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아란 영혼


퇴근길, 우연히 마주친, 새로 생긴 동네 더치 커피 전문점, 스테이지 나인. 

그리고 잠깐 동안의 커피 여행. 

짧고 굵은 목넘김, 낮고 은은한 향기, 

초봄 햇살이 빌딩 사이로 사라지고 그 틈새를 물들이는 어둠.  

출렁이는 어두움이 입술에 닿을 때, 살짝 미소를 짓는다. 

아, 나는 역시 예가체프구나. 

우아하고 깊은 시원함. 시큼함. 쓸쓸함. 허전함. 

지난 청춘 깊이 숨겨져 있던, 늙어가는 피부 아래 잠겨있던, 그 기억이 

무심한 거리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함께 다가오는 공포여. 내 삶, 미래의 두려움이여. 

쫓기듯 뭉게, 뭉게, 뭉게

위로, 위로, 올라가는 내 삶의 진정성이여, 

모든 것을 앗아가는 들뜬 모험이여, 

얼마 남지 않은 내 영혼의 불꽃을 앗아갔던 사랑이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비 오는 토요일, 거칠고 가느다랗게 물이 내려가 커피에 닿는 순간, 참 오랜만이다,라고 속삭였다, 스스로. 내가 나에게 낯설어져 가는 40대구나.



실은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지각은 없고 누군가가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를 보며, 내 나이를 되새기게 된다. 아침에 내린 커피를 다음날 새벽까지 마시고 있다.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은 마음까지 어수선하게 만든다. 미하일 길렌의 음반을 꺼내 듣는다. 베토벤이다. 베토벤도 참 오래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고 있었던 걸까, 나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2016. 06. 10 



오늘도 기다림은 이어진다. 그리움은 늘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단지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 갈 나라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 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옮겨 살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가 어렵다면,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서 짧은 생명을, 한 동안만이라도 살기 좋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내려진다.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까닭에 소중하다.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살기 어렵게 하는 번뇌를 뽑아내고, 고마운 세계를 직접 묘사해내는 것이 시고 그림이다. 혹은 음악이고 조각이다. 자세히 말한다면 묘사해내지 않아도 좋다. 그저 직접 보기만 하면 거기에서 시도 생기고, 노래도 샘솟는다. 착상을 종이에 옮기지 않아도 보옥이나 금속이 부딪쳐서 나는 소리는 가슴속에 일어난다. 

-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7쪽~ 8쪽(오석윤 옮김, 책세상)



나쓰메 소세키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소설의 첫 문장들을 이렇게 구성했을까. 나는 몇 주째 이 문장들을 지나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그네슘 부족인지 왼쪽 눈 부근 근육들이 파르르 떨리기를 반복하고, 잇몸은 수시로 붓는다. 어깨가 결리고 입안은 헐었다. 내일에 대한 불안 때문일까, 아니면, ... 


현암사에서 나오는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장만하고 싶으나, 그의 소설을 읽을 시간마저 없는 이에게 전집은 사치라는 생각에 ... ... 


비 오는 대체공휴일, 사무실에 나와 일을 했다, 하지만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창 밖으로 불상들이 보였다. 파란색 카디건 안에 숨죽이고 있던 땀이 올라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차가운 목소리를 가진 커피숍 아가씨가 내 대답을 받아주었다. 한남동이다. 나에게 조금 익숙한 신동빌딩이 있고 그 빌딩 일층엔 언제나 가고 싶은 와인샵이, 그 옆으론 BMW도이치모터스 한남전시장, 그리고 할리데이비슨 코리아가 있었다. 


봄이라고들 말하지만, 봄은 중년 사내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겉돌고 있기만 하다. 하긴 어느 해의 봄인들, 지쳐가는 중년을 즐거이 맞이할까. 봄은 화려한 사랑을 꿈꾸는 처녀들과 언제나 승리로 끝나는 모험과 도전만 있다고 믿는 청년들만 반길 뿐이다. 


테이블 위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져다 주었다. 그 사이, 나는 책을 떨어뜨렸다. 고요하던 커피숍 안으로 떨어지는 책과 그 추락을 가로막은 시멘트 바닥의 저지가 울렸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고 카페 안엔 단 두 명만 있었다. 중년의 사내는 카페 안 인원에서 제외하고. 


결혼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이 드물어졌다. 거의 없어졌다. 결혼 전엔 혼자 있는 시간을 종종 견디지 못했는데,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아내의 강권으로 아버지 수업을 들으러 가던 길이었다. 그리고 수업을 들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라, 아이가 아빠를 불렀을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집중해라, 아빠와의 많은 교류가 아이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강사가 말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할아버지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께선 할아버지를 보지 못하셨다. 아빠와 놀던 경험은 대를 이어 내려올 테지만, 나에게도 그 기억이 없는 걸 보면, 할아버지의 부재는 우리 집의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정서적 상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했다. 


 



커피를 급하게 마셨다. 집에서 한남동까지, 한남동에 도착한 시간과 수업이 시작하는 시간 사이의 여분은 약 이십 분 정도였으니까. 요즘 자주 왼쪽 눈꺼풀이 얇게 떨린다. 마그네슘 부족이거나 스트레스 탓이다. 갑작스레 다가온 봄 탓이다. 나는 계절의 변화가 싫고 얇아지는 옷만큼이나 불안해지는 마음이 싫다. 


