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스프키 2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LP를 책상 밑으로 옮겨놓았다. 1년 넘게 창고에 있다가 겨우 밖으로 나온 녀석들이다. 이 사이엔 젊은 아쉬케나지가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Tchaikovsky Piano Concerto No.1)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 차이코프스키는 참 매력적이다. 위 영상은 에밀 길레스(Emil Gilels)의 연주다. 피아노가 부서져라 치는 그의 연주는 에밀 길레스의 상징처럼 굳어졌다고 한다. 특히 차이코프스키의 저 연주는! 강철과 같은 타건 때문에 연주회에서 자주 피아노현을 끊었다고 하는 길렐스에게 있어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그의 피아니즘을 상징하는 이모티콘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이 가운데 프리츠 라이너와의 50년대 스테레오 녹음(RCA)과 1970년 로린 마젤과의 ..

재능있는 감독의 흥미로운 악취미 - 블랙 스완 Black Swan

블랙스완 Black Swan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나탈리 포트만, 벵상 카셀, 밀라 쿠니스 2011년, 미국 한 편의 잔인한 심리극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닮았다기 보다는 차이코프스키를 닮았다. 비밀스러운 동성애자이면서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던 차이코프스키를 닮아 있었다. 이 영화는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 역할을 한 발레리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전혀 아름답지 않고 도리어 처절하고 안타깝고 슬프기만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의 의도적인 악취미를 보는 것 같아 편하지 못했다. 내 속에 있는 나와 너, 밝음과 어둠, 흰 색과 검정 색, 태양과 달, …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거대한 이분법은 우리 영혼 속에서부터 이미 각인되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외부의 이분법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