 땐,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에게 묻는다. '사업을 할 수준이 된 것같다'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높이 평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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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시스(Infosys)의 크리스 고팔라 크리슈난(Kris Gopalakrishnan)은 자신의 기업이 훈련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어떻게 이 기업이 종업원들을 한 경쟁우위에서 다른 우위로 이동시키는지 그에게 물었을 때, "우리는 학습가능성(Learnability)을 보고 채용한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능력을 보고 사람들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인포시스가 어느 때에는 약 80퍼센트의 인원을 어떤 방식으로든 배치(deployment)하였는데, 이것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므로 잘된 일이다. 배치를 받지 못한 20퍼센트의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권고되었는데, 그 결과 그들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었고 한 우위에서 다른 우위로 이동을 위한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 Rita Gunther McGrath, <<경쟁우위의 종말>>, 경문사, p.57 


그러고 보니, 조직 구성원들과 스터디 모임을 한 것도 몇 년이 지난 듯하다. 최근에는 주로 프로젝트에 나가 있다 보니, 모임 구성이나 모임 참여가 쉽지 않다. 교육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작은 조직에 몸 담고 있었지만, 내 스스로 끊임없이 조직의 경쟁 우위에 대해, 구성원 개개인의 경쟁 우위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시키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조직에 대해,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늘 고민했고, 그러다가 발견한 단어가 바로 '학습가능성Learnability'였다. 인포시스의 사례처럼 개인이나 조직의 경쟁 우위를 변화시키며 더 강하게 만들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하지만 기업 내에서의 교육은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일종의 짐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그 결과 인포시스는 아예 '학습가능성'을 보고 채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학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얼마 전에 읽은 Erika Andersen의 <<Learning to Learn>>(Harvard Business Review, 2016년 3월)은 학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Organizations today are in constant flux'(오늘날의 조직들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 위치해있다)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저자는 네 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적고 있다. Aspiration(열망), Self-Awareness(자기 인식), Curiosity(호기심), Vulnerability(취약함)이다. Aspiration이나 Curiosity는 대강 예상할 수 있었지만, Self-Awareness와 Vulnerability는 다소 낯설었다. 


Self-Awareness와 관련해서 저자는 많은 이들이 자신은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할 수 있으므로 굳이 새로운 걸 배울 수 없다고 대답한다고 한다(응답자의 약 94% 정도). 고작 6%만이 배움이 필요하다고. 이 점에서 자신을 얼마나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으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경쟁 열위, 즉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 


Vulnerability를 '취약함'이라는 단어로 옮기긴 했으나, 잘 전달되지 않는다. 'Great learners allow themselves to be vulnerable enough to accept that beginner state.' 어차피 뭔가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초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렇게 인정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실수를 견딜 수 있다. 

 

조직에서 이를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구성원들의 학습 의욕을 높이고 조직이나 구성원의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라는 전략 개념은 사라지진 오래다. 이젠 기업의 경쟁우위마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추어 옮겨가야 한다. 기존 경쟁우위를 버리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 이것이 최근의 경영 전략이다. 


말은 쉽게 하지만, 실은 내 스스로도 이를 실천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마당에, 내가 몸 담은 조직에 이를 전파할 수 있을까. 글쎄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개인과 조직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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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통해 배우기 위한 전략 Strategies for Learning from Failure 



에이미 C. 에드몬슨(Amy C. Edmondson)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아티클 제목이다. 

노트를 정리하다가 메모 해놓은 것이 있어 블로그에 옮겨놓는다. 

동아비즈니스리뷰에 번역되어 실린 아티클을 읽었다. 

(실패사용설명서 - 줄기찬 실험이 성공을 낳는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1년 12월 2호, 통권 95호


혁신적인 조직을 꿈꾼다면, 실패에 대한 조직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글쎄다. 추천할 만한 아티클이다. 


영문 아티클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메모 내용이다. 


*** 



첫째 실패가 항상 나쁜 건 아니다. 실패는 나쁠 때도 있지만 불가피한 때도 있다. 심지어는 바람직할 때도 있다. 둘째, 실패를 통해 발전하는 길이 쉽지 않다. 효과적으로 실패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조직은 흔하지 않다. 



실수 

- 예방가능한 실패

- 복잡성으로 인한 실패

- 똑똑한 실패 (Sim Sitkin(듀크대 교수)의 용어)



실패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문화

- 업무 범위를 정확히 정의한다.

- 실패를 보고하는 사람을 치하한다.

- 한계를 인정한다.

- 참여를 독려한다.

- 범위를 설정하고 자신의 업무를 자신이 책임지도록 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에드몬슨 교수의 인터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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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를 편하게 여기는 문화..... 에 속하는게 한국 사회 내 제가 겪은 조직 문화 중 아무것도 없어서 저는 아직은 비관적이네요 ㅎㅎㅎ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 저도 비관적입니다. 그래서 좀 관심을 가져볼까 하고 있어요. ~~ 해외에선 관련 컨퍼런스도 있고 하던데 말이죠.





바위를 들어올려라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유윤한(옮김), 서울문화사 




반성 중이다. 그것도 철저하게. 


작년 한 해, 그리고 불과 한 달전까지, 그동안 내 장점이라고 여겨왔던 것들 -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지향, 자율적인 팀 문화, 솔선수범하는 팀 리더, 그리고 믿고 맡김(적극적인 권한위임) - 이 단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특히 상황이 위기로 변화할 때, 내가 경험했고 이미 여러 서적에서 지적했던 바 좋지 않은 리더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였다.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현실을 직시하라>>에서 언급했듯이. 


(* 참조: 2016/03/21 - [책들의 우주/비즈] - 현실을 직시하라Confronting Reality, 래리 보시디, 램 차란)



결국 내 문제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과나 결과가 더 중요하고, 성과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땐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하고 나는 이미 그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 왔다. 나는 좋은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주의를 집중했고 모든 이들이 웃기를 바랬다. 그리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 사업 수행의 불리한 환경 속에서 위기 상황이 되어 걷잡을 수 없었을 때 내 장점이 단점이 되었음을 알았다(비록 수습되긴 했지만,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렀고 견디기 힘들었다).   


교세라 명예회장이 된 노년의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래서 경영 전략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업무를 대하는, 사업을 대하고 조직과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영 서적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내가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크게 감동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이나 부서 관리, 그리고 업무 수행의 기본에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가진 장점이 실은 장점이 아니었으며 부분적으로는 심각한 단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즉 경영자는 사람이 너무 좋아도 안 되고 너무 나빠도 안 된다. 따뜻함과 냉혹함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야 한다. 

(188쪽) 


나는 그동안 '좋은 사람'이었지, 냉혹하거나 냉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즉 좋은 선배였지 바람직한 관리자이거나 리더는 아니었던 셈이다. 한동안 좋은 선배를 믿고 따라와 준 좋은 후배들을 만났고, 좋은 사람으로 대해준 고객들이 있었다. 즉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이었고 나는 그것도 모른 채, 너무 자신만만했고 우쭐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예단했다. 실은 심각한 낙관주의였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것과 성공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도리어 성공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포기하지 않는 것만큼 미련한 것도 없다. 


어쩌면 나는 성실함을 빙자한 미련함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또는 성실함으로 포장된 회피를 했던 것은 아닐까. 이나모니 가즈오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진정으로 시작할 때이다. (238쪽)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묵묵히 일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도전한다는 것은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현상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나간다는 의미이다. 

도전을 위해서는 뒷받침이 필요하다. 곤경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인내,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주어야 한다. (...) 

따라서 수많은 도전을 해야 하는 경영자는 남들보다 갑절은 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누구보다 지독한 노력가여야만 한다. 

(232쪽 ~ 233쪽)


이나모리 가즈오는 '야만인에 가까운 투쟁심'이 있어야 하고 '일이란 진검승부의 세계이며, 항상 이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나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고자 했고 선량한 배운 사람인 척 했다. 내가 있는 곳은 야만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데 말이다. 


책은 경영 서적이라기 보다는 리더들을 위한 지침서다. 그래서 더 공감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관리자가 되고 난 다음부터 언제나 고민하고 업무 환경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게 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으니까. 



단지 용기가 없어 직원을 야단치지 못하고 비위를 맞춰주는 경영자는 그로 인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야단쳐야 할 때에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야단쳐야 한다. 그것이 큰 선행이다. (332쪽) 


1년 동안 수행했던 프로젝트가 끝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몇 주간 쉬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고 글을 썼다. 그러나 마음 한 쪽은 무너진 상태다. 나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며, 리더인 내가 솔선수범하면 될 것이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로는 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허위가 되었다. 그 때는 도리어 규율이 필요하고 목표를 강제하며 완수 여부에 따라 강력한 상벌문화가 필요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 그 이후로도 한동안 설득력 있는 핑계를 댔고 스스로 설득당했다. 외부에 있는 이들이야 당연히 설득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책임지지 않으므로, 공감하고 이해해준다. 하지만 나는 설득당했다 치더라도 끊임없이 위험 관리를 하며, 목표를 향해 가야만 했다. 그렇게 하기엔 프로젝트 환경이 어려웠고 최악의 상태였지만, 최선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고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한다. (253쪽) 


뭔가 문제가 있는 리더이거나 관리자, 경영자라고 생각될 때, 이 책은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아니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 이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마흔 이후 관리자가 되고 작은 회사의 임원을 하고 프로젝트 리더가 되면서 겪고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들려주었던 것의 일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음을 이제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나이가 들수록 반성해야 될 것이 많아지고 모자람을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건 왜일까. 참으로 부끄럽기만 하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경험하고 배워야 하고 변해야 하는 걸까.  끊임없이 배우고 변하고 스스로 바로 세워야 나가야 한다. 


결국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가, 나는. 


'리더만큼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사람도 없다'라고 이나모리 가즈오는 말한다.  


아마 이는 나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십대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조직의 중간 관리자이거나 새로운 출발을 앞둔 아빠인 사십대야말로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진짜 용기가 필요한 시절이 왔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우치고 이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 나를 변화시키고 주위를 감동시켜며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지난 과오를 꼼꼼히 되새기면서. 





* 이나모리 가즈오의 다른 책들. 


2014/03/08 - [책들의 우주/비즈] -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2009/07/12 - [책들의 우주/비즈] -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2009년에는 이 책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던 듯 싶다. 하긴 2014년에도 마찬가지였으니... ) 



* 이나모리 가즈오는 누구인가? 

[매경이 만난 사람] `경영의 神`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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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라 Confronting Reality 

래리 보시디, 램 차란(지음), 정성묵(옮김), 21세기북스 




2004년에 번역 출판된 책을 2016년에서야 읽는다.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니, 이미 절판되었고 중고서적으로만 구할 수 있다. 이 책보다는 2002년 <<실행에 집중하라Execution>>이 더 유명하고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지만, 이 책은 읽지 못했다. 다만 <<현실을 직시하라>>을 읽은 후, <<실행에 집중하라>>라는 그들의 전작도 읽고 싶어졌다. 


2004년에서 2016년 사이, 비즈니스 환경도 급변했다. 하지만 이 책이 아직도 호소력이 있다는 건, 비즈니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힘들어 했던 것들, 결국 도전했지만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내 역량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은 결국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리더의 사례를 들며 성공하는 기업을 꿈꾼다.  즉 사람 문제인 셈. 


책의 서두에서 저자들은 '대단히 비현실적인 리더의 6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불과 2년 전이었다면, 이 습관들에 나는 속하지 않는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혼자 해결하기 어렵고 대단히 힘들고 외로웠던 프로젝트 환경 속에서 나는 6가지 습관 대부분을 보여주고 말았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 정보의 여과

이는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부터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원인이다.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보는 조직에서 이런 태도가 흔히 나타난다. 

- 선택적 듣기

정보가 아무리 좋아도 의사결정자가 귀를 닫아두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가장 흔한 경우는 과거의 경험이나 선입관이다. 

- 희망적 해석

희망적 해석은 선택적 듣기의 주된 원인이다. (...) 가장 심각한 희망적 해석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 두려움

틀릴까 봐 두려워 입을 다무는 경우도 많다. (...) 어떤 경우든 비즈니스 세계에서 두려움은 현실주의를 갉아먹는다. 

- 맹목적 헌신

구성원이 헌신할 때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 단, 지나치게 맹목적으로 달려들면 새로운 현실이 눈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다. (...) 상황이 변하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감히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문제는 많은 기업의 리더가 비현실적 성과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이다. 