책을 읽는다. 마이클 더다의 고전읽기의 즐거움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결국 사게 된 책이다. 사고 난 다음, 사길 잘했다는 위안을 안겨주었다. 분명 이 책으로 인해 나는 수십 권의 책을 죽을 때까지 사게 될 테지만 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주말 내내 출근을 했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시간을 홍수 난 강물처럼 흘러갔고 바람은 여름을 버리고 가을을 택했다.  끝내 프로젝트 사무실에서 내 허무를 견디지 못하고, 빌딩 근처 커피숍에서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었다. 토니 주트의 책. 내가 앉은 네모나고 긴 테이블 주위, 둥글거나 네모나거나 가볍거나 무겁거나 따뜻하거나 차겁거나, 모든 테이블에는 다들 연인이 흔들리는 커피잔을 들고 있었다. 그러나 아름답게 보이진 않았다. 나는 끝내 사랑을 믿지 못할 나이가 된 것이다. 마르케스라면 노년의 사랑도 가능하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사랑을 잃어버린 후이거나 사랑을 믿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러니 사랑을 믿다가 끝내 사랑하지 못한 이에게는 차라리 사랑은 없다고 믿는 편이 살아가는 데 더 용이할 것이다. 마치 사랑은 자동차 같은 거라든가, 아니면 강아지 같은 거라든가... 즉물적이거나 동물적인 것.  





어느새 월요일 정오가 되었다. 아름답던 기억은 술에 취한 박제가 되었고 술자리에서 일찍 떠난 이는 그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향기롭던 청춘의 의미가 사라지자 시간은 정지되었고 색들은 그 다채로움을 잃어버렸다. 도톰한 입술에서 저주스런 비린내가 가득했다. 2015년 한국 서울. 나는 그가 아니고 그녀는 없었다. 


가끔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감에 휩싸이지만, 나는 어느 새 그 곳을 지나쳐가고 있었고,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어느 월요일, 나는 그 무시무시한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결국 나는 화요일에 이 글을 공개모드로 바꾸어놓는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퇴근 후 이런저런 고민에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잠은 오지 않고... 그는 원두커피 원액이다. 차가운 물에 그를 섞어...서... 그녀같은 얼음을 넣어 마셨다. 추운 초여름 밤인가, 아니면 쓸쓸한 늦봄 밤인가. 바람 한 점 없는 도시에 내 마음만 바람으로 가득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4

  • 느티 2015.06.27 11:15 신고

    주름과 이정복의 시집은 같은 책을 갖고 있고요 채호기의 시집은 비교적 최근 책인가요?박청호는 모르는 시인입니다.
    그런데 시집 제목이 끌리는군요. 치명적인. 저는 이 말은 늘 체게바라와 함께 떠올립니다. 치명적인 순수함. 그의 여정들, 타협을 몰랐던. 그런 사람들은 마흔을 넘겨 살기가 힘들더라고요. 예수도 그렇고. 윤동주와 전태일이 그렇고.또 시몬느베이유도 있군요. ( 어느 포스트에선가 시몬느 베이유의 '중력과 은총' 본 적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책이 찍힌 사진은 무조건 확대해서 책 제목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요)
    창원분이시더군요. 저는 마산출신입나다.저도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문학을 전공했고요. 마산이나 창원의 어느 길에서는 어쩌면 스치기도 했을 인연일 수도.있겠어요.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칠 때 별명이 하루살이였어요. 아이들이 붙여준 별명인데 한치 앞을 생각을 안 한다고.
    생각 그거 별 쓸모없다, 저의 표어랍니다. 이리 나이 먹은 제가 저는 쫌 자랑스럽답니다.
    주인장님도 고민거리가 있을 땐 그냥 무심히 걷거나 잠을 잘 수 있다면 잠을 자거나 아이들이나 부인과 수다를 떨거나
    그리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주제 넘지만 감히.



    • 마산이시면, 동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시절 고등학교는 다들 마산에서 나왔으니깐요. 주름은 몇 장 읽다가 말았어요. 질 들뢰즈는 아직 읽지 못한 철학자입니다. 문학으로 읽기에도 애매하고 철학으로 읽기에도 애매해요. 시집들은 대부분 옛날 것들이지요. 박청호의 첫 시집인데, 그 땐 반짝했지요. 그 이후 후속타가 없었고 뭐랄까, 팬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집이 아니었던 터라 ...
      고민거리가 있을 땐 모르는 사람과 술 마시는 게 최고였던 것 같아요. 저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저를 타인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망각, 또는 거리두기와 객관화를 동시에 ...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너무 위험한 짓이죠. ㅡ_ㅡ;
      채호기의 시를 좋아라 했는데... 요즘은 거의 읽지 않아요. 확실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기엔 나이도 많이 들었고 돈벌이가 쉽지 않네요. ~ ㅎㅎ 장난과 수다는 일종의 의무사항이 된 터라, ... 고민과는 무관하죠. 기혼자의 고민이라는 게 대체로 가족과 관련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ㅋㅋ 더운 날씨,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 되시고요~.

  • 느티 2015.06.30 23:46 신고

    동문일 리는 없겠어요. 저는 여고를 졸업했거든요. 마산의 고등학교들이 다 산등성이에 있으니 교실에서 바라보던 합포만
    바다에 대해서는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겠군요. 해가 떠오를 때, 저녁 무렵, 흐린 날 비오는 날 그 각각의 물빛 말입니다.
    서울 가서 처음 몇 달은 바다가 보이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어쩌면 바다는 핑계고 그 추위와 무지막지한 남자애들과 하루도 쉴새없이 터지던 최루탄과 뭐 그런 낯선 것들이 적응이 안 됐던 것도 같아요. 들뢰즈는 저도 아직 잘 몰라요. 남편이 좋아하는 철학자지요. 타인과 얘기하기. 대학 4년 간 마산까지 오는 버스 안에서 그 대여섯 시간 동안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 얘길 나눠 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컴퓨터라는 공간에선 이러고 있네요. 비가 내리고 집 뒤 논에선 개구리 울고 내일도 종일 비 내리면 뒹굴뒹굴 무슨 책을 읽울까, 두근거리며 존 버거와 겐자부로와 베네딕토 16세의 여러 책들을 생각해 보는 밤입니다.

