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999년, 2002년, 2008년, 2010년, 1996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16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 나는 대학생에서 서른 후반, 아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16년이라는 시간을 자주 잊어버린다. 나에게 1996년과 2008년은 동일한 시간이다. ‘5.18 광주’가 벌써 30년이 지났음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마치 거짓말처럼 여겨진다. 어느 역사학자의 ‘장기 지속’이라는 표현처럼, 우리의 마음과 일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은 긴 시간대 위에서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 ‘급변’이란 잠시의 착각이거나 변하고 싶은 우리의 헛된 희망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의 경험 상 세상은 정지해 있는 것이며 끝내 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