- 36쪽 ~ 40쪽 (일부만 인용함) 



위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는 2000년대 초반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업 경영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다. 즉 단기간 실적과 주식 가치 평가에만 목을 매던 당시 경영자들의 잘못된 경영 방식을 지적하기 위한 표현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건대, 먼저 나는 프로젝트 상황을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즉 밖에서 안을 바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야만 했는데, 내 스스로 자신만만했고 불성실한 팀원들을 너무 믿었다. 특히 내가 솔선수범하면 따라올 것이라 여겼지만,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선택적 듣기와 희망적 해석은 냉혹한 현실에 대한 도피 성향과 맞물릴 때, 서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즉 현재 처한 환경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나 예측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고 이를 위한 여러 실천 방안에 의지한다. 문제는 실천 방안으로 제시된 것들을 완수한다고 해서 환경이 낙관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엔 그 실천 방안이 진행되어야만 알 수 있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간다. 즉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선택적 듣기를 했으며, '최선의 노력을 하면 잘 될거야'라는 것은 일종의 도피이며 희망적 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즉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보다 강력한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전략 방향 수정이나 보다 강력한 조치라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며 주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나 중간 관리자나 최종 의사결정권자에게도 마찬가지 부담이다. 두려운 것이다. 이런 심적 부담은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종종 이런 두려움에 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내 스스로 맹목적 헌신을 했다. 최근 들어 일에 있어서는 실패하지 않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스스로 채찍질을 했던 셈인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었다. 결국 나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저자들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리더의 지침을 이렇게 정리한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환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예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둘째, 어떤 행동을 취할 지 결정하기에 앞서 고객 기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 셋째, 자신의 조직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 변화를 주도할 만한 인재와 기업문화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적합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까를 말이다. 넷째, 선택한 행로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걸림돌에 주의하면서 변화의 과정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에 맞서되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방식이나 통념에 얽매이는 태도는 파멸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 156쪽 ~ 157쪽 



책의 후반부는 리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결국 우리들 중의 일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리더만이 조직을, 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작은 조직이긴 하지만, 중간 관리자가 된 이후 리더십의 문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였으며, 조직의 자율성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으며, 채찍 대신 당근을 선호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대신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자율 대신 강력한 규율, 그리고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확실히 내 성향은 전자이지만, 리더는 전방위적이어야만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에게 부담스럽고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 중반,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하면서 경영 전략서처럼 읽히게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리더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리더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리더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 나도 이 책에서 제시된 바, 여러 지침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생각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며, 책임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의사결정권까지 온다. 결국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리더가 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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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한다. 이마저도 힘들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다 보면 9시, 10시, ... 이러면 운동하러 가지 못한다. 그리고 잔다. 꿈을 꾼다. 꿈 속에서도 나는 쫓기고. 그러다보면 아침이 오고 곱게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힘을 내자고 다짐을 한다. 


이렇게 아빠,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된다. 종종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이렇게 늙었다니. 그러고 보면 늙는다는 걸 인식하며 세월을 보내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 늙었구나 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그 때 뿐이다. 


나는 아직 클럽에 갈 수 있다고 여기고(간 적도 없지만), 아직 옆을 지나는 여대생에게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말을 건 적도 없지만).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지만, 뾰족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같이 가자는 자리였다. 그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는 시간이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지만. 그러기엔 산적해 있는 문제가 너무 많고 비즈니스 세계의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제서야 나는 조직이라든가 인적 시스템라는 것에 대해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본능적으로 알고 참 잘하는데, 나는 아직까지도 관련 책 읽고 사람들 신경 쓰고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앞으로 나가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정말 쉽지 않다.




요즘 지나가는 말로, 대체로 무슨 일을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걸까 하곤 중얼거리곤 한다. 회사를 옮기고 참 많은 일들을 겪고 있다. 그래서 시간은 흐르고 나는 나이를 먹겠지. 결혼을 하고 보니, 참, 아빠들 어렵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빠들 중 돈 많고 힘 있는 이들은 떼지어 이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거참. 그나저나 글은 언제 쓰나. 전시는 언제 보고 벗들과 술은 언제나 마시나. 할 이야기가 많아지니, 글을 쓸 시간이 없구나.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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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 지하철에 헨리 민츠버그의 <<전략 사파리>>을 펼쳐 뒤적였다. 


서두에 코닥의 사례가 나오는데, 전략 경영 관련 부서들 - 전략기획실, 경영기획부 등 - 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리서치,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경영 전략 등을 수립해 보고하다 보니, 어느새 현장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책상에서 작성된 근거들로만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코닥 같은 회사가 망하게 되는 이유라고. 이걸 읽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보고만 받으려고 한다. 실은 상당수의 보고서는 믿을 것이 못 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기업의 잘못된 의사결정의 80%가 보고서 탓이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결국 사업 추진자는 반드시 현장으로 몸으로 부대끼면서 경험해야 한다. 


하지만 나도 그러기 어려운데, 다른 이를 탓해서 뭐하겠는가. 그렇게 공멸하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어제 날아온 Web 관련 잡지를 보니, 광고의 상당수가 웹에이전시 구인 광고였다. 웹 에이전시 외부에 있을 때, 그게 참 이상하게 보였다. 실은 내부에 있는 지금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상시 채용 공고'는 정말 이상한 짓이지만, 이게 이상하다는 걸 내부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채용 공고를 올릴 때 무조건 마감이 있고, 한 번 정도 마감 연장을 하였다. 이렇게 세 번 공고를 올려 한 명 채용했다. ㅜ_ㅜ;; 


이번에 1-2명을 뽑기 위해 채용 공고를 올렸다. 그런데 왠 일, 이때까지 했던 공고보다 좋은 인력들이 많이 지원했다(하긴 아직 면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진 모르지만, 객곽적인 경력 사항만 놓고 보면, 가장 좋고 가장 많다). 


그리고 이럴 땐 정말 속이 쓰린다. 별 다른 HR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해준 이들이 고맙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은 다 채용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좋은 사람에 대한 한 없는 욕심!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4월15일)




나이가 들면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뭐든 시원시원해지리라 여겼다. 그런데 반대다. 알기 때문에 신중해지고 고민이 늘고 의사결정이 늦어진다. 사무실 불을 끄고 나오는 월요일 퇴근길, 본격적으로 업무 시즌이 시작되니 마지막에 나오는 날이 역시 많아지는구나 하는 한숨과 함께 어떤 책임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새벽 끝내 잠을 설치고 만다. 

(4월 15일)



내가 경험한 바 최악의 경우는 출근해서 담배 피러 나가 1시간 후에 들어오고 점심 식사 후에도 다시 담배와 1시간, 그리고 퇴근 길에는 동료 직원과 꼭 술을 마시는 이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정'받았다! 황당했지만, 다들 그랬으니 ... 내가 나서서 뭐라고 할 일이 되지 못했다. 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4월 14일)

 


HR 브랜드가 강력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회사가 탄탄한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겠지.

(4월 4일) 



사람을 채용한다는 건, 참 무섭기도 하고 참 어렵기도 하고 참 무거운 일이기도 하다.

(3월 26일)

 


나는 회사의 직원들이 이 만화의 은주였으면 좋겠다. 현실은 싸우는 것이고 이상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싸워서 만드는 것이 이상이다. 하지만 이런 은주를 나는 만난 적이 없다.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달려가 데리고 오고 싶다. 상황과 여건만 된다면.

(3월 23일)



말하기와 글쓰기는 모든 일의 근본이다.

(3월 15일) 


 


오후엔 2개의 미팅이 있다. 하나는 구로. 하나는 서울역. 나가기 전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책에서 한 구절 옮긴다. 


메이지 시대의 정치인 사이고 다카모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관직은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하며, 공을 세운 자는 봉록으로 상을 내리고 아껴야 한다." 

-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142쪽 


가끔 회사 같은 조직에서 큰 공을 세운 이에게 '승진'이라는 포상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자리(직위)는 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앉히는 거다. 아니면 그 자리에 적합하도록 키우든지. 알면 알수록 경영이라는 건 참 어려운 거다. ㅡ_ㅡ;;

(3월 7일)




1명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미래에 관여하고 그와 그의 가족의 물질적 부분 일부를 책임진다는 것을 뜻한다. 1명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의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겁고 신중한 의사결정이며 기대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람을 아무렇게나 뽑고 아무렇게나 관리하다가 아무렇게나 해고한다. 그리곤 그 사람 탓으로 돌린다. 실은 회사 탓이고 회사의 경영진 탓임에도 불구하고.

(3월 5일) 



내 욕심은 단순하다. 그냥 미친 척하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 아니면 '나는 세계 최고다'라고 선언하고 은퇴할 때까지 세계 최고인 거 하나 만들고 사라지는 것. 뭐, 인생이 꽤 피곤하긴 하지만.

(3월 4일)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인용된 격언. '종기는 커지면 터지고, 중소기업은 커지면 망한다.' ...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의 구성원들도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서 리더는 가장 중요하다.

(3월 4일) 




간만에 신입 사원 면접을 봤고 면접 결과가 좋지 않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면접 이후 담당 팀장과 주고 받은 이야기, 내 의견들을 덧붙여서 어떤 부분을 노력하면 좋을지 알려주었다. 앞으로 면접을 보고 난 다음, 내 의견을 메일로 적어보내줄 생각이다.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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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쁘신것같은데.. 독서열을 닮고싶네요
    전자책으로 보면 좀 읽으려나 하는 .. 일단 시작할때 사놓고보는 버릇이 나옵니다

    • 저도 책을 사는 속도가 책을 읽는 속도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집에는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읽지 못한 책들은 언젠가를 읽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읽지 못한 책들이 계속 생기긴 하지만요. ^^ 전자책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종이책을 추천합니다. 늘 눈에 띄니깐요. ~. 그래서 손에 집어 들게 되더라고요. ㅎㅎ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김정환(옮김), 서돌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주저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내 인간성과 인품이 과연 강한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되는지 고민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자란 어때야 하는가 걸까.



그렇게 하려면 경리, 회계 업무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귀하의 매력,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성과 인품으로 그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26쪽)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실력과 실적을 쌓아 존경받는 경영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121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는 이들이 많은데, 세상에 그런 비결 따위는 없습니다. 귀하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하여 얻게 된 경영철학을 사원들과 공유하려면, 모든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128쪽)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일본 최고의 경영자들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 - 교세라와 KDDI의 창업자이며 얼마 전 위기에 빠진 JAL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 가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세이와주쿠 경영 아카데미(일종의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었다)의 여러 사장들이 경영에 대해, 사업에 대해, 사람에 대해 던진 질문에 대해 답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실제 회사의 경영자가 되었을 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질문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내용은 마치 도덕 교과서 같다. 경영 전략에 대한 책도 아니고 처세술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업이란 곳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밑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동체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리더라면, 사장이라면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세전 이익이 매출액의 10%를 넘지 못하면 사업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중소기업의 이익은 미래의 임금 인상을 대비하는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한 "회계를 모르면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경영자는 직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그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으로 강하게 맺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짧지만, 강력한 어조로 회사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바로 사장의 태도, 인품,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한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수치로 설득하며 "기업의 목표와 계획에는 경영자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 져야 한다고. 


혹시 미래에 사업을 꿈꾼다면, 또는 지금 사업을 하는 경영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저 | 김정환역 | 서돌 | 2012.05.21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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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adership Lessons from the IBM Executive School> 이라는 제목의 포보스 칼럼를 요약해본다. 현대 경영 환경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덕목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기만 하는 모양이지만, 나 또한 이 덕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자주 리더십 관련 글들이나 책을 읽고 되새길 수 밖에 없다.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익히는 건 몇 배로 힘들다. 그러니 지속적으로, 자주, 반복해 읽고 되새겨야 올바른 리더가 될 것이다. 




1. Great Leaders Thrive on Ambiguity. 위대한 리더들은 애매모호함을 즐긴다. 

Yes나 No로 결정되기 힘든 패러독스를 즐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2. Great Leaders Love Blank Sheets of Paper. 위대한 리더들은 문서의 빈 칸을 사랑한다. 

리더는 빈 칸 만들고 관리자는 빈 칸을 채운다. (의역하자면 질문하고 문제 발견하기를 좋아하는 것) 


3. Great Leaders are Secure People. 위대한 리더들은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secure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고민스럽지만) 성공적인 경영자들은 의견의 대립을 좋아하고 도전을 갈망한다. 장차 내일의 라이벌이 될 만한 도전적인 인재들을 최선을 다해 찾고 그들과 함께 일한다. 


4. Great Leaders Want Options. 위대한 리더들은 선택을 원한다. 

그들은 다양성의 지지자이며, 의견들이 다양해지길 원한다. 그래서 그 의견들 중 하나를 선택하길 바란다. 


5. Great Leaders are Tough Enough to Face Facts. 위대한 리더들은 집요하게 사실들과 대면한다.

그들이 듣기 원하지 않는 사실일지라도 진실 앞에서 열려 있음을 뜻한다. 어떤 경영자는 자신의 회사에서 그가 잘못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에게 현금 리워드를 주기도 했다. 


6. Great Leaders Stick Their Necks Out. 위대한 리더들은 무모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평가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측정하며 평가받기를 원한다. 그들은 측정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또한 그들이 잘못했다는 평가 등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7. Great Leaders Believe in Themselves.위대한 리더들은 그들 스스로를 믿는다.

조언, 선택, 강력한 동료를 갈망하는 동시에 그들의 신념, 판단을 공유한다. 