    • 가장 오래 탔던 버스는 약 13시간이었습니다. 이른 오후에 출발해 다음 날 새벽에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저도 옆 자리에 앉은 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은 없어요. 대신 한 번은 중앙 통로 건너편 자리에 나란히 40대 중반의 남자와 30대 초반의 여자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긴 했습니다. 그 땐 그들의 이후가 궁금했는데, 신기하게도 지금은 전혀 궁금하지 않아요. 젊은 시절, 삶의 신비 같은 게 있다고 여겼는데, 그런 신비로움이 살아지는, 그 속도만큼 이 세상에 익숙해졌다는 것이겠지요.
      산복도로를 한 번쯤 가고 싶은데, 고향 내려가선 영 갈 일이 없네요. ㅎㅎ

      제 주위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소설 같은 인생들을 살았던 터라, ㅡ_ㅡ;;





1.

너무 화창한 일요일, 사무실에 나왔다. 일요일 나가지 않으면 일정대로 일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나갈 수 밖에 없었지만, 애초에 프로젝트 범위나 일정이 잘못된 채 시작되었다. 하긴 대부분의 IT 프로젝트가 이런 식이다. 프로젝트 범위나 일정이 제대로 기획되었더라도 삐걱대기 마련이지.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사무실에 나와 허겁지겁 일을 했다. 오전에 출근해 오후에 나와, 여의도를 걸었다. 집에 들어가긴 아까운 날씨였다. 그렇다고 밖에서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전시를 보러 가긴 너무 늦었고 ... 결국 조용한 카페에 들어가 책이나 읽다 들어가자 마음 먹었다. 


거리는 한산했다. 5월 햇살은 따스함을 지나 따가웠다. 봄 무늬 사이로 뜨거운 여름 바람이 불었다. 길거리를 지나는 처녀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녀들도 사랑을 잃은 날 밤, 쉬지 않고 울 것이고 결국엔 사랑을 믿지 못한 채 늙어갈 것이다. (이건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지 


몇 개의 카페를 보내고 난 다음 빌딩들 사이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밖에선 안이 보이지 않고 안에선 밖이 잘 보였다. 카페 밖엔 사람들이 없었고 까페 안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스타벅스 특유의 소란함이 커피 향 사이로 밀려나왔다.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아는 이 아무도 없는 이 곳에서 나는 내 고요한 휴식을 취하러 왔단 말인가.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카페에서 혼자 시간 보내기를 잘 하지 못한다. 어떤 이들은 두 세 시간 동안 혼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다고 온다고 하지만, 나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하지만 미련스럽게도 자주 시도하지)


2.

카페의 소란스러움은 가라앉은 척 했다.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사물들의 소리와 뒤섞이며 공명했다. 소리들은 일정한 패턴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부딪혔다. 내 귀를 귀찮게 했고 얼굴을 때렸으며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 창 가 자리를 앉으려 했지만, 슬픈 5월의, 따가운 햇살은 커다랗고 투명한 창을 그대로 지나 내 몸을 데웠다. 결국 그늘진 안 쪽 자리로 옮겼다. 


둥근 테이블에 앉아 다이어리를 꺼내 메모를 했다. 뭔가 근사한 문장을 적고 싶지만, 문장이 근사할 땐 오직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 사랑을 얻어낼 때 뿐이다. 문장은 차분한 사랑의 확신 속에서 대기 속으로 흘러나와야 하고 그녀는 그 흘러나오는 문장의 모습을 보아야만 한다. 이 순간, 진짜 사랑은 시작된다,고 믿었지만, 그 때 내 나이 27살이었고, 나는 거짓말을 했다.  





3.

중년의 사내가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멍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두리번거릴 때, 그는 우연히 마주 치는 시선 속엔, 늘 말 못 할 비밀이 있거나 흐느적거리는 슬픔이나 터놓고 내뱉고 싶은 사연이 숨어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이 확고해질 때면, 황급히 책 속으로 시선을 돌리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옆자리에 앉은 이에게 다가가지 않는 용기를 발휘했다. 다행한 일이다. 


4. 

우리는 옆 테이블에 앉은 이들이 타인이라고 여기지만, 언젠가부터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 그건 나도 그들에게 익명이고, 그들 또한 나에게 익명이기에, 어쩌면 우리는 익명을 공유하는 하나의 거대한 자아 덩어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거대한 자아는 목적 없이 대도시의 대기 속을 새벽까지 떠돌다 알코올이 가져다주는 꿈 속으로 사라지겠지. (아, 지금은 아닌가)    





5.

카페에서 혼자 오래 앉아 있는 법이 없지만, 그래도 가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어떤 휴식들이 필요해서지만, 휴식을 취하고 나오는진 모르겠다. 다이어리를 꺼내 메모를 하기도 하고 가방에서 읽던 책을 꺼내 펼치기도 하지만, 1시간 이상 버틴 적은 없다.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집중해 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결국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지만, ... 재미없는 풍경 속으로 내 스스로 들어가는 꼴이다.


6. 

