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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오래된 메모를 다시 한 번 살펴보다가 아래 문장을 읽었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다. 아마 서구 선진국들은 다들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듯 싶다. 


“내가 미국에 40년 넘게 있었어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미국은 오묘한 힘이 있는 나라야. 한국 사람들 일 많이 한다고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IB에 근무하는 사람들 보면 1주일 동안 100시간, 110시간 넘게 일해요. 최고의 로펌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100시간 이상 일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져요. 미국의 엘리트들을 보면 미국을 평가절하가더나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사람들의 마인드도 중요합니다. 내가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한국은 에너지 리스크가 커요. 서로 경쟁하다가 정작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쏟는 에너지를 뺏기는 거지. 자기 목표를 가지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이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사람들이 규범을 준수해야 해요. 그런 측면에서 나는 중국의 경제적 파워도 어느 순간에는 한계에 부딪힐 거라고 봐요. 정신적 선진화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금융공학 교수(KRX 2013년 8월호 중에서) 



*월간 <KRX>는 한국증권거래소에 발간하던 잡지였는데, 지금은 폐간되었다. 계속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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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혁신은 혁신에 대한 고민에서 나오지 않는다. 고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나온다. 


제프 베조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경쟁자만 바라본다면, 경쟁자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고객에 집중하면 보다 선구자가 될 것이다."(If you're competitor-focused, you have to wait until there is a competitor doing something, Being customer-focused allows you to be more pioneering) 


자기 전에 읽은 'Successful Innovators Don't Care About Innovating'은 혁신에 대한 아주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의견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사례로 든 Sherwin Williams사 부사장은 그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때, '혁신'이라는 단어는 나오지도 않았고, 도리어 '고객'이라는 단어만 무수히 나왔다고 말한다. 이 글을 쓴 Doug Sundheim은 혁신에 집중하지 말고 고객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By contrast, focusing on solving interesting and important problems tends to be born from customer-centered motives: What's going on with this set of customers? Where are the ecstatic? Where are they upset? Where do they feel good? Where do they hurt? How can we better serve them? These types of questions pull customer problems front-and-center and create a culture where that's expected. And since people naturally want to solve problems, it pulls for innovation. 

- Doug Sundheim


하지만 고객을 바라보고 고객에 대해 생각하고 고객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한 얼마나 시간 걸리는 일인가! 그래서 비즈니스란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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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진행하지만, 그 많은 일들 상당수가 뜻대로 안 된다. 얼마 전 읽은 컨설팅 회사의 리포트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시도하는 IT 프로젝트의 70%가 실패하거나 취소된다고 적고 있다. 현재 내가 몸담은 곳은 이런 IT 프로젝트를 수주해 납품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다.내가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수에는 한계가 있고 고객은 나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니, 결국 내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이제는 관리자들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는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과도 같다. 그리고 표지판을 뚫어지게 쳐다본 지도 한 두 달이 지나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포지션은 고객은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내어야 하며, 내부 담당자들은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야 한다. 결국 히딩크의 말대로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하'듯,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는 것은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리고 커뮤케이션 손실을 막기 위해 객관적인 단어로 작성된 문서로 이를 지지해야 한다.


막상 이 쪽으로 들어와보니, 이렇게 진행하는 게 내 뜻대로 쉽지 않다. (실은 모든 프로젝트가 다 그렇겠지만) 그리고 프로젝트 한 두 개가 실패하게 된다. 외주의 입장에서는 실패는 사업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실패 대신 완벽하지 않은 형태의 납품이 이루어지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마무리가 된다.


프로젝트야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경영은 다르다. 잘못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고 사람을 잃기도 하고 신뢰를 뜻하지 않게 상실하기도 한다. 그렇게 실패의 경험들을 쌓았고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고 자신을 하는 나지만, 다른 이들의 무딘 면을 보면 꽤 실망스럽다. 