8. Great Leaders are Deep Thinkers.위대한 리더들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이들이다.

위대한 리더들은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움직인 제너럴리스트이지,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찾는 답이 비즈니스 바깥에서, 그리고 아마 완전히 연관없는 훈련(교육)에서 떠오를 것임을 알고 있다. 항상 사실들의 표면 밑바닥까지 내려가 깊이 있게 탐구한다.  


9. Great Leaders are Ruthlessly Honest with Themselves. 위대한 리더들은 가차없이 그들 스스로에게 정직하다.

자기 인식(self-knowledge)은 아마 위대한 리더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당신 자신의 인생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기업의 목표를 만들 수 있을까?


10. Great Leaders are Passionate. 위대한 리더들은 열정적이다. 

위대한 리더들은 모두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해, 그들이 왜 그것을 하는가 에대해 깊이 고려한다. 아마도 그들은 가장 중요하게 사람들에 대해서 걱정할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 비즈니스(people business)이고, 열정적으로 사람에 대해 마음을 써야 한다. 직원들이든, 고객들이든, 관계된 협력사들이든, 주주들이건 간에, 이것이 리더십의 본질적인 가치이다. 




현대 기업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마치 자신을 눈폭풍이 몰아치는 극지방에 자신을 내모는 것과 같다. 이런 생각이 들수록 나는 내 스스로에게 엄격해지고자 노력한다. '솔선수범'이란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리더가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건 이미 설득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지 않아도 잘 되는 기업들이 많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길은 아니다. 


리더십에 대한 책을 사회과학적으로 읽자면, 자본주의 사회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종교적 윤리 같지만, 이를 알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다르다. 학문적 견지에서야 어떻게 되었건 나는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 전진해야만 한다. 


(영어로 읽는 것과 이를 한글로 옮기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번역은 결국 영어도 잘해야 되고, 한글도 잘해야 된다. 중요한 문장만을 옮겼는데, 실은 한글로 옮기는데 시간이 걸릴 듯해 건너뛴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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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버킹엄과 커트 코프만은 <<First, Break All The Rules>>(국역본: 유능한 관리자) 에서 관리자와 리더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관리자인가, 리더인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여야할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관리자이면서 동시에 리더의 역할도 수행해야 해'라고 되뇌인다. 하지만 관리자로서의 행동과 리더로서의 행동은 다르다. 따라서 이 둘의 충돌 없이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늘 고민하게 되는 것이 관리자로서의 역할 수행의 상당 부분을 조직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얼마 전에 읽은 "How Google Grades Employees, And How You Can Use The Same System At Your Company"에서 나는 Google의 ORKs, Objectives and Key Results라는 시스템을 알게 되었다. 이 단순한 시스템은 한 번 자리 잡히면 놀라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듯 하다.


개인과 조직의 조화


기업은 그 마다 나름의 비전, 미션, 목표를 설정하고 앞을 향해 전진한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고 부서나 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이나 부서의 목표를 설정하곤 이를 명령 하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구글의 ORKs에서는 기업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서로 조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조화롭게 일치시키는 방법은 결국 만나서 이야기하고 서로의 방향을 가까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이외엔 없다.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기업 차원에서의 목표를 설정하여 아래로 내려가며, 동시에 개인들도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상사와 함께 조정하는 것이다. 일종의 협상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측정 가능한 목표의 수립



해당 목표는 측정 가능해야(measurable) 한다. 이는 개인의 목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해당 목표의 달성 여부는 분기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목표 관리를 통해 아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Disciplines Thinking (The major goals will surface)

- Communicates Accurately (Lets Everyone know what is important) 

- Establishes Indicators For Measuring Progress (Show How Far Along We are)

- Focuses Effort (Keeps Organizations in step with each other)



구글의 John Doerr는 구글의 투자자이면서 구글 내에서 OKR 시스템이 자리잡도록 하였다. 그는 OKRs이 원활하게 작동할 때, 기업 내 협업이 원활해지며 노력과 과정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기업은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데, 이는 기업의 목표 달성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표의 수립과 이를 통한 서로에 대한 관심 증대 


내가 OKRs에 주목하게 된 것은 개개인의 목표와 기업/조직의 목표와의 조화, 그리고 공동의 노력을 통한 달성이다. 기업은, 그리고 부서는 해마다 사업 계획과 목표를 작성하여 발표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의 의견이 담긴 것이 아니다. 도리어 OKRs와 같은 체계를 통해 기업과 기업 내의 개인들 모두가 바라고 성공할 수 있는 계획과 목표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다음 달부터 한 번 잡아 봐야 겠다. 


*  *


찾아보니, KRI나 MBO(management by objective)라는 것도 구글의 OKR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각각이 바라보는 방향은 전혀 다르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는 아직 이런 시스템이 없는 관계로, 한 번 꾸며서 도입해보아야 하겠다. 


위의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를 보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Google Ventures에 올라온 동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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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페이스북에 비즈니스에 대한 내 생각들을 메모하곤 한다. 그간 올렸던 단상들을 모아보았다. 




잘못 뽑은 한 명의 직원이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망하기 직전에 깨닫는다. 기업의 느린 죽음(Slow Death)은 그만큼 위험하다. (2.27)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얼굴을 마주 보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해야 한다. 애초에 대화란 그런 것이다. 대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 눈짓 손짓으로 하는 것이기에. (2.20)




한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위험(Risk)에 취약하다. 왜냐하면 실제 손실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위험은 그저 잠재적인 것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으로 인해 실제 손실이나 피해가 발생하면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런 탓에 '위험 관리'에 투자를 하지 않고 투자하고자 하면 '쓸데없이 돈 쓴다'고 비난하기 일쑤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문화가 깔려있고 리더들이 잠재적인 위기나 위험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를 거의 본 적 없다. (2.20)




작년부터인가, 나에게 '사업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생겼다. 하지만 늘 주저하게 된다.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 도전에 대한 책임, 의지, 신뢰, 사람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행운이 있는가 등 여러 조건들에 대해 고민이 많은 탓이다. 그간 이런저런 크고 작은 도전들을 하긴 했지만, 회복 불능의 상태까지 날 밀어넣지 않은 탓에 견딜만한 수준으로 지내고 있다. 


나에겐 사업에 실패했던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명은 사업 실패로 몇 억의 빚을 졌고 이 빚을 갚기 위해 하루 2-3시간 자는 생활을 무려 2년을 넘게 했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퇴근 후에는 아르바이트, 대리기사를 하며 빚을 다 갚았다. 한 명의 경우는 재무담당 이사가 법인 계좌의 자금을 들고 사라져 한 순간에 망한 케이스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망한 회사의 사무실에 출근하는 일이었다고 했다. 젊은 친구가 도망가지 않고 나와서 수습하는 모습을 본 채권자들이 나중에는 자신의 일을 도와주었고 수십억원의 규모의 채무를 다 갚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다들 잘 살고 있지만, 솔직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결국엔 태도다. 사업에 대한 태도, 사람에 대한 태도, 꿈과 이상에 대한 태도, 그리고 행동(실천). 실은 내가 바람직한 태도를 갖추고 있는가로 모든 질문들은 모인다. (2. 19)




작은 회사에서 구성원이 업무적 곤란, 한계를 느끼게 된다면, 누가 그것을 해결해야 할까? 그건 회사다. 그래서 작은 회사의 리더들은 실무에도 전문화된 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큰 회사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실무자가 탁월한 리더가 될 순 없겠지만, 탁월한 리더들은 모두 탁월한 실무자였다. (2.7) 




리더는 팀원, 구성원들과 같이 뒹굴어야 한다. 뒹굴 일이 없다면, 뒹굴 일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단연코 그 일이 회식이나 술자리가 되어선 안 된다. 그리고 술자리에선 뒹굴어선 절대 안 된다. 종종 오해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술 한 잔 하고 풀었다'는 것인데, 술을 마셔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사랑 문제 빼곤 본 적이 없다.(1.24) 



Project가 끝나고 난 다음, 남는 것은 '문서들'이다. 문서들이 얼마나 자세하고 논리적이며 정합성을 가지는가, 이것이 제대로 되었을 때,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의 품질관리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나간 일이지만~, 아! 이토록 허술했다니. (1.9) 



마음을 다해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모든 걸 주어도 얻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1.6) 




며칠 전 헨리 민츠버그의 책을 샀다. 실은 그의 책이 번역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꼭 읽어보고 싶었던 경영학자 중 한 명이다. 사진이 없으면 좀 밋밋해서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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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읽은 기사인데, 메모해둘 필요가 있어 여기 옮긴다. 머니투데이의 유병률 기자의 인터뷰 기사로,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준영씨(구글 검색팀 테크니컬리더 매니저)를 만나 구글의 '경쟁'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 인용문들은 기사 내 이준영씨의 언급들이다. 


기사: 경쟁이란 무엇인가? -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66>韓 첫 구글러 이준영씨 "구글은 전쟁터"




"이 곳에서는 360도 성과 평가를 하지요. 전후좌우 바로 옆에서 평가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동료들이 적나라하게 리포트를 하고, 내가 그걸 다 받아 보게 됩니다. 이게 왜 무서운가하면, 상사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동료들 눈은 속일 수가 없거든요. 발가벗겨지는 느낌이에요. 그러니 알아서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는 거예요. 발전하지 않으면 1년만 지나도 바닥에 내려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역할이 주어지지 않지요."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가 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평가'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발전을 도와주기 위한 '평가'라면 어떨까? 기사 내내 이러한 평가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평가 시스템을 몇 번 겪어보면, 부담 없이 상대를 칼 같이 평가하게 됩니다. 철저하고 냉정하게 평가해주는 것이 결국 그를 돕는 것이고, 나도 사는 길입니다. 누가 나 자신에 대해 나 이상으로 꿰뚫고 평가해주면 그것이 나를 발전시키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지요."



"모든 동료들이 나의 적입니다. 한 팀원이 '당신은 A, D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B, C는 잘 하는데'라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칩시다. 그런 의견이 여러 사람에게서 나오면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극복을 해야 합니다. 나 자신도 내 능력의 문제점을 선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의 기업에선 이러기 쉽지 않다. '못하고 있는 것을 못한다'라고 하면 도리어 못한다고 지적한 내가 미안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만 쌓이고 발전은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조직이 위험해진다. 그러다 보니, 지적한 뒤에는 발전을 위한 세미나나 책을 추천하지만, 이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엔 어떻게 수용하고 긍정적인 효과로 연결시키는가 하는 태도의 문제이거나 기업 문화의 문제다. 

 


"여기서 경쟁이라는 것은 서로 밟고 억누르는, 그런 경쟁이 아닙니다. 순수하게 나의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하죠. 경쟁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아질 수 있는, 내가 나의 단점을 극복하고 발전해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함께 일할 때, 그 중에 특출 나게 리더십을 보이는 친구가 있다면, 동료들로부터 피드백을 잘 받을 것이고, 그는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가 리더가 되었을 때 동료들은 아무도 반감을 가질 수 없지요. 설령 더 늦게 들어왔고, 더 어려도 말이죠. 왜냐하면 자기들이 그를 그렇게 리더로 만든 것이니까요. 매일매일 매 프로젝트가 그렇게 서로에 대한 피드백에 의해 진행됩니다. 그러니 합리적인 협업이 가능하지요." 



이 기사의 내용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평가가 있으면 이에 따르는 보상과 불협화음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인사 평가 제도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마당에, '360도 성과 평가'는 오래된 방식 중의 하나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어떤 업무를 잘하고 어떤 업무는 못한다'라고 정확하게 말해주고(술자리에서 그런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이를 들은 이는 이 조언을 받아들여 모자라는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던가(주위에서 이를 도와주고), 아니면 잘하는 사람에게 해당 업무는 넘기는 식의 기업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참 어려운 고민이긴 하지만.  






덧글. 

해가 갈수록 '정보 과잉'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동시에 내가 습득하고 정리해야 될 정보도 기학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되도록이면 이 블로그가 잡다한 자료 창고가 되지 않고 깔끔한 리뷰나 정리된 생각을 담는 곳이 되었으면 바라는데, 쉽지 않을 듯 싶다. 나에겐 블로그가 정보를 축적하고 정리하며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인 탓에. 이런 기사 인용 포스팅을 되도록이면 자제하고 싶은 마음에 이 문장들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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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저렇게 평가하면 회사의 발전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일할맛 안날것같아요..ㅠ

    동료 무서워서 말도 못나눌듯...ㅜ

    • 기본적으로 동료과의 신뢰가 있어야 저러한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실은 '평가 제도'가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서, 평가 제도 무용론이나 '360도 다면 평가' 평가 제도를 개선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런 평가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알려주고 서로 도와주는 문화가 된다면, 저런 평가 같은 건 필요없을 지도 몰라요. ~... 그런데 그게 너무 어려워서.. ㅡ_ㅡ;; 저도 고민스럽다보니, 위 기사가 확~ 와닿더라고요. ~ 댓글 감사합니다. : )

  • 네병 2014.02.06 20:32 신고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평가라는 것이 달갑지 않죠;
    쉬운게없어요~

    • '평가'가 참 어렵죠. 그런데 유형이든 무형이든 '평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거참... 저도 월급쟁이인데, 밑에 구성원들이랑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여기는데 ... 어려워요.. ㅎㅎ


"Entrepreneurship, by definition, is the art of creating systems that generate more value for less effort. Start-ups realize that the opportunity cost of doing mundane tasks adds up quickly, preventing them from doing the high-impact work they have set out to do." 