하지만 가끔 근사한 향기를 가진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가끔 삼성동에 갈 일이 있으면 에스프레사멘테 일리를 들리곤 한다. 길을 가다 무심코 들렸다는 듯 성의 없는 목소리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그러면 정말 근사한 커피가 나온다. 





7. 

쓸쓸한 일요일이다.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는 것도 이렇게 어렵다. 마음은 어수선하고 몸은 피곤하기만 하다. 나라는 엉망이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다들 알고 있을 텐데, 저러는 걸까. 아니면 정녕 모르는 걸까.


최근 들어 자주 주말에 나가 일하게 된다. 단기 목표는 있으나,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주어진 것이다. 내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마음은 아직도 스무살 때처럼 정처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는데, 술 마실 친구들도 드물고 술 마시는 것도 부담스러운 노화가 시작되었다. 거참. ... 어느새 일요일 밤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오늘 일정표에는 중기청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팁스 사업설명회 참석이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만만치 않게 여겨지는 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2015년도 벌써 15일 지났고 올 한 해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알 수 없다. 

나는 올해 진짜 도전과 모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 멀리 1월 1일의 태양이 떠올랐다. 저 태양처럼 나도 떠오를 수 있기를




방배동 사무실 근처 가끔 가서 커피를 마시는 '커피프레지턴트'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지나가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낙서. 혹은 그래피티.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오뎅에 정종을 먹었다. 





며칠 전 술에 취해 서재에 앉아 오래, LP를 들었다. 마크 알몬드 베스트앨범. 




그리고 산타나의 문플라워 1, 2집. 이걸 LP로 가지고 있는데, ... ... 

산타나 팬도 이제 거의 없나 보다. 

내가 알기론 문플라워 1,2집을 LP로 가지고 있다는 건 참 드문 경우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다.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인데, 법인 설립, 사업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많고 대부분 내가 몰랐던 것이었다. 아이구. 


그리고 술 취해 이것저것 올리는 것도 1-2년 후에 하지 못할 것같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며칠 전. 

맥주와 포카칩. 대학 시절, 작디 작은 자취방에서 먹던 기억으로 가족을 다 재우고 난 뒤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정확히 말해 예전의 맛이 아니었다. 그 사이 입맛이 변했나. 아니면 ... ... 




한파주의보 내린 오전. 미팅 전 카페에서 잠시 메모. 쓸쓸한 풍경.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면서 만들 수 없는. 






오전에 커피를 많이 마신 탓에, 내리지 않으려 했으나, 끝내 오래된 커피 알갱이로 만든 드립. 

이렇게 물만 부으면 되는 커피처럼, 내가 걸어가는 길 위로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어떤 것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계절이 사라진 자리에 마음의 불편함만이 자리 잡는다. 건너고 싶지 않은 저 다리의 이름은 시간. 혹은 계절. 내 허약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느껴지는, 서늘한 공포. 


커피의 향이 사무실 책상 위를 가득 채우지만, 초여름 바람이 열린 창틈으로 들어와선 낚아 채어간다. 향기는 사라지고 어수선한 책상 위 서류더미는 내 마음 같다. 혹은 그대 마음. 


해소되지 않은 채 쌓여가는 정신적 모던의 유산들. 불편한 언어들. 그리고 공포. 


*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 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그러나 내 소망은 너무나 소박하여 내가 국립 서울대학교에 입학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소망이나, 커서 삼성 라이온스에 입단하기를 꿈꾸는 어린 사촌동생의 소망보다 차라리 더, 어렵게만 느껴졌다.” - 장정일, ‘아담이 눈 뜰 때’ 중에서 




이번 원두는 멕시코 알투라다. 부드러운 고소함이 인상적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다음 회의를 준비하고자  들른 커피숍. 그리고 잠시 되새긴 한 문장. 


우리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말 대로 '아무 의심도 없이 그것도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의 사고는 사물이라는 존재를 너무 과소 평가하는데 익숙해 있는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아침 일찍 일어나, 분유를 먹은 아이를 재우는 아내 옆을 나와, 아침밥을 올리고 서재로 와, 아주 오랜만에 턴테이블에 비틀즈의 '애비 로드'를 올린다. 그 때 창으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쏟아졌다. 눈이 막막해지고 보이지 않는 몇 초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불만이 있고 그걸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                         * 


그리고 사무실. 어제 남기고 간 커피를, 1층 반대편 끝에 있는 화장실 세면대에 가 버리고 컵을 씻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이, 복도와 현관을 걸어 사무실로 돌아온다. 바쁜 21세기. 테일러식 모더니즘은 극단으로 치달아, '시간 관리'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옥죄는 현실 앞에서 몇 개의 노래와 커피는 사소한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 구수한 로컬리티 보사노바는 올해 최고의 송이 아닐까. 






오픈마켓에서 구입한 저렴 실용 모드 드립커피세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명동의 어느 까페 2층에서 바라보는 외부 세계 속 남자들은 한결같이 봄과 어울리지 않는 딱딱하고 어둡고 건조한 색상의 자켓을 입고 있었고, 드물게 지나는 여자들은 지나온 과거처럼, 그렇게 다가올 내일도 힘들고 희망없을 지도 모른다는 어떤 두려움에 윗니로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물며 지나가고 있었다.


이 날, 나는 하루 종일 회의를 했고 하루 종일 뭔가에 대해 떠들었다. 그 언어들은 낯설었지만, 아직 나는 낯선 세상을 즐기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직. 아직. 아직. 