Rainy Mid-Night Snack
Rainy Mid-Night Snack by MSVG 저작자 표시



반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부정적 반성이 있다. 밥 먹듯이 하는 실패 앞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왜 실패하게 되었는가를 분석하고, 그것은 애초부터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어떤 역량의 부족이거나 상황의 변화 등으로 기인되는 실패는 동일한 것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회피로 변질된다. 굳이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 어떤 케이스가 하나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는 이유는 상황을 처리하는 태도에 기인한다. 직원 20명도 안 되는 조직의 대표에게 모든 직원 한 명과 점심 식사를 해보라고 조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이와 단 둘이 점심 먹는 게 힘들어서,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이의 푸념, 대단치 않은 요구, 깊이 없는 지적을 듣기 싫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모든 사람들을 만났고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갈등을 봉합하는 정도로 마무리되었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이야기하여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꼈다. 그리고 거짓된 태도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부정적 반성이 있다면 긍정적 반성이 있다. 앞과 똑같이 밥 먹듯이 하는 실패 앞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하지만 분석의 태도부터 다르다. 다음에는 성공하기 위해서 분석하는 것이고 동일한 상황이 다시 놓일 수 있음을 가정한다. 애초에 실패란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무모하고 터무니없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실패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실패했기 때문에 다음엔 더 큰 보폭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실패 이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계획이 나오고 이대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뒤이어진다. 


나를 지탱하던 것은 긍정적 반성이었다. 하지만 부정적 반성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성을 하기란 쉽지 않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결국 적극적인 태도 변화와 실천이 키포인트다.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 아는 이야기인 양 듣는다. 하지만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어떤 이는 실패 끝에 성공을 부르고, 어떤 이는 거듭된 실패만 반복하는 건 무슨 까닭일까. 움직여야 한다. 이 글도 어쩌면 나에게 움직임을 촉구하기 위해서 씌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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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0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8.0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지금), 김태훈(옮김), 8.0 



'협상' 관련 책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협상'에 능한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니면 '협상'이라는 과정이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상의 매순간이 협상의 연속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협상'에 관한 몇 권의 책들과 관련 보고서들을 읽고 난 다음, 내가 스스로에게 내린 결론은 '내게 맞는 협상 스타일'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내게 맞는 옷을 입어야지, 책에서 나온다고 그대로 옮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어색해지기만 하여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이 책은 '협상'과 관련된 책들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책에 속한다. 내가 추천하는 협상 책에는 리처드 셸의 '협상의 전략',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도 좋은 책이다. 특히 쉽게 읽히면서 대중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협상을 대단히 난해하고 기술적인 방법이 이용되거나 전문적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협상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의사소통의 실패이다. 그리고 의사소통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식의 차이다. (63쪽) 


저자는 협상이란 대화이며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하며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의사소통 실패를 불러오는 인식 차이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며, 상대방에게도 손해보지 않고 도리어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상대방에게 그런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프레이밍'이다. 그런데 이건 도리에 맞게끔 상대방이 행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지 않은가. 


표준을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프레이밍이다. 여기서 프레이밍이란 상대에게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 즉 표준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뜻한다. (93쪽) 


책에서 언급된 사례를 인용해보면 쉽게 이해된다. 


셰너즈 길Shehnaz Gill은 PNC은행의 실수로 부당한 수수료를 물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매니저에게 "PNC의 실수로 발생한 수수료인데, 고객에게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매니저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매니저로서 은행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셰너즈는 '고객을 위해 해결책을 만든다'라는 PNC의 광고내용을 언급했다. 그리고 PNC가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인지 물었고 결국 수수료를 환불받았다. (95쪽)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기준(표준)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것, 그것이 프레이밍이다. 이 기법에서 우리는 저자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협상'이란 서로 알아가면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가치의 교환을 이야기하고 감정의 공유를 강조한다. 가치의 교환이라고 해서 동등한 가치를 지는 협상의 소재/주제 뿐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한다는 느낌이나 협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요구나 관심사까지 아우를 수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협상에 들어가기 전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느냐도 협상의 승패에 큰 요소라도 말한다.