- Shane Snow(Co-founder of LinkedIn)

(창업가정신이란, 정의하자면, 보다 적은 노력은 보다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창조하는 기술이다. 스타트업들은 일상적인 업무들을 하는 기회 비용을 빨리 계산하고, 그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영향력이 높은 업무들을 수행하는 것과 일상적인 업무를 분리하여 수행해야 한다.)



LinkedIn의 쉐인 스노우의 말을 인용하면서 Fast Company의 Drake Baker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5가지 스타트업 습관'을 제시했다. 


1) Outsource the Lame Stuff 

: 하지 못하는 업무는 아웃소싱하라. 


2) Carve out uninterrupted time 

: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라. 


3) Instead of planning, do them

: 기획하기보다는 그것들을 해라


4) Tailor your meeting

: 회의를 관리해라. (tailor를 '관리해라'로 번역하는 게 마음에 들진 않지만) 


5) Always take the networking meeting

:  항상 네트워킹 미팅을 가져라 



2013년을 돌이켜보면, 2번, 3번, 5번을 하지 못했다. 특히 5번은 여러모로 아쉽기만 하다. 고객사 영업 미팅만 다녔지, 기존 인맥 관리도, 새로운 만남을 위한 모임에도 소홀했다. 


Drake Baker가 제시하는 5가지 습관은 정말 기본적인 것이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도 늘 기본적인 것만 강조하게 된다. 늘 교과서를 읽고 외워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원문: Borrow these 5 smart startup habits to maximize your produc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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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병 2014.01.01 19:45 신고

    새겨야할 말들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겨야할 말은 참 많은데, 움직이지 않는 스스로를 반성해야겠지요. 올해는 움직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감사합니다.


사업 전략이나 아이디어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의 모든 것들은 기업 내 '사람'에게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짐 콜린스의 의견 대로, '적합한 인재'를 찾고 '적합한 인재'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사업 계획이나 전략에 소홀해졌고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건 필요없어'라는 생각까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사람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실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은 참 어렵고 그 노력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출혈도 감당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노력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경쟁력 = 사람"이지만, "사람"에 대한 노력만으로 회사는 성장할 수 없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전략이다. Rita Runther McGrath의 책,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ow to Keep Your Strategy Moving as Fast Your Business>>에서는 "경쟁 우위란 참 덧없고, 그러니 지속적인 혁신(continuous innovation)은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종한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바로 정말로 중요한 차별성이라는 것도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이다. 모든 경쟁 우위는, 또 그 조건들은 궁극적으로는 변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필요성이다. 어떤 조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 그래서 그 조직이 5년, 10년 후에도 중요하게 남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가 전략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기업, 시장 수요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목격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또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정말 중요한 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통했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 지속적으로 남아 있기 위한 전략이 필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바로 리더십의 문제다.  



"따라서 전략이란 어떤 분석을 통해서 곧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리더가 제시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전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조직에 퍼져 가야 한다." 



최근까지 나는 구성원에 대한 관심(HR)과 전략을 연결짓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전략과 사람은 하나의 문제이고, 리더십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기업 문화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늘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내가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가정하고 움직였지만, 생각만으로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를 해야 하고, 그 누군가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했으니 말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 걸음은 느리고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는 아래의 질문을 던졌다. 참 학자다운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실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를 향해 던지고 있을 때야 비로소 기업도, 기업의 구성원도 성장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다고 여긴다. 



"오늘 우리 회사가 문을 닫는다면 어떤 차이가 누구에게 일어날까? 어떤 고객에게 우리 회사가 중요했을까? 이런 것도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델이 망하면 누가 슬퍼할까? 누가 이에 대해 상관을 할까? 어떤 고객들이 델이 사라진다면 슬퍼할까? 마찬가지로 어떤 고객들이 여러분의 기업에 대해서 생각할까?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글 -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해야 하나?" 전략가는 의미, 본질을 담당하는 사람 

http://www.dongabiz.com/Business/Strategy/article_content.php?atno=12031019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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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긴지 10개월이 지났다. 회사를 옮겨도 내 고민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전 회사는 웹서비스 회사라 다소 반복적이었다면, 이번 회사는 에이전시인지라 좀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할까. 그런데 전 회사나 이번 회사에서의 내 고민은 역시 '리더십'과 '사람'으로 모아졌다. 이건 모든 회사의, 모든 관리자의, 경영진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의 최대 고민은 '사람'이다. 에이전시 특성 상 좋은 사람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사람을 채용하길 원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비슷한 급여를 맞춰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업무은 고되기 일쑤이니, 좋은 사람이 지원하는 경우도 드물고 좋은 사람이 와서 오래 있는 경우도 드물다. 고된 업무를 거치고 난 뒤 좋은 사람은 더 좋은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늘 사람이 고민이다.  


다행히 영업 상황이 나쁘지 않아서 계속 직원 채용 공고를 내고 있긴 하지만, 쉽지 않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웹/인터넷 관련 인력'의 스펙이 무척 좋았고 지원자들도 많았다. 대형 SI나 포털 사이트는 여전히 좋겠지만, 중소 벤처의 경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결국 뭔가 방향을 정하긴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이다. 그 첫 번째는 꿈 많은 신입 직원을 뽑아서 최고로 키우자,  두 번째는 탁월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한 번 들어온 친구는 계속 회사를 다니게 만들자 이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고민해보고 시도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리고 이 고민들과 관련해, 얼마 전에 읽은 'Six Components of a Great Corporate Culture' 은 기업 문화의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아래는 회사 경영진들과 고민을 나눈 슬라이드들 속에 요약한 내용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블로그에 실린 아티클을 부분 인용한 것이니, 그냥 아티클을 바로 읽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기업 문화, 만들기는 어렵지만, 한 번 만들어고 그것이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면 그만큼 강력하게 경쟁우위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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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can account for 20~30% of the differential in corporate performance when compared with ‘culturally unremarkable’ competitors” 

기업 문화는 문화적으로 평범한 경쟁 기업과 비교해 보았을 때, 기업 성과의 20~30%의 격차를 만들어낸다.

- James L.Heskett 


- Vision

Oxfam : “a just world without poverty”

A vision statement is a simple but foundational element of culture.(비전 문구는 단순하나, 문화의 근본적인 구성요소이다)


- Values

Google’s Value : “Don’t be evil”

But they are also enshrined in their “ten things we know to be true.” http://www.google.com/about/company/philosophy/ (구글의 비전은 ‘사악해지지 말자’이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우리가 있는 바 진실한 열 가지’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 Practices

If an organization professes, “people are our greatest asset,” it should also be ready to invest in people in visible ways.(만약 어떤 조직이 ‘사람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한자면, 구체적인 방식으로 사람에 대해 투자할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People

The best firms are “fanatical about recruiting new employees who are not just the most talented but also the best suited to a particular corporate culture”(최고의 기업들은 새로운 구성원을 채용할 때, 탁월하게 재능 있는 사람을 채용할 때뿐만 아니라, 그들의 특별한 기업 문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채용했을 때에도 열광적이었다.)


- Narrative

Any organization has a unique history - a unique story. And the ability to unearth that history and craft it into a narrative is a core element of culture creation.(어떤 조직이든지 그들만의 역사 -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 이야기에 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 능력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 Place

…, but on clear answer is that place shapes culture. 

Place - whether geography, architecture, or aesthetic design - impacts the values and behaviors of people in a workplace. (장소(환경)는 작업환경에서의 사람의 가치나 태도에 영향을 끼친다)






의자를 뒤로 돌려 창 밖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보기엔 근사해보여도, 요즘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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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아 2013.08.08 15:11 신고

    와.. 정말 공감 100% 아니 200%!
    꿈 많은 신입 사원, 그리고 조직 고유의 기업문화 창조.
    이 두 가지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싶어요..!


랜드연구소의 기업경영 리포트 The Four Pillars of High Performance 
폴 라이트(지음), 이진원(옮김), 비즈니스북스, 2005 



정신없이 흘러간 2월이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고객 요청들이 있었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밤 늦게 퇴근하기가 일쑤였고 집에 들어올 때쯤이면 녹초가 되어 이부자리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이 책을 틈틈히 다 읽었다는 것이 대견해보일 정도니 말이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경영management에 대한 여러 성과물들과 연구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씌여진 이 책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고성과를 내기 위해 골몰하는 기업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겠다. 많은 기업들은 고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고성과의 비밀을 파헤친 무수한 비즈니스 서적들이 쌓여있지만, 기업의 노력은 현실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고, 책은 책일 뿐이다. 고성과를 내기 위한 방정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랜드연구소에서는 기업의 고성과 달성에 대한, 적어도 아래 열 가지 정도의 교훈은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고성과 달성에 대한 열 가지 교훈
1. 나쁜 성과가 항상 우발적인 것은 아니다.
2. 고성과가 항상 질서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3. 고성과가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4. 고성과는 위계질서와는 관련이 없다.
5. 고성과는 카리스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6. 고성과는 최소한의 생존력을 필요로 한다.
7. 고성과는 최소한의 경쟁을 필요로 한다.
8. 고성과는 정보를 통해 이루어진다.
9. 고성과는 권한 이임을 통해 달성된다.
10. 고성과는 사명으로 시작해 사명으로 끝난다. 
- 123쪽 


이 교훈들이 흥미로웠던 것은, 위 교훈들의 일부를 조합하면, 무질서하고 효율적이지 않고 위계질서도 무시되고 카리스마가 없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도 고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표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질서, 효율성, 위계질서(수평적이거나 수직적이거나), 카리스마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많은 책들이 언급하지만, 저자와 랜드연구소에서는 그 항목들은 고성과 달성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의 생존력, 최소한의 경쟁, 정보의 전달, 권한 이임, 그리고 강력한 사명Mission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고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견고한 기업robust organization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기업들의 특징을 4가지로 정리했다.   


- 견고한 기업은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한다.
- 견고한 기업은 몸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 견고한 기업은 통념에 도전한다.
- 견고한 기업은 사명mission에 집중한다. 
(21쪽) 
 

이런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지침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을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로 채웠다. 


변화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랜드연구소가 제시한 여섯 단계는 1)긴박감을 조성하고, 2)성공을 가로 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며, 3)인재를 고용하고, 4)내부 추진력을 마련하며, 5)변화의 효과를 입증하고, 6)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다. (22쪽) 



랜드연구소의 기업경영 리포트 - 10점
폴 라이트 지음, 이진원 옮김/비즈니스북스




한 번 잡고 읽기 시작하니, 손에서 떼기 어려울 정도로 내가 거쳐간 조직에 대한 반성, 내가 관리자로서, 리더로서 소중하게 여기는 덕목에 대한 강조,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지적까지, 근래에 읽은 그 어떤 비즈니스 책보다 좋았다. 2005년도에 번역, 출간되었으나, 많이 읽히진 않은 듯하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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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적었던 메모들이다. 


"1986년 무렵까지 우리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깨달았다. 우리는 똑같은 훈련 교본을 갖고 훈련을 거듭했다. 우리는 구소련 군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 그들의 행선지를 훤히 꿰고 있었고, 전투 시작 5일 내에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간파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고, 계속해서 연습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대비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 프랭크 캠Frank Camm의 미국 군사 계획에 대한 언급 (63쪽) 

  
얼마 전 읽었던 마이클 래이너의 <<위대한 전략의 함정>>에서도 불확실성uncertainty에 대한 대응이 주된 내용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 예측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다. 


"예측은 필연적으로 위험한 사업이다. 뉴욕 양키즈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Yogi Berra의 말을 빌리자면, 예측, 그것도 특히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찰스 울프Charles Wolf (223쪽) 


연말이면 거의 모든 기업에서 작성하여 발표하는 내년도 사업 계획은 실은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발생하지도 않을 가정이나 예측을 바탕으로 작성된 사업 계획은 실제 그 시점에 가서는 폐기해야 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 사업계획을 개인이나 조직의 성과와 결부짓곤 한다)


어떤 미래들은 다른 미래들보다 좀더 실현될 법할 수 있을지 몰라도 랜드 연구원들은 기업이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을 권고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전처럼 '예측한 다음에 행동하라predict-then-act'는 식의 행동 모델을 버리고, 다양한 가능성이 담긴 전망에 두루 유효한 전략들을 짜는 '탐구한 다음에 적응하라explore-then-adapt'는 식의 접근 방법을 취할 것을 장려하는 것이다. (223쪽) 


랜드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적응성을 강조한다. 다양한 미래들 속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고민한다. 