헤르타 뮐러의 '저지대'를 읽고 있는데,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준까진 아닌 듯하다. 이런 식으로 쓰는 뛰어난 소설가들은 그녀 말고도 여럿 되기 때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방 안 가득 먼 대륙에서 건너온 향이 퍼진다. 사치스럽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했을 때 처음 마셨다는 이 음료는, 민비가 좋아했고 20세기 초반 식민지 조선에서는 몇몇 사람들에게나 알려졌던 그런 사치품이었다. 이제 불과 백 년 남짓 흐른 것인가.

커피의 역사는 흥미로운 사치품의 역사다. 아직도 몇몇 원두들 - 코피루왁, 블루마운틴 등 - 은 그런 사치품에 속하고, 몇몇 애호가들로 인해 꽤 고급스러운 취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취향은 너무 어중간해서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전문가스럽지 못하고 아마추어하고 하기엔 너무 아는 척해서 핀잔을 듣기 일쑤다. (아래 내용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니...)

오늘은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생각보다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한 이 글을 나는 왜 적었을까.)

커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커피 두 스푼, 프리마(상표가 그대로 고유명사가 된 커피 크림) 세 스푼, 설탕 두 스푼으로 이루어지는(이는 각자의 취향이 있다) 밀크(?) 커피에서부터 그냥 커피만 두 세 스푼을 넣는 블랙 커피, 일회용 커피 믹스로 탄 커피, 먼지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대는 버스 정류장 옆 자판기 커피까지. (이런 버스 정류장 보기도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전 국토의 도시화가 진행되어 이젠 시골 풍경이란 것이 사라지고 있으니..)

커피를 마시는 때도 여러 가지다. 인연에도 없는 낚시를 가서 어류라고 불리는 생명체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쉬지 않고 마셔되는 불쾌한 커피부터, 사랑하는 연인과 눈빛을 뒤섞으며 마시는 낭만적 커피, 기말 시험을 준비하느라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어느 아침의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커피,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원고를 쓰던 어느 새벽의 쓸쓸한 커피까지.

참으로 많은 커피들이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수많은 이들의 위로나 고통이 되었을 것이다. (왜 고통인지는 각자의 공상에 맡기기로 하자) 

나도 어느 새 여러 커피들을 전전한 끝에 정착한 것이 드립식 커피다. 이 방식의 매력은 손쉽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커피 원두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의 장비가 필요할 뿐이고. 

준비물은 그리 많지 않지만, 경제적 형편에 따라서는 가격이 제법 될 수도 있다.  먼저 드리퍼(Coffee Dripper)가 필요하다. 나는 두 개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대형 마트에서 산 드리퍼와 칼리타 드리퍼이다. 당연히 마트 드리퍼가 저렴하지만, 막상 두 개를 같이 사용하다 보니, 마트 드리퍼로 내린 커피는 결정적으로 맛이 없다.

이유는 아래 유리 서버로 내리는 부분에 나 있는 구멍이 칼리타 드리퍼보다 작다. 그렇다 보니, 가늘고 느리게 물을 부어도 금세 물은 고이게 되고 커피 맛은 둔해지고 탁해지고 거칠어진다. (이런 맛을 다르게 표현하면 커피 맛이 무거워지고 진해지며 거칠 매력을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으니, 이걸 좋아한다면 어쩔 수 없다.)

(역시 취향의 세계는 말 장난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도 이 사실을 알았을 테니, 취미판단Geschmacksurteil이라는 어려운 단어를 만들어 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 뜨거운 물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유리 서버가 필요하다. 굳이 커피 전문 샵에서 파는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위의 드리퍼가 올려지는 것이면 충분하다. 그냥 머그잔 위에 드리퍼를 올려놓고 조금씩 커피를 내려 먹어도 상관없다.

그 다음은 주전자! 드립 전용 포트가 필요하다. 이건 무척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이 녀석의 가격은 최소 몇 만원 이상이다. 심지어 전문 브랜드 제품은 십만원 이상 나가고, 비슷한 모양의 대형 인터넷 쇼핑몰 제품도 최소 몇 만원 수준에서 구할 수 있다. (실은 주전자 주둥이가 긴 만원 대 녀석도 있긴 하지만, 이것도 전문 제품과 비교해 주둥이에 난 구멍 크기가 큰 관계로...)

이렇게 장비(?)들이 준비되면, 원두 커피를 구입하면 된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나 동네 커피숍을 이용하자. 하지만 동네 커피숍에서는 200g에 무조건 만이천원 이상 줘야 한다. 하긴 100g에 육칠천원 선을 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였을 경우에는 400g(200g + 200g)을 만오천원 이내로 구입할 수 있으며, 여과지는 서비스로 준다. 주문할 때는 꼭 드립용임을 명시해야 한다.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커피 원두를 어느 정도 크기로 부수는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원두를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동네 커피샵 - 원두 로스팅까지 하는 샵에서 100g이나 200g 정도 구입해서 마시는 것이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스팅한 날짜와 원두의 상태 등을 모두 감안해서 골라야 할 것이다. 나도 몇 군데의 샵을 전전한 끝에 요즘에는 인터넷쇼핑몰이다. 하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몇 곳을 전전했다.)

모든 것이 준비되면, 뜨거운 물을 준비에 주전자(드립전용포트)에 담아 커피를 내리도록 하자. 이 때 커피 원두의 양은 몇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각기 원하는 커피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서 가늘고 천천히 물을 붇는 것이 좋으나, 이는 조금의 훈련이 필요하고, 심지어 오른 쪽으로 돌리면서 내려야 된다고 하기도 하고 왼 쪽으로 돌리면서 내려야 된다고 하기도 하니, 각자 알아서 편한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커피 원두에 골고루 물기가 스며들어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것이니, 천천히 돌려가며 뜨거운 물을 붓는 것은 필수적이다. 