적응성은 혁신과는 다르다. 적응성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전략과 전술을 빠르게 적응시키는 능력이다. (189쪽)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방법
- 미래의 전망을 탐구하라
- 뜻밖의 사태를 예상하라
- 가정에 도전하라
- 후회를 줄여라.
- 결과에 집중하라. 
(223쪽)


이 책에서도 적극적인 권한 위임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그러나 권한은 위임하되, 책임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관리나 리더십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지휘 개념command concept - 미래의 참여를 염두에 둔 비전a vision of a prospective engagement 
(312쪽) 


지휘란, 미래의 참여를 염두에 둔 비전이라는 정의는 매우 흥미롭고 시사적이다. 미래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휘 개념을 정의 내리는 것이다. 


좋은 리더십은 곧 채용, 동기 부여, 고급 노동력의 유지, 그리고 위험 감수를 장려하고, 높은 수준의 자율적 의사 결정을 허락하며, 각 개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재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건강한 근무 환경 창출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정직과 신뢰는 필수적이다. (105쪽) 


그리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간결해져야 된다고 말하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래와 같이 언급한다. 


간결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
- 채용 기준을 미래 지향적으로 만들어라.
- 민첩성을 키우도록 훈련시켜라
- 가능한 것보다 약간 더 어려운 목표를 정해라.
- 행동에 권한을 부여하라.
- '린 사고'를 도입하라 
(255쪽) 


저자는 의사소통이나 막힘 없는 정보의 흐름을 강조한다. 비전이나 사명의 공유, 그리고 혁신을 향한 정보의 공유는 매우 중요하다. 


"업무 계약이나 자금 조달 축소에 따른 위험 등과 같은 외부적인 기폭제가 있는 곳에서 매우 확실한 변화 동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외부의 위협이 없는 곳에서도 능력 있는 리더들은 여전히 급진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변화의 합리적 이유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258쪽) 

 
"우리는 변화와 관련해서 수도 없이 많은 의사소통만큼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얘기를 누차 들었다. 메시지는 반복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 이유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정보를 가공하고 정보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모든 이용 가능한 포럼을 활용해 변화의 완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355쪽)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위에서 아래로 향하던, 아래에서 위로 향하던, 기본적 조건 - 정직과 신뢰, 그리고 비전과 사명의 공유 - 안에서는 버릴 수 없는 미덕일 것이다. 메리어트의 사례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매리어트는 또한 내부 웹사이트와 모든 호텔의 직원들에게 발송되는 <메리어트 월드 매거진Marriot World Magazine>을 통해 혁신을 전파했다. (169쪽) 


그렇다면 견고한 기업에게 요청되는 인재란 어떤 모습일까?


성공적인 전문가의 열 아홉 가지 특성들을 정리해 보라는 요청을 받은 경영자들은 문제 해결과 분석 능력과 같은 일반적인 인식 능력을 첫 번째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대인 관계,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주장에 대한 너그러움, 적응성, 인성과 자립성 및 의존성과 같은 개인적 특징, 혁신과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 경쟁력과 추진력, 다양한 문화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꼽았다. 영어 문서 작성 능력과 구술 능력은 맨 마지막이었고, 그 바로 위에는 국제 관행에 대한 지식과 행정 훈련, 그리고 경험이 있었다. (260쪽)


그리고 견고한 기업이 되기 위한 변화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견고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 성과 개선을 위한 2단계 공정이 필요하다. 첫째, 기업은 어떤 종류의 변화가 기업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는 특징을 가장 크게 강화시킬 수 있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둘째, 기업은 변화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338쪽)



성공적인 프로그램 관리를 위한 아홉 가지 기준
1. 명확하고 효율적인 지휘계통이 수립되었는가?
2. 커뮤니케이션이 장려되는가?
3. 비용, 일정, 변화 관리 방법이 활용되는가?
4. 위험 관리 프로세스가 활용되는가?
5. 업무에 대한 요구 사항이 명확하고 건전한가?
6. 비용 추산이 명확하고 합리적인가?
7. 보상 제도는 분명하고 적절한가?
8. 자금이 충분하고 안정적으로 조달되며 감독과 지원 체계가 확립되어 있는가?
9. 신뢰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관리팀이 선별되었고, 팀의 규모가 적당한가? 
(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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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옮긴다. 어차피 조금 지나면 잊혀질 듯한 단상이지만, 고민 많은 요즘 조금의 정리를 위해서 블로그에 저장해둔다. 



지치면 꿈 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번의 잠, 한 번의 꿈꾸기만 허용될 뿐이다. 
꿈 꾸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죽음과 가까워져 있음을, 마치 햄릿의 대사처럼. To die, to sleep - to sleep, perchance to dream.. 결국 죽음, 잠, 꿈이 뒤엉킨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지치는 건 다반사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단거리 주자가 성공하는 법은 없다. 성공적인 단거리 주자에서 성공적인 장거리 주자가 되던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단거리 주자라고 해서 성공적인 장거리 주자가 되지 못하는 법도 없다. 어떻게 성공적으로 장거리 완주를 하고, 또 할 것인가가 요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장거리를 채 완주하기도 전에 지치고, 지치면 꿈 꾸기 마련이다. 그것은 장거리를 완주하는 꿈. 그러나 그 꿈은 현실과는 너무 멀리 있고,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행운. 비현실적인 행운. 또는 기적적인 행운으로 성공에 이른 스토리의 위안 등으로 꿈은 채워지고 현실적인 가능성은 뒤로 밀려난다. 

지금 지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런 꿈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달릴 수 있는 체력,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 그리고 최적의 달리기를 위한 호흡법, 주법(走法), 주위의 격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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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을 혼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마커스 버킹엄과 커트 코프만이 쓴 ‘유능한 관리자First, Break All The Rules’(한근태 옮김, 21세기북스)에서 예로 드는 유능한 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조직 관리에서 첫 번째 원칙이다. 그런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원칙은 애매하기만 하다. 관리자가 되어 부하 직원의 업무 처리를 보면, 지적해야 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어느 경우에는 혼을 내기도 해야 하고 심하게 화를 내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버킹엄과 코프만이 지적하는 바는 사람은 변하지 않으니, 상사나 관리자가 그 부하직원에 맞추어서 혼을 내기도 하고, 비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부하 직원 혼내기’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아주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한 번은 부하 직원을 크게 혼을 낸 적이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 따끔하게 혼을 내었다고 여기고 있던 순간, 그 직원은 큰 소리를 내며 사무실 밖으로 나갔고, 사무실 분위기는 갑자기 가라앉고, 나는 졸지에 무능한 관리자에, 성격까지 나쁜 상사가 되었다. 그 때 이후부터랄까. 나는 마치 콤플렉스처럼 부하 직원에게 화를 내는 건 정말 어려운 종류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참 지난 후, 이 글을 쓰며 다시 한 번 부하 직원을 혼 낸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본다.  



당신은 좋은 상사인가?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격언이 있다. 어디에서부터 유래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술자리가 많은 한국 사회에서 연장자가 되면 이야기는 많이 하지 말고 술을 사면서 아랫 사람,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귀 담아 듣는 것. 경청. 이것은 좋은 상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것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인내심을 요구받기도 한다. 왜냐면 상사인 당신은 이미 경험한 업무의 어떤 일거나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이 때 당신은 부하 직원의 말을 끊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부하 직원의 말을 끊고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 욕구를 참고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듣는 것. 당신이 좋은 상사가 되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될 것이다. 


그런데 좋은 상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당신은 어느 날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귀담아 들을 수 있을까? 천만에. 어제까지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자르기만 했던 당신에게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제 부하 직원들 중 그 누구도 당신에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듣기 위해선 무언가를 떠드는 누군가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니 당신은 먼저 부하 직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한다. 


회사에서 끊임없이 공식적인 자리가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공식적인 교류가 이루어진다. 이 자리는 확실히 위계적이다. 그러니 경청을 위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부하직원이 꺼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먼저 비공식적인 자리를 자주 가져야 한다. 부하 직원과 자주 점심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며, 퇴근 후에도 간단한 술자리를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 먼저 부하 직원에게 좋은 상사로서의 개인적인 애정을 표시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쌓여 당신과 부하 직원 사이에 신뢰감이 싹 틀 수 있다. 



Desert Leader
Desert Leader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부하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는가? 



현대 경영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런 표현을 곧잘 하곤 했다. ‘Do the thing rightly and Do the right thing' 즉 업무를 올바르게 처리하는가, 그리고 올바른 업무를 하는 것. 그렇다면 당신은?


매일 지각을 하면서 지각을 하는 부하직원을 절대로 혼낼 수 없다. 그러니 상사인 당신이 먼저 지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즉 부하 직원에게 혼을 내기 위해선 혼을 내기 위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야 한다. 상사로서, 관리자로서 부하 직원에게 ‘코칭’을 하기 위해선 먼저 코치가 되어야 하고, 멘토링을 하기 위해선 먼저 멘토가 되어야 한다. 


혼내기 위해 당신은 먼저 당신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스스로 업무 역량을 다지고 업무에 있어 기준이 될 만한 가치관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당신이 관리자로 있는 부서에 업무 역량이 탁월한 부하 직원이 새로 들어왔다고 치자. 그 직원은 모든 부문에서 당신의 업무 역량을 뛰어넘었다. 그렇다면 혼을 내지 못한 걸까? 


‘자동차 업계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밥 루츠는 ‘빈 카운터스Car Guys Vs. Bean Counters’(홍대운 옮김, 비즈니스북스)라는 책을 통해 자신이 있었던 해병대 예비군 비행대대에서 새로 부임한 지휘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부분이 UC 버클리, 스탠포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비행대대 장교들을 지휘하기 위해 부임한 이는 말단 소방관으로,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며,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여 장교로 임관한 이였다. 


부하 사관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신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그렇지만 여러분이 나라는 사람은 존경하지 않더라도 내가 입고 있는 이 제복과 계급은 존중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비행대대를 이끌어 가는 것은 내가 아니라 여러분입니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고졸 출신의 퇴역 장교의 솔직함 위로 군대의 기본과 원칙, 그리고 주인의식을 강조하는 그의 비행대대는 1년 후 최고의 부대로 선정되었다. 


밥 루츠가 우리에게 이야기해준 일화에 근거하자면, 부하 직원을 혼을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관리자의 솔직함, 업무 수행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태도, 그리고 조직(회사)를 위한 공동체 의식이 될 것이다. 



Wooden ship on the Rupsa River (Bangladesh)
Wooden ship on the Rupsa River (Bangladesh) by joiseyshowaa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부하 직원을 효율적으로 혼내는 네 가지 원칙 



부하 직원을 막무가내로 혼을 낼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종종 관리자들은 그런 실수를 하곤 한다. 부하직원의 사소한 실수에 큰 소리로 화를 낸다든가, 서투른 감정적인 대응으로 부하직원과의 관계를 해치기도 한다. 그러니 혼을 내는 데에도 적절한 방법이 있고, 자기 스타일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할 것이다. 


먼저 많은 이들이 권하는 첫 번째 원칙은 둘 만의 공간에서 혼을 내고 질책하라는 것이다. 1 대 1로 이야기하면서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다 보고 듣는 공간에서의 질책은 도리어 해당 직원을 창피하게 만들고 심할 경우에는 모욕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 업무에 초점을 맞추어 혼을 내어야 한다. 회사란 업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두루뭉술하게 부하 직원의 성격에서 기인한 모자란 점을 대놓고 지적하곤 한다. 이러한 지적은 도리어 부하 직원의 반감을 불러오고 실제 업무 수행의 부족한 점을 개선시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업무 수행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하고 그것을 개선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비판은 짧게 하자. 많은 이들이 부하직원을 질책하는 시간으로 10분을 넘기지 않도록 조언하곤 한다. 10분을 넘어간다면, 그건 비판이 아니라 불필요한 잔소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혼을 내는 와중에도 당신의 눈과 귀는 부하 직원을 향해 열려있어야 한다. 부하 직원을 혼내는 이유는 부하 직원의 성장을 위해서이지, 상사의 불만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평소의 목소리 그대로 혼을 내어야 한다. 감정적인 태도는 감정적인 대응을 부를 뿐이다. 그러니 혼을 낼 때는 평소의 목소리로, 딱딱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상사가 된다는 것, 관리자가 된다는 것, 그건 리더가 된다거나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상사가 되고 관리자가 된다는 건 부하 직원의 업무 처리에 대해서 공동의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하고 장기적으로 부하 직원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먼저 좋은 상사, 유능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부하 직원과의 신뢰가 쌓인 후에 따끔하게 혼을 낼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부하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이 글은 북릿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booklet-app.tistory.com/notice/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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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를 잘 알지 못한다. 뭔가 있어 보이게 할 때, 자주 이용된다는 생각도 있고, 당연한 이야기를 굳이 사자성어에 빗대어 설명해야 하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오늘 네이트온 닉에 이렇게 적었다. 