드립용으로 부숴진 원두커피는 구입하자 마자, 바로 냉동실에 넣어 보관한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원두 커피의 맛과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밀폐 용기에 담아 따로 보관하거나 조금씩 구입해 커피를 내려 먹는 것이 좋다. (밀폐용기는 다이소에 가면 몇 천원에서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실온 보관을 추천한다. 또한 냉동실에 있다가 나온 원두로 실온 상태로 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드리핑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역시 신선한 드립용 원두커피를 조금 사서 빨리 마시는 것이 드립 커피를 즐기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적게 된 건, 이 글을 적기 전에 이런 소재의 글이 꽤나 유용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인데, 막상 적고 보니 지루하고 유용한 것같지도 않다. (재미없는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이미 드립 커피 마실 사람들은 알아서 다 마시고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커피숍을 가진 나라에서 단골 커피숍 하나 쯤을 있을 테니 말이다.

9세기 무렵 이디오피아에서 시작된 커피가 유럽에 본격 전해진 것은 17-8세기 네덜란드 무역상들을 통해서이다. 그 사이 여러 무역상들을 통해 유럽에 전파되었으나, 일부 사람들에게만 알려졌으며, 또한 이교도의 음료라는 이유로 금지된 것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이 글을 적다 보니, 내려 놓은 커피가 다 식었다. (그런데 식은 커피를 전자렌지에 데우면 확실히 맛이 없다. 차라리 다시 내리는 편이 좋으니, 렌지에 데우는 행위를 하지 마시길.)


* 파란 색으로 덧붙여진 글은 다른 곳에 올린 포스팅에 커피 애호가가 댓글을 달아주어, 이를 반영한 설명입니다.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가을 햇살이 비스듬하게 바람 따라 나풀나풀거렸다. 커피 향이 거리 위로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서로 대비되는 빛깔끼리 대화하는 법이 없는 도시에는 외로움만 흘렀다. 투덜되는 쓸쓸함 앞에서 커피는 사소한 위안이 되었을 뿐, 결국엔 둥근 테이블 위에 오래 머물지 않고 푸른 하늘 위로 떠나버렸다.

가을이 왔다. 그리고 가을이 갈 것이다. 해마다 그랬듯이.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보이지 않았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밖으로 나가자, 먼저 만난 이는 도시를 흐르는 대기의 흐름이었다. 가을 아침 바람. 강남구청역 1번 출구. 내가 아침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곳. 이리저리 흔들리는 공기 틈새로 비가 내렸다. 하지만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굳어버린 중년의 감각 세포들.

거리는 어수선한 지난 밤 속을 헤매는 듯 보였고, 상기된 표정의 행인들은 가져온 우산을 힘없게 펼쳤다. 그 때 마침 문을 연 커피숍에선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았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참 멀리 걸었다. 걸으면서 낡은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 데이비드 린치, 스매싱 펌킨스의 EYE를 떠올렸다. 기억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향해 달려가고 ... 내 몸도 따라 휘말려 들었다.

여기는 어디지? 어디까지 걸어온(혹은 걸어간) 것일까? 기억은 길을 잃었고 의식은 희미해진다. 아주 길게.

커피숍에서 커피를 가지고 난 순간, 빌딩 지하 고급스러운 술집에서 나오는 젊은 여자와 그녀를 데리고 나오는 젊은 남자와 만났다. 그러자 테이크아웃 종이컵 위로 갈색 커피 향이 밀려들었다. 기억은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게, 추억은 고통스럽게 한다. 어느새 2011년도 채 네 달이 남지 않았고, 그렇게 내 삼 십대도 지나고 있다. 멀리 돌아온 커피 한 잔과 함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2

  • 밤에 마시는 커피가.. 참.. 향이 좋아요..ㅎㅎ 이상하게 낮에 먹는 커피보다도..

    • 저도 밤에 커피를 내려마셨는데, ... 요즘은 거의 마시질 않아요. 다음 날 출근이 힘들더라고요. ㅎㅎ.. 조용한 밤의 커피 향기 참 좋죠~. ^^



대출 기한을 넘긴 책을 도서관에 반납했다. 반납하는 내 손에서 먼지 냄새가 났다. 발바닥에 굳은 살이 일어났다. 마치 지구 밑바닥을 흐른다는, 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용암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표하듯, 2011년의 봄이 오는 속도로 굳은 살들이 허옇게 올라왔다. 나는 무인 대출반납기에 서서 책 한 권을 반납했다.

여러 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여러 차례 햇살이 비치는 곳과 그늘 진 곳을 번갈아가며 낡고 오래된 갈색 구두 굽이 보도블럭에 닿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구두굽은 보도블럭을 사랑하는가 보다. 그 소리가 그렇게 상쾌하게 들릴 수가.



회사 일 때문에 요 며칠 한남동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이태원에서 내려 한남동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커피 몇 잔을 사 들고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리가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 일본에 사는 지인에게 안부 메일을 보내고 다행히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에 안심했다. 위기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던 면을 보게 만든다. 쓰나미가 밀려드는 와중에도 연신 고지대로 대피하라는 방송을 외치다가 사라진 스물여섯의 동사무소 여직원. 다른 자동차들이 다 출발하고 나서야 출발하다가 물살에 휩쓸려 간 소방차. 그리고 그것을 방송하고 난 뒤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뉴스를 진행하던 심야의 한국 여성 앵커.




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리가 왜 듣고 싶었을까.

위기는 이름 없는 사람들을 강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고 위대하게 한다.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났고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위험한 상태이지만, 그 사이 일본인들은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나는 그들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쓸쓸하고 우울한 따뜻함으로 채워진 대기가 건조한 빛깔의 벽과 푸른 하늘의 흰 구름을 둔탁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반사하는 유리로 지어진 빌딩 사이로 내려앉고 있었다.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날씨지만, 이름 없는 행인들의 표정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마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딱딱한 염려가 섭씨 10도를 넘나드는 대기의 온도로 녹아 사라질 거라 믿는 듯 보였다. 신도림에서 미팅을 끝내고 구로디지털단지로 왔다.

 

노트와 펜을 샀다. 이동 중에, 아무렇게나 들른 가게에서 노트와 펜을 살 때면, 어김없이 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형도가 떠오른다. 이젠 시간이 많이 흘러, ‘세월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법한 과거의 인물이 되어버렸고, 기형도가 파고다 극장에서 그의 조용한 생을 마감할 때보다 더 나이가 든 나에게, 세상은, 아직도 모르는 곳이다.

 

커피의 온기가 사라지는 동안, 나는 마르셀 프루스트를 읽었다. 그리고 언제나 프루스트는 저 멀리 있는 어떤 이다. 이젠 너무 익숙한 거리감이다.  

 

 

그는 아저씨의 회색 두 눈동자를, 블론드의 코밑 수염을 그리고 무릎, 깊고 포근한 재롱의 장소, 더 어렸을 때는 은둔처였던 장소. 그 당시는 성채(城砦)와 같이 가까이 할 수 없게 여겨지고 목마처럼 즐거움에 넘치고 또 사원(寺院)처럼 침해하기 어려웠던 그 무릎을 그는 사랑했다.

 

 

잠시 그는 그녀를 응시했다. 그는 그녀의 창백함에 매우 감동되었다. 또 그녀의 창백한 이마나 애수를 띤 눈길이지만, 십자가 뒤에 걸린 고뇌처럼 또는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의 보상할 수 없는 상실 뒤에 오는 통곡과 같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피곤한 두 눈동자가 나타내는 무한한 절망에 감동되었다.

 

 

- 사랑의 기쁨, 민희식 역, 정암사, 1989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커피에 빠졌다. 문제는 원두커피를 먹다보니, 다방 커피엔 손이 안 간다는 것이다. 와인에도 한동안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젠 커피다. 드립해서 먹는데, 너무 좋다. 생각보다 간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사무실 인근의 카페. 원두를 팔고 있었다.


오늘 배송되어온 드립세트. 사무실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씩 대접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6

  • 미 섭 2009.02.11 23:43 신고

    원두를 고르는 것, 볶는 것, 원두에 따라 분쇄 정도를 정하는 것, 보관하는 것
    물 온도, 커피잔, 장소, 음악, 조명, ...
    일 바쁠때에 그런것에 시간 할애 했다는 것이
    지금은 신기할 정도..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것은 삶의 한 순간을 삼키는 것이었어요
    새벽,아침 일과 다 마친 햇빛 가장 아름다운 오전 열시의 느긋한 커피
    비내음과 섞인 커피향
    바다로 끝없이 끝없이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며 아주 큰 유리창가에서 마시던 커피
    사방천지 연듯빛 봄날, 우중산행중의 커피한잔
    나는 ...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무수한 순간들을 살았군요

    아프리카에 다녀오는 아는 사람 있으면 원두커피 한봉다리 안주나~ 내심 기대도 하고
    요즈음은 또 신기하게 아프리카산 원두라네요.. 인스턴트 커피 팔아먹는 큰 회사것이.

    블루마운틴 5 모카골드 3 헤이즐넛2 정도 섞어 내리면
    (그다지 입맛 까다롭지 않은) 다들 놀라운 솜씨라고 치켜 세우죠...
    그게, 다
    나 한테서 커피 종종 얻어 마시려고 말이죠...

    홍차에 빠지는 일은 더 한심하지요
    커피잔은 그저 웬만하면 쉬운데 홍차잔은 맘에 드는 건 그게 돈이 많이 들거든요..
    도자기잔도 도자기잔 나름이니까요.. 베네치안 글라스의 홍차잔도 이뿐데 또 비싸고
    홍차.. 종류도 그렇고...
    아침 우유 넣은 홍차
    오후 세시의 티타임을 위한 과자굽기 이런저런 용도로 사용하던 레몬을 산지도
    다아 넘넘 오래 되었네요
    아아 침 고여라.
    하지만
    짐 같음, 그걸루 당장 지하 원룸일지라도 내 공간을 얻을 텐데...

    참담지경으로 극빈이라
    자연스럽게 차 마실 시간을 잃었군요...
    처음에 힘들었을텐데..기호성 습관을 넘어서는 가난중이라...

  • 커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요즘은 여유가 없어서 기껏해야 사마시는 정도지만,
    3월 경에 바리스타 코스가 있더군요.
    시간이 되는 대로 가서 좀 배워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회가 되면 바리스타로도 조금 일해보고 싶고요.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일을 구하고 또 일을 할 수 있는 게 바리스타이기도 하다보니...
    발바리 같이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기술이다 싶더군요.