'易地思之 & 反面敎師'. 


참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할 일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타인도 원하고, 내가 싫은 것은 타인도 싫어한다. 하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입장에서 서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모든 일의 기본이고, 오래 가는 방법이다. 기업은 고객의 입장에 서봐야 하고 리더는 구성원의 입장에서 서봐야 한다. 이것이 역지사지(易地思之)다. 그런데도 안 되면, 그 다음은 반성해야 된다. 


반면교사(反面敎師)는 그렇게 시작된다. 자신의 노력이 헛되이 끝날 때는 자신의 노력 방식이 잘못되었으니, 타인의 허물을 보면서 반성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긴 하나,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나이 들어간다는 건 그런 것이고, 위치가 올라간다는 것도 그런 것이다.


몇 주 간 이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그러다가 7월 9일 페이스북에 위 내용을 적었다. 결국 모든 것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개의 원고가 마감기한을 어긴 채 밀려 있었는데, 다행히 마감을 연기해주었다. 이제 시간을 잡고 쓸 일만 남았다. 그리고 업무 인수 인계와 마무리, 새로운 업무에 대한 이해와 준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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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관리자 - 10점
마커스 버킹엄 외 지음, 한근태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 (First, Break All The Rules)

마커스 버킹업, 커트 코프만(지음), 한근태(옮김), 21세기북스, 2006년 초판(2011년 5쇄)



이 책도 참 오래 읽었다. 작년에 펼친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최근에서야 완독했다. 중간 정도 읽다가 업무가 많아져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잠시 덮어두었는데, 그게 몇 달을 된 것이다. 


몇 해 전부터 경영 관련 책들 중에서도 손이 가는 것들은 조직 관리나 리더십 부분이다. 맡고 있는 업무 탓에, 사업 전략이나 마케팅 서적에 손이 갈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도리어 알다가도 모를 사람 관계 탓에 HR 관련 책들을 자주 읽게 된다. 


이 책은 리더십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책이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서 약 10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물을 모아 낸 책이다. 그리고 이렇게 출간된 책의 원제는 ‘먼저 모든 규칙들을 부셔라’(First, Break All The Rules)이다. 


‘모든 직원들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직원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의 단점을 교정하는 것이다. 너희가 대접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하면 편애한다는 비난을 모면할 수 있다’는 전통적 관념을 부셔라고 주문하는 책이다. 왜냐면 유능한 관리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 그 사람에게서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고 여긴다. 전통적인 관념에 따르자면, 



- 직원선발: 경력, 지능, 판단력을 근거로 선발한다.

- 기대치 설정: 적절한 단계를 규정해 준다.

- 동기 유발: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자기계발: 교육과 승진을 도와준다.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수하게 실패하는 방법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 유능한 관리자는 이렇게 접근한다. 



- 직원을 선발할 때는 (단순히 경력, 지능, 판단력이 아니라) ‘재능’을 보고 결정한다.

- 기대치를 설정할 때는 (적절한 단계가 아니라) 적절한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 동기를 부여할 때는 (취약점이 아니라)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승진 준비가 아니라)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특히 유능한 관리자에게는, 위에서 언급된 ‘재능’은 천재적인 어떤 능력이라기 보다는, ‘생산적인 사고, 감정 또는 행동의 반복적 양식’으로 이해된다. 가령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는 웨이터의 능력, 간호사의 상냥한 태도, 판매원의 설득력 있는 말씨, 관리자의 개별화능력 등은 모두 재능에 속한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유능한 관리자가 된다는 보장을 못하겠지만, 적어도 전통적인 관념 하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에서는 조직 관리는 ‘군대가 최고’라는 생각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실은 하는 일의 종류나 모인 사람들의 성향을 따져 그 조직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조직에 속한 직장인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꽤 흥미진진하기도 하다(후반부에는 다소 느슨해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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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해놓은 아티클 하나를 읽었다. 포스코 사내전문코치인 앙정훈의 글로,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렸던 케이스스터디이다. 

'직원 기대 관리(Employee Expectation Management)'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중간 관리자로서 저런 단어를 보면, 솔직히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왜냐면 중간 관리자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하고, 대체로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이다.

이 글은 포스코의 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씌여졌다. 그리고 아래는 하나의 일화. 


1968년 포철이 1기 공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쓸 때 세계은행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자페는 한국의 융자 신청을 거절하고 브라질의 제철소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세계은행에 권고했다. 그리고 약 20년 후인 1986년 자페는 박태준과의 대화에서 "그 때 나는 틀리지 않았다. 종합제철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고려해야 할 내수규모, 기술수준, 원자재 공급 가능성, 기업과 신용 위험, 시장성 등 여러 가지 용인들을 분석했을 때 내 판단을 틀리지 않았다. 단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박태준 당신 하나 뿐이다."라고 인정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마음의 연대를 고민하라.", 양정훈.동아비즈니스니리뷰. 2012년 102호



조직이 수평화되고 의사결정구조가 간단해지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리더십의 필요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도리어 리더십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더구나 CEO 리더십. 


이 글에는 포스코에서의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직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만족할 수 있겠금 리더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가령, '한 발 앞서 읽어내고 움직여라', '솔선수범이 제일이다'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너무 익숙한 문장이지만, 실은 이게 얼마나 어려운 지는 경험해 본 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메모했다. 


오전 아홉시삼십칠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의 고요하고 축축했던 대기가 순식간에 도시 사람들의 부산스럽고 경박스러운, 하지만 삶에 대한 열정, 혹은 끌려다니지만 포기하지 않으려는 신념에 찬 동작들로, 그리고 4월 태양과 지구 사이를 오가는 햇빛으로 인해 봄 특유의 온화함으로 갈아입는 시간, 문득, 아직 내가 가야할 길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이라든지, 문제 해결 능력이라든지... (4월 5일)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짧은 글이었지만, 이 글은 리더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글이었다. 아마 조만간 한국의 기업인들이라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출판사 관계자라면, 다른 나라의 CEO 케이스 스터디는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이를 모아서 한 번 펴내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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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몇 달 전에 시작되었고 아직 끝나지 않은 글의 일부다. 그 사이 세상은 꽤 변했고 ... 하지만 쓴 글이니.. 끝까지 다 쓰고 올릴 계획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서두부터 올리고 글이 씌여지는 대로 업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2011년을 되돌아보며



01. 풍경으로서의 정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한미FTA를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난 뒤, 그 누구도 그 행위에 대한 반성 표명 없이 스스로 일신하겠다며,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하고 있다. ‘비대위’라는 상징적 기구를 통해 일신의 모양새를 만든 후, 친이계와 현 MB정부를 압박하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지만, 이건 그저 풍경일 뿐이다.

풍경은 소통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드러낼 뿐이며, 보는 이들을 향해 풍경 속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보는 이들의 자리로 와서 이야기하는 법은 없다. 언제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풍경의 일부가 되기를 강요한다. 그건 즉물적 세계다. 인상주의적 세계다. 공감적 세계가 아니다.


귀스타브 카유보트,
 '파리거리, 어느
비오는 날', 1876~1877 
캔버스에 유채, 212.2*276.2cm, 시카고 미술관 
 



지난 몇 년 동안 MB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세계가 바로 이런 즉물적 풍경이었고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 리그 속에선 평범한 농부 옷차림으로 논두렁 사잇길로 자전거를 타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타자의 세계를 넘어서 미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해되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세계였고, 대통령 당선자체부터가 아주 우연적인, 심지어 한국 현대사에선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던 셈이다. 왜냐면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사라진 최초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건 마치 질병 같은 것이다. 순결한 어떤 풍경 속으로 들어온 바이러스였다. 대통령이 되면 말을 아끼고 지시만 내려야 되는데, ‘대통령 못해 겠먹다’고 하지 않나, 자신을 지지해준 정당의 국회의원들로부터 탄핵소추를 받는가 하면, 심지어 진보언론으로부터 무시당하던 대통령이었다. 낯선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였다.

정치적 리더십의 세계에 전혀 다른 사람이 등장했고, 평범한 우리들은 가까이 갈 수 없는 넓은 호수 위에 한 점 기름이 그 세력을 넓혀가는 꼴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 호수에 속했던 자들과 그 호수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자들은 이제 머지 않아 순결하기만 했던 특권적 한국 정치의 호수에 아무나 발을 담글 수 있겠구나 하는 염려가 퍼져나갔고 결국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최초가 탄핵이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되었고 그가 사라진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의 여성학자 뤼스 이리가라이Luce Irigaray는 『너, 나, 우리』를 통해, 여성의 육체를 높이 평가하며 여성성이란 정체 불명의 타자를 받아들이고 그 타자를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 이 세상 밖으로 창조해내는 신비라고 말한다. 이렇게 여성성은 타자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체계이며,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되는 가치가 된다.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배타 지향적 세계라면 반-풍경으로서의 정치는 이타 지향적 세계가 된다. 실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정권이 바뀌고 어느 곳에서는 열광적 지지가 이어지고 여러 저널에서의 여론 조사의 지지율이 계속 높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풍경으로서의 정치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도구 밖에 없는 세계에선 그 도구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기 위해선 우리에게 비교 대상, 즉 옳은 것이 있어야 했지만, 그것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비교대상이 생기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우리에겐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와도 같이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풍경에 익숙해진다는 건 공포스러운 일이다

이 짧은 글은 작년 한 해를 뒤돌아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혹자에게 이 글 서두의 정치 이야기가 낯설지 모르겠지만, 최근 읽은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의 『권력의 지배(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은 나로 하여금 바람직한 의미의 권력Power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실은 나는 권력 지향적이지 않다(그래서 혹자들이 보기엔 둔해 보이고 비현실적이거나 마냥 희생적인 케릭터로 보이게 할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반-권력적이다. 수직적인 질서를 싫어하고 수평적이길 원한다. 사각형 회의 테이블을 싫어하고 원형 테이블을 좋아한다. 하지만 전략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구조 속에선 생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들조차도 논리적 접근, 혹은 옭은 제안이 거절되기 일쑤인 현실 세계에서 권력이란 옳고 바람직한 실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어떤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권력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당연히 ‘인간 중심적’(Human-Centered)여야 한다. 실행 중심적이 아니라!



* 작품 설명.
인류의 지적 구조물을 버리고 순수하게 감각 지각으로 받아들인 세계만 옮겨야 한다는 확신이 서자, 외부세계의 모든 것들이 작품의 대상이 되고, 또한 그 대상의 외면만으로도 어떤 세계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와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 세계란 그 중요성을 점차 상실해간다. 인상주의의 세계다. 인상주의에서는 익명성이 부각되고 도시가 본격적으로 예술 작품의 공간이 되며 삶의 순간성이 전면에 드러나게 된다. 카유보트는 도시 산책자로 거리를 거닐면서 거리의 한 순간을 캔버스에 옮긴다. 그리고 사각의 캔버스로 옮겨진 그 풍경에는 화가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지적인 편견이 개입되지 않은 채 그저 물질성만을 강조하고. 이제 외부 세계는 나와 무관한 어떤 세계이며, 나도 그 세계 속에서 익명의 어떤 개인이 된다는 것을 이 작품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 포디즘적 세계에서 한 사람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움직이듯, 인상주의적 세계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독특함이나 개성, 독자적 세계관을 상실하고 풍경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파시즘에서는 과학 기술을 통해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인상주의적 세계의 귀결인 셈이다. 그리고 풍경으로서의 정치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일반 서민의 풍경이 바로 인상주의적 세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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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용하던 이글루스 블로그를 다시 살펴보다, 아래의 인용글을 다시 여기에서 올린다. 2005년 2월에 올렸으니, 포보스 코리아에는 2005년 1월에 실렸을 것이다. 그리고 ...  

사람은 읽은 것을 금세 잊어버리고 실수했던 것들도 시간을 지나치면 다시 실수하게 된다. 그래서 외과의사 아툴 가완디는 '체크! 체크리스트'라는 책을 통해서 대다수의 실패(실수)는 알고 있는 것을 부주의하게 다루어 일어나고, 이 부주의한 실수를 막기 위해서 '체크리스트'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체크!체크리스트 소개 리뷰 http://intempus.tistory.com/1408 )

하지만 '체크리스트'만으로 가능할까? 테니스선수가 테니스를 잘 하기 위해서 매일같이 테니스 치기를 연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듯이, 직장에서의 업무 처리도 이런 식의 끊임없는 반복과 되새김질이 필요할 것이다. 노년의 피터 드러커야, 자택 거실에 앉아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편하게 말했겠지만, 자유분방한 아트홀릭(예술애호가)이면서 빡센 업무를 처리하는 중간 관리자 월급쟁이인 나에겐 아래에 적혀있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에 참으로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할 수 밖에 없으니... 