    저는 플런저로 내려마시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코피 루왁을 구해보려고 발악 중인데요.
    구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ㅠ_ㅠ

    • 저도 플런저(프렌치 프레스)로 하려다가, 그거 씻는 게 영 귀찮아서.. ㅎㅎ.. 드립을 선택했어요. ^^
      beatus님 처럼 저도 조금 지나면, 커피 원두에 민감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초보인지라.. 그냥 닥치는 대로 마시거든요. ㅎㅎ

  • noi 2009.02.19 07:09 신고

    오늘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일어났더니 멍 하네요.. 일어나자마자 반쯤 감긴 눈으로 커피를 두둑히 내려 마셨는데 이 글을 보니 또 한 잔 마시고 싶어지네요..^^
    원두커피를 선호하지만 특별히 다방커피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요-초코파이 먹을 때.^^;;


이마트에서도 원두커피를 파는지 몰랐다. 어느새 원두커피도 대중화된 셈이다. 몇 번의 유럽 출장으로, 입에 원두커피가 붙어버렸다. 그 사이 터키에서 물 건너온 차와 스리랑카에서 넘어온 홍차가 그대로 먼지를 먹고 있는 중이다. 어디 찻집에라도 줘야할 판이다(혹시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마트에서 파는 원두커피의 품질과 맛은 '글쎄'올시다. 딱히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그런데 원두커피, 마시면 마실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것이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끓려 증기를 올려 뽑아내는 커피를 마시다가, 그 다음에는 커피를 망으로 된 부분에 넣어 뜨거운 우려먹는 방식으로, 요즘은 드랍 커피를 먹고 있다. 이 중에서 드랍커피가 제일 낫다. 필터 종이에 대한 불만, 주전자에 대한 불만이 늘고 있지만.

이렇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오랫만에 질베르토를 들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순수하다고 해야 하나, 순진하다고 해야 하나, 늘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온라인을 뒤져 보니, 그녀의 음악을 찾진 못했다. 대신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를 올린다. 엘라는 역시 재즈 여왕이다.





재즈는 와인과 함께 듣는 게 제일 좋은데 말이다. 기분 좋게 와인 몇 병 밤세워 마시고 싶은데, 그게 언제였던지.
그건 그렇고, 집에 있던 생떼밀리옹산 와인을 지난 주 아는 분들을 만나 마셔버렸으니, 다시 한 두 병 사다놓아야겠다. (언제 와인샵 갈 수 있을까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2

  • 오호 원두커피의 매력에 빠지셨군요^^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죠. ㅎㅎㅎ
    이마트에서 파는 원두는 착한 가격이 장점이긴 하지만
    '신선함'이 생명인 드립용으로는 그닥 만족스러운 맛을 내주진 못할 겁니다.
    혹시 주변에 로스터리샵이 있으면 100g이나 200g 정도
    2주내에 소비할만한 분량으로 소량 구매하시길 권해드려요.
    커피와 함께 따뜻한 겨울 되시기 바랍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탁자 위의 세계 (Glass, Paper, Beans)
리아 코헨 지음, 하유진 옮김, 지호





잔뜩 달아오른 아스팔트 거리 위에 한바탕 빗줄기가 밀고 지나간다. 난 그 소리를 들으면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의 그 상쾌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거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잡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마지막 부분은 건성으로 책장만 넘기고 말았다. 이 책을 쓴 이에게나 옮긴이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일이지만.

이 책은 유리, 종이, 커피에 대한 책이며 유리를 만드는 사람, 종이를 만드는 사람, 커피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많은 이야기가 여러 층을 나누어 전개되어 있다. 가령 종이가 생산되는 방식에서부터 종이가 역사적으로 어떤 변천이 겪어왔으며 현재에는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를 잘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난 왜 이 책을 이토록 재미없게 읽은 것일까. 짧은 생각이긴 하지만, 번역한 이의 문장 서술에 있는 듯하다. 특별한 오역이나 부적절한 문장이 있었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산만한 문장 진행 때문인 듯하다. 어떤 문장은 너무 짧고 내용을 다 담고 있지 못하다.

결국 원서를 사서 읽어볼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문장들로 이루어진 번역서임에는 분명하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탁자 위의 세계 - 10점
리아 헤이거 코헨 지음, 하유진 옮김/지호

신고

Comment +0

어둠이 내렸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알 턱도 없었고 알기도 싫었을 것이며 알려는 의지도 없었다. 이미 선 긋기는 시작되었다. 저 땅은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못하는 곳.....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가 사드(Marquis de Sade)에 대해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았다. 영상 속에서 한국에서 사드의 책을.....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This Craft of Verse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박거용 옮김, 르네상스 우리는 시를 향해 나아가고, 삶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

대학로 그림Grim에서

"글을 쓰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매서운 바람이 어두워진 거리를 배회하던 금요일 밤, 그림Grim에 가 앉았다. 그날 나는 여러 차례 글을 쓰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가끔.....

아우스터리츠Austerlitz, W.G.제발트Sebald

아우스터리츠 Austerlitz W.G.제발트(지음), 안미현(옮김), 을유문화사 병상에 누워, 안경을 쓰지도 못한 채,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를 읽었다. 병상에서의 소.....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 평전, 다나카 준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 평전 다나카 준(지음), 김정복(옮김), 휴머니스트 일본인 저자가 쓴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 평전이라니! 놀랍기만 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The Sense of An Ending,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An Ending 줄리언 반스(지음), 최세희(옮김), 다산책방 나는 우리 모두가 이러저러하게 상처받게 마련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

쓸쓸한 커피숍

2016. 06. 10 오늘도 기다림은 이어진다. 그리움은 늘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혼술의 My Way
혼술의 My Way
테슬라의 Market Cap(시가 총액)
음악 소비는 이제 스트리밍이 대세
혼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