그러나 잊지 않기 위해, 실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과 되새김질은 필수다. 그래서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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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 피터 드러커와의 대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95년 전 태어났다. 이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데다 청력도 거의 잃었다. 1년 전 언론 인터뷰를 중단했지만 2004년 10월 하순 예외적으로 포브스와 회견했다. 복음주의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의 창시자인 릭 워런(Rick Warren) 목사가 권유한 덕이다. 그들의 교분은 워런이 드러커에게 자문을 구한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에 있는 드러커의 검소한 자택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지도력에 대한 드러커의 견해를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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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이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성공한 리더는 스스로에게 “내가 원하는 게 뭐지”라고 묻지 않고 “일손이 달리는 일이 뭐지”라고 묻는다. 그리고 “돋보이는 그 일들 가운데 내게 맞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라고 자문한다. 능숙하지 않은 일을 붙들고 씨름하지 않는다. 필요한 일은 반드시 실천하지만 직접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철강왕 카네기는 노년에 이런 묘비명을 준비했다. “여기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돕게 만든 한 사내가 잠들다.”

중요한 것부터 처리하라 일 처리는 뛰어나지만 우선순위를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사소한 일은 완벽하게 해치운다.

인기의 덫을 피하라 유능한 리더는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목표를 설정할 줄 안다. 그리고 ‘노’라고 말할 줄도 안다. 한 번 거부하면 끝까지 거부한다.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자신에게 “가망 없는 일을 언제 그만둘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리더에게 가장 위험한 덫은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성공이다. 주변에선 입을 모아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고 부추긴다. 그래서 한 번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그때쯤 성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라 CEO는 조직에 갇힌 몸이다. 사무실에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다가와 뭔가 부탁한다. 문을 잠가도 소용없다. 부수고 들어온다. 다른 곳에 비밀 사무실을 마련하라.

조직은 어떻게 붕괴되는가 CEO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직원들이 추측해야 할 때라면 조직은 와해된다. 직원들 추측이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CEO는 “이것이 내 관심사”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여러분의 관심사는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이것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았는데, 이유는”이라고 물어라. 직원들이 제시한 우선순위를 철저히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하라. 그리고 나서는 대화 내용과 결정 사항, 실행 시한을 메모로 건네라.

사업가에서 대기업 CEO로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해 보자. 다른 사람을 흉내 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것이 각자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확신이 서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시도하지 말라.

유능한 리더의 실수 내가 함께 일한 매우 유능했던 인재 가운데 한 사람이 2차대전 전의 독일 총리 하인리히 브뤼닝이다. 그는 핵심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재정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맡겼어야 했다. 브뤼닝은 예산문제에 많은 시간을 낭비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했다. 엄청난 실수였다.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전문가인 체하지 말라.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고 필요한 다른 일은 적임자에게 맡겨라.

카리스마는 허상이다 지난 100년을 놓고 볼 때 매우 유능한 미국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이 해리 트루먼이다. 트루먼에게는 카리스마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밑에서 일해본 사람들 모두 그를 흠모했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 ‘노’면 끝까지 ‘노’였고, 누구에겐 ‘예스’인데 다른 이에겐 ‘노’라고 말하는 법이 없었다.

(포보스 코리아 2005년 1월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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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제프리 페퍼 Jeffrey Pfeffer (지음), 배현 (옮김), 지식노마드


권력의 경영 - 10점
제프리 페퍼 지음, 배현 옮김/지식노마드



제프리 페퍼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손에 들진 않았을 것 같다. 제프리 페퍼의 명성과는 무관하게, 나는 그의 책을 거의 읽지 않았고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에 든 책이 바로 이 책, '권력의 경영'이었다. 그러나 저자도 지적하듯, '권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이 책은 순전히 제프리 페퍼가 저자였기 때문에 손이 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의 명성 그대로,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야 하는 꽤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책의 초반부터 (정치적) 권력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혈액 수혈을 통한 에이즈 감염을 예로 든다. 그리고 그 사례 - 혈액 수혈과 에이즈 감염의 연관관계, 과학적인 규명이 아닌 지리한 정치적 결정의 과정, 그 사이 약 12,000명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긴 미국이라고 다를까.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바로 정치적 권력의 차이라고 말하는 제프리 페퍼는 그래서, 왜 권력이 중요한가를 이 책을 통해 따지고 묻는다.

해당 사례를 다시 부연하자면 아래와 같다.

1981년 3월, 에이즈 감염자 혈액의, 최초로 알려진 수혈이 이루어지고 그 해 7월 역학적 증거로 볼 때 ‘게이암’으로 알려진 후천성 면역결핍증 에이즈의 혈액 전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지만, 과학적 근거와 확신은 정치력 앞에 무능하기만 했다.(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이 생각나는 구절이다)

2년 후인 1983년 1월, 돈 프랜시스(질병통제센터의 전염병 연구자)는 미국 공중 위생국의 임시 자문위원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합니까? (중략) 얼마나 많은 목숨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몇 명이나 죽어야 이걸 믿을 건지 말해보시오. 그때가 되어야 다시 회의를 열어 뭔가 시작할 수 있는 모양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1983년에도 아무런 결정이 내리지 않은 채 계속 에이즈 감염자의 혈액으로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의 어떤 그룹 사람들은 지금도 찬양하여 마지않는) 미국에서! 그리고 1984년에까지. (지금도 이와 유사한 일들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혁신과 변화에는 정치가 개입한다. 조직적 권력과 영향력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고, 목표를 관철시키는 기량이야말로 문제를 파악하는 기량만큼이나 중요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조직은 추락하고 뒤처지기 마련이다.
- 25쪽



결국 정치, 또는 (정치적) 권력의 문제였던 셈이다. 권력을 통한 강력한 실행력의 확보!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제프리 페퍼는 여러 사례를 거론하며 조직 내에서의 권력Power이 왜 중요하며 그것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목표를 관철하는 방법으로 위계적 권위를 동원하거나, 강력한 공유 비전이나 조직문화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전자의 방법으로 ‘권력’을 주목한다.


존경, 경쟁력, 지적 능력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세부적인 사항까지 수행하기 위해서는 친구나 자기편을 필요로 한다. 혼자 하기엔 무리이기 때문이다. 또 라이벌과의 권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친구가 필요하다. 자원을 발굴하여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자기편을 만드는 것 역시 필수적인 활동이다. 자기편과 자원은 중요한 권력의 원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 158쪽



여러 사례와 분석, 참고연구들을 바탕으로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를 자세하게 파헤치는 이 책은 ‘권력’에 대한 탁월한 연구서이며, '권력'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반감까지 가지고 있던 나에겐 꽤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그리고 이 책은 처세적 관점에서의 권력 탐구가 아니라 권력의 조직적이고 학술적인 측면이 더 부각된다(또는 처세적 관점을 학술적으로 풀어낸 것일 수도 있다).


나의 경험과 연구, 관찰에 의하면 조직 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특히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중요하다.
1. 에너지, 지구력, 신체적 스테미나
2. 에너지를 집중하고 노력의 낭비를 피하는 능력
3.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잃고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
4.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과 관련된 융통성
5. 필요한 때 분쟁과 대결 구도에 기꺼이 끼어들 수 있는 과감함
6. 일시적으로라도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훌륭한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거나 팀플레이어가 되어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
- 232쪽


과연 우리는 제프리 페퍼가 이야기하는 특징들을 다 갖출 수 있을 것인가?

구조적 권력을 키우는 비결은 자원, 정보, 공식적 권위 등이 풍족한 단위 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얻음과 동시에, 적수들이 구조적인 권력 기반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388쪽



그러면서 적수들을 구분하고 그들이 권력 기반을 얻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논리에 의해 설득되지만,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 그래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우쭐한 기분이 늘게 하는 언어, 상징, 의식 및 배경들을 섬세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399쪽)



하지만 이 책은 권력을 얻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가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정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대해 시선조차 주지 않으면서도 권력에 대한 암묵적인 부러움이나 동경을 경계하며, 권력을 목표를 달성하는 실행력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권력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예로 드는 권력을 통한 실행력은 레이건 대통령과 같은 경우도 포함된다.

레이건 대통령은 세금의 적으로서는 세계 챔피언이라는 자신의 타이틀을 고수하면서도 집권 기간 동안 온갖 세금 인상 법안을 제정했다 ... ... 정치인들이 그에게서 배울 점은 세금을 인상하지 않는 듯이 말함으로써 세금 인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Herbert Stein, 'Confession of a Tax Addiction', The Wall Street Journal (October 2, 1989) (404쪽에서 재인용)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실패 사례로 종종 등장하는 스티브 잡스는 정말 흥미로웠다. 애플 초창기 시절의 스티브 잡스와 픽사 시절의 스티브 잡스, 아이팟 이후의 애플에서의 스티브 잡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여기에 대해선 아마 다른 연구 서적이 나오지 않을까.  

(관련 포스트: 조직에서의 언어의 중요성: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연설 )


*

간단하게 리뷰를 적고 난 다음, 아마존에서 확인해보니, 의외의 혹평이 있었다. 한국에서의 온라인 리뷰 평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문화적인 차이일까? 하긴 한국은 (내가 보기에 너무나도) 형편없는 책에도 좋은 평점이 매겨져 있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보는 터라 ...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s


낮은 평점의 이유들 중 언급해볼 만한 의견은 아래와 같다.

1. 너무 학구적이어서 실제 적용하기 어렵다.(나는 이것을 높게 평가했는데..)
2. 몇 개의 사례들로 전체를 설명하고 있다(책을 읽어보면 실제로 몇 개의 사례들이 반복되어 나온다). 
3. 직장 생활 5년 이상 해보면 다 아는 사실을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다.(미국적 상황일까, 아니면 리뷰어의 개인적 상황일까? ... 하긴 5년 정도 해보면 다 아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

몇 개의 낮은 평점을 매긴 리뷰가 있었고 대다수는 높은 평점이었다.

나는 이 책의 평점을 줄 수 있을 만큼 주었을 정도로 무척 좋았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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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페퍼의 <<권력의 경영>>(지식노마드, 2008)를 다 읽었다. 이 책에서 제프리 페퍼는, 사람들이 직접 드러내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주제 ‘권력Power’에 대해 흥미로운 시각과 통찰을 선사한다. 나 또한 '권력'이나 '정치'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에게 소중한 독서 경험을 주었다. 

권력의 경영
제프리 페퍼 저/배현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따로 올리기로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예로 등장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애플Apple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며칠 전 나는 페이스북 담벼락에 이렇게 적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1992년도에 출판된 제프리 페퍼의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자주 사례로 등장하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 1980년대 잡스의 창의성과 리더십은 제대로 먹히지 못했다. 그런데 2000년대 그의 창의성과 리더십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약 20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말 그렇다. 그 사이 세상이 변했고 사람들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잡스가 변한 것일까. 누군가가 여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스티브 잡스에 대한 매니아적 일방적 찬사가 아니라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자주 존 스컬리John Scully와의 권력 게임에서 패배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내용이 전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사례를 한 번 옮겨볼까 한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아래 사례는 그의 연설 스타일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 책의 15장 ‘상징적 행위: 언어, 행사, 배경’에서 스티브 잡스가 가지는 탁월함을 보여주는 한 예가 있어, 인용하고자 한다.


그 무렵, 미 대륙 저편의 회사에서도 언어의 중요성과 위력을 보여주었다. 1983년의 가을은 애플컴퓨터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그해 9월 마지막 주 <비즈니스 위크> 커버스토리는 IBM을 퍼스널 컴퓨터 전쟁의 승자로 선포했다. 애플 III는 실패했고, 리사는 잘 나가지 않았으며, 심지어 애플II도 판매량이 떨어졌다. IBM이 피넛을 - 나중에 피시주니어로 이름이 바뀐다 - 출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영업 조직은 걱정에 휩싸였고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더욱이 컴퓨터 판매에서는 “예측이 그대로 들어맞기 마련인데, 이는 신뢰 상실이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판매 감소가 더 큰 손실로 이어지며, 더 큰 손실은 신뢰 하락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순환이 사업 전반을 하수구로 물이 흘러 내려가듯 만들기” 때문이다. 가을 영업 총회에서는 영업 조직과 독립 배급업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잡스와 머레이는 건물 바깥쪽 복도에 엎드린 채 잡스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 매킨토시는 전자를 엄격한 논리 법칙에 따라 조작하도록 설계된 실리콘과 철의 인공적 결합물이다. 그것의 호소력은 논리를 초월했고, 잡스의 강렬한 연설도 마찬가지였다. 잡스는 이렇게 설파했다. 매킨토시는 단순한 ‘생산도구’가 아니라 인간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기계이다. …… 이것은 신화적 체험이다. 당신이 그것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 당신이 거기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것은 - 오직 당신 자신의 직관 뿐이다. 또한 그것을 팔기 위해, 잡스가 할 일이란 오직 감정을 갖고 노는 것뿐이었다.


매킨토시를 소개한 1984년 1월의 연례 회의에서도 반복된 잡스의 연설은 IBM이 저지른 실수, 제로그래피 즉 건식 전자복사의 특허권을 사들이지 않은 것, 미니 컴퓨터나 퍼스널 컴퓨터 둘 중 아무 것도 진지하게 여기지 않은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다음 연설문은 퍼스널 컴퓨터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는데도, IBM이 독식하려는 야욕을 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빅 블루가 정보 시대를 통째로 지배할까요?” 잡스가 마침내 외쳤다. “조지 오웰이 결국 ‘옳다는’ 말입니까?”
“아니요!” 사람들이 소리쳤다. … … 사람들이 그러고 있던 와중에, 천장에서 거대한 스크린이 내려왔다. 60초 짜리 단편 블록버스터(유명한 ‘1984년’ 매킨토시 광고)에서 드라마가 펼쳐졌다. … … 바로 그 순간 영업 총회는 일변했다. 온갖 패배주의는 사라지고 행복감이 자리를 잡았다.


사족을 달자면, 잡스는 파란색 로고로 상징되는 IBM의 별명 ‘빅 블루’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를 한데 엮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영업 총회와 쿠퍼티노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잡스가 그토록 대가답게 사용한 상징 관리로 인해 애플의 시장 지위나 테크놀로지, 실질적인 은행 잔고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정작 변한 것은 조직이었다. 직원들, 그리고 경쟁자들과 잠재 고객들이 조직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 제프리 페퍼Jeffrery Pfeffer,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 배현 옮김, ㈜지식노마드, 2008년, pp 409 - 411



위 인용된 내용 중에 다시 인용된 부분(흰 색 박스)의 책은 아래와 같다.

- Frank Rose, West of Eden: The End of Innocence at Apple Computer (New York: Viking Penguin, 1982)



프랭크 로즈Frank Rose는  Wired의 객원편집자로, 최근 <<콘텐츠의 미래 The Art of Immersion: How the Digital Generation Is Remaking Hollywood, Madison Avenue, and the Way We Tell Stories >> (최완규 옮김, 책읽는수요일)라는 책이 번역되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 애플 컴퓨터의 '1984년' 광고 



* 아래 링크는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에 대한 아주 좋은 아티클이다. 일독을 권한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경고: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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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충돌을 빚는 전형적인 인간역학은 열악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들을 피곤하게 몰아붙인 탓에 유발되는 의사소통 단절이다(글래드웰Gladwell의 2008년 자료). 사고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유형은 사람이 빚은 실수가 연거푸 7번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가 지식이나 조종기술의 오류인 경우는 별로 없다. 팀워크와 의사소통의 오류이다.
1988년에서 1998년 사이 대한항공의 충돌사고는 항공업계 평균보다 17배나 더 많았다. 조사요원들은 한국의 사회적 상황이 조종석에 그대로 재연된 것이 근본원인임을 발견했다. 사회적으로 격이 높은 기장에게 다른 조종사들은 직설적이지 못하고 정중한 말로만 이야기했다. 결국 기장 혼자서 항공기를 조정하는 격이었다. 현대의 제트항공기들은 안전한 비행을 하려면 2~3명이 조종팀을 이뤄서 조직적으로 비행에 임해야 한다. 조종기술의 개별적인 훈련 분량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대한항공의 사고기록이 항공업계 평균수준으로 내려왔다. 에일턴Aleton(보잉Boeing의 자회사)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조종사들 간의 인간역학을 대등한 사람들의 팀으로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 찰스 펠러린, <<나사, 그들만의 방식>>(김홍식 옮김, 비즈니스맵) 42쪽-43쪽



얼마 전 읽은 아티클에서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하는 것’이라는 거스 히딩크 전 국가축구대표팀 감독의 언급을 읽고 동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개뿔 같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한국의 많은 회사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는지 아는 까닭에, 입으로 하는 것 이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그건 바로 태도의 변화다.

직급을 단순화하고 회의 문화를 바꾼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해마다 부즈앤컴퍼니(Booz & Company)에서 발표하는 글로벌혁신(Global Innovation)에 대해 조사해 발표하는데, 올해 글로벌 혁신 조사 보고서의 제목은 흥미롭게도 ‘왜 문화가 중요한가(Why Culture is Key)’였다.

그런데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 뭐 하는가? 변해야 하는 걸.

자신은 변하지 않고 남만 변하길 바라는 문화가 한국 사회 전반을 물들이고 있는 상황 - 자기가 하면 사랑이요, 남이 하면 불륜 - 에서 일개 기업 차원에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수직적 문화 속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닌 이들에게 도리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것이야 말로 도리어 이율배반이 아닐까.

하지만 대한항공의 사례에서 보듯이 ‘격의 없는 대화’는 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끄러운 축구 경기장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발이 아니라 입을 사용해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는 기업에서도, 조직에서도, 작은 팀 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기업은 공적인 의사소통 채널이 아니라 사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활발하게 조직화하여야 한다. 가령 타 부서와 함께 점심 식사 시간이나 비공식적인 사내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리더는 구성원들이 먼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 구성원은 리더의 이야기를 중간에 자르지 못하지만, 리더는 원하는 언제든 구성원의 이야기를 중간에 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수평이고 수직이고 관계없이 밀어붙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작고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창의적인 조직에서는. 그러나 이를 모든 조직으로 확대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참고)

The Global Innovation 1000 2011: Why Culture is Key
http://www.booz.com/global/home/what_we_think/featured_content/innovation_1000_2011 
- 위 사이트에 가면 부즈앤컴퍼니에서 발간한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 격의(隔意)란, 서로 터놓지 않는 속마음을 뜻하는 단어다.

- 찰스 펠러린의 '나사, 그들만의 방식'은 조직 경영, 리더십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전해줄 수 있는 책들 중의 한 권이다. 읽기에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기를 권한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리더의 유형에 대해 스스로 한 번 묻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사, 그들만의 방식
찰스 펠러린 저/김홍식 역/박기성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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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 관한 한 내가 아는 두 가지 극단적인 사례가 있다.

한 리더는 아침에 와서 모든 직원들의 책상을 닦고 사무실 청소를 한다. 그는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그것은 그들이 일을 성실히 하고 있다는 것. 그 다음은 그는 아무 것도 모른다. 직함이나 부서로 그들이 하는 일을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직원을 신뢰하고 사랑하며 그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는 그 일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만, 묻지도 간섭하지도 않는다. 마치 브라질의 샘코 같은 회사라고 할까. 그런 회사가 있고 그런 리더가 있다.

또 다른 리더가 있다. 그의 책상 위로 무수히 많은 문서들이 올라왔다가 사라진다. 그의 이메일함은 폭발 직전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철두철미함으로 사소한 것 하나하나 놓치는 법이 없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이며, 탁월하면서도 빠른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고 조정하며 지시를 내린다. 그래서 그 회사에는 탁월한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새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잊어버린다. 그리고 리더가 명령하는 대로만 따라간다. 그런데 그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이유는 탁월한 일당백의 리더를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리더가 사라졌을 때, 그 회사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실은 그 리더가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일 것이다.

술자리에서 나는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모티베이션의 역량이 필요하다. 즉 회사가 원하는 종류의 일을 직원들 스스로 찾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여기게 만드는 동기 부여의 능력이다. 그 다음은 적극적인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 권한 다음에 책임이다. 한국의 회사에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업무가 많다. 한국의 기업이 군대로부터 업무 처리를 배워서 그런 걸까. 1960 ~ 70년대 한국 최고의 조직은 군대였고 군대에서 업무 처리 능력을 배운 이들이 한국의 기업을 성장시킨 탓일까?

책임 다음은 실패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는 것이다. 이는 개인에게도 요구되며, 회사에게도, 한국 사회 전체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큰 오해를 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모습이 이 사회 전반에 투영되고 반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모이면 한국 정치를 욕하지만, 실은 사람들이 뽑은 사람들로 구성된 것이 한국 정치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이는 회사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리더십이란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맡기는 어떤 리더와 모든 것을 하나하나 관여하고 조정하고 지시하는 어떤 리더 사이의 스펙트럼일 게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해야 하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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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되는 힘, As One
머다드 바가이 & 제임스 퀴글리 외(지음), 딜로이트 컨설팅(옮김), 청림출판


창의적 개인(individual action)들을 조직적 역량(collective power)으로 연결하는 조직 문화의 육성은 21세기 경영자의 주요 과제가 됐다.
-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이사


컨설팅회사의 프로젝트 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읽힌다. 또한 풍부한 사례와 인용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감동적이지 않다. 실제 조직에서는 비논리적이고 비정형적이며, 감정 소모적인 일이 무수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서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논리적인 접근을 해야 하며, 논리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실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다. 그래서 깔끔하게 씌여진 이 책을 읽고 실제 조직의 관리자가 경험하게 될 당혹감은 '그래서 어떻게?', 혹은 '그래서? 니들이 맨날 인상 찡그리고 싸우려고 하는 사람들을 다뤄봤어?' 정도가 아닐까.

컨설팅회사의 잘 만들어진 보고서를 읽는 듯한 기분을 주는 이 책은, 컨설팅을 받아보아본 사람이라면 경험할 수 있는,. 두꺼운 보고서를 앞에 두고,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실무자의 난처함을 그대로 전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실제의 비즈니스란, 보고서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대체로 없고, 그 두꺼운 보고서는 또다른(혹은 전혀 다른) 일의 시작이라는 걸 실무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된다. 이제 모든 책임은 실무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혹은 조직과 조직 간의, 그리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갈등 관계로 인해 문제가 있을 경우, 이 책은 한 번 읽어볼 만 하다. 단,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리고 책에 실린 풍부한 사례와 인용들 중에서 자신에게 도움되는 사례나 구절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즈원(As One)이라는 접근법은 실무자가 바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심지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까지 준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Weekly BIZ] 딜로이트가 제시하는 조직전략 '애즈원'(1)_청년 스티브 잡스가 온들 당신 회사는 알아볼 수 있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12/2011081201234.html
(아래 그림은 위 기사에서 가져온 것이다)







하나 되는 힘, As One - 8점
머다드 바가이 & 제임스 퀴글리 지음,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옮김/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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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이 세미나를 듣고 정리 노트를 만든다는 것이 벌써 2달이 흘렀다. 관련 자료도 찾아보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적용해볼 요량이었으나, 내 힘만으로는 역부족인 듯싶다. 실제로 많은 이들을 설득해 추진해본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CoP 참여에 대한 유무형의 인센티브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자, 정리 노트 만들기를 계속 미루지 않았나 싶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주최한 7월 정례세미나 주제로 ‘성과 중심의 학습조직[CoP] 추진 방안’을 한국투자증권의 김명수 팀장의 강의로 듣게 되었다. 사무실 근처라 택시 기본 요금만으로도 세미나 장소에 갈 수 있었다. 젊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였고 회사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진으로 여겨졌다.

KMS는 IT시스템으로만 접해본 나로서는 조직 문화와 구성원의 업무 태도로 연결되는 KMS는 생소했지만, 무척 바람직해 보였다. 실은 업무와 관련된 모든 IT시스템은 도구Tool일 뿐이라서, 아무리 좋고 비싼 걸 구축해놓는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태도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이다. 반대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 있다면, 간단한 게시판 하나만으로도 대부분의 의사소통과 업무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의 자료에는 ‘학습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하며 따라서 모든 학습 자원과 학습 활동을 업무와 연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학습의 결과는 성과로 연결되고, 이 성과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선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고 언급되고 있다.

업무 프로세스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 업무 처리, 이슈 해결을 위한 학습 과정이 소규모 학습 조직 주도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성과가 축적되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때의 학습 조직은 CoP라고 한다. CoP는 Community of Practice의 약자다. 

CoP의 구성은 회사 내에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구성된다.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CoP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으나, 어학이나 자격증, 혹은 취미와 같이 회사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예가 많다. 대신 공식적으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약한 경우가 있어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강의 대부분은 CoP 활성화와 실제 추진하였을 때의 어려움, 그리고 실제 사례로 모아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CoP의 리더가 중요하다는 것, CoP 구성원들 간의 적극적인 의사소통 활동, CoP 활동에 대한 기업의 금전적/비금전적 지원 프로그램 등이었다. 특히 대웅제약의 CoP 사례는 매우 흥미로웠다. 이 사례는 국내 KMS 사례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례들 중의 하나여서 검색 사이트에서의 검색만으로도 충분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 정도다. 대웅제약 영업 파트에서는 최고의 영업 성과자들이 자신들의 분신을 만드는 CoP를 운영했다. 즉 최고의 영업사원들이 자신들의 영업 방법론을 자신들의 분신들에게 전수해주었고, 다시 이 분신들이 최고의 영업 사원으로 성장하였고, 이들이 다시 분신들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CoP 활동 이후, 대웅제약의 영업 실적은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미나를 다 듣고 난 다음, KMS는 유형의 지식이 아닌 무형의 지식(암묵지)를 조직 구성원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전파하는 ‘문화 시스템’라는 생각을 했다. 이는 IT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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