이 책의 미덕은 협상이란 지극히 상식적인 태도 위에서 움직이며, 그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처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원칙에서 시작함을 강조하는 데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거부감이 없으며, 도리어 협상이란 일종의 삶의 태도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

협상과 관련된 이전의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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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지음), 이경덕(옮김), 사계절



고민하는 힘 - 10점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사계절출판사




 

비가 온 뒤 땅은 굳어지는 왜일까.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진 다음에서야 우리는 왜 사랑에 대해 (철저하리만큼) 숙고하고 보잘 것없이 여겼던 연애의 기술을 반성하는 것일까. 거친 홍수처럼 세차게 밀려들었던 후회와 끔찍한 반성의 세월을 술과 함께 보내며, 나는 얼마나 많이 ‘철 들지 않는 나’를 괴롭혔던가. (그리고 결국 ‘철이 든다는 것’을 지나가는 세월과 함께 포기했지만)

이 책을 읽게 될 청춘들에게 자이니치(재일한국인) 강상중은 힘들었던 자신의 이야기 너머로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를 등장시킨다. 이미 베버와 소세키가 죽었던 그 나이보다 더 살고 있으면서(그래서 그는 이 책의 말미에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까).

강상중 교수가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를 인용하면서, 이 책을 서술하고 있다는 건 의외의 일이긴 하다. 허나 막스 베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문학에서 나쓰메 소세키 같은 작가가 있다는 건 정말 기적적인 일이 아닌가!(한국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인간의 마음 자체는 사고하고 성찰하는 데 부적합한 것’(1)일 지도 모르니, 거의 1세기가 지난 지금, 나쓰메 소세키는 세계문학전집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의 작가이고, 막스 베버는 전공자들에게나 읽히는 사회학자 쯤으로 여겨지는 요즘에, 강상중 교수의 이 책이 이렇게나 많이 팔리고 읽혔다는 건 참 낯선 일이다(그리하여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가 더 많이 읽혔다면 얼마나 좋을까).

삐딱하기만 한 내 눈엔, 저자는 진실한 마음으로 ‘고민하는 힘’을 이야기했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에겐 ‘고민하는 힘을 읽은 위안’만 전해준 것은 아닐까. 몸으로 부딪히며 고민하라는 저자의 조언 대신.

현대, 즉 모던(Modern)과 그 이후에 있어서 자신의 문제는 자기에게로 돌아온다(자기반영성의 시대인 것이다). 그래서 데카르트 이후의 우리에게 ‘자아의식(self-consciousness)은 결국 신경쇠약을 낳는다. 신경쇠약은 20세기의 모두가 공유하는 병’(나쓰메 소세키)이 되어, 우리는 그 정신병과 싸우거나, 반대로 그까짓 것 하는 심정으로 ‘본 투 비 와일드(Born to be Wild)’가 되어야 할 것이다(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채 거대한 세상에 끌려 다니다 죽을 수도 있겠지).

강상중의 이 짧은 책은 독자에게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끔 요청하지만, 책은 너무 간략하고 강상중 교수의 문장은 종종 넋두리 같이 들렸으니, 이는 결국 살아가야 하는 건 나이거나 독자이고, 저자인 강상중 교수도 그렇게 살아왔다는 걸까. 

자살을 생각하는 한 여인을 앞에 두고, “죽지 말고 살아야해”라는 소세키의 조언 다음에 나오는 ‘죽음은 삶보다 귀하다’라는 독백은 우리 인생이 어떤 대지 위에 서 있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가슴 아팠다. 이 책 속에서나 밖에서나 삶(인생)의 문제란, 근대(Modern)의 문제이고, 청춘의 문제이며, 젊음의 문제였다. 

그래서 스물 살 때의 고민이나 스물 다섯이나 서른 다섯, 혹은 쉰 다섯이라고 해서 그 고민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자기 삶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나 질문이 달라지지도 않을 게다. 고민하는 시간이 오래 되었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 고민이나 의문에 대한 답이 나온 것도 아닐 것이고. 단지 고민과 의문에 답을 구하는 자신의 태도가 달라져 있을 뿐.

결국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고민이나 의문이 아니라 그 고민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될 것이니,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는 것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대하게 될 비에 대한 자신의 태도가 달라진 것이고, 잔인한 슬픔을 동반한 헤어짐 뒤에, 새로 만나게 되는 연인에 대해선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과는 다른 태도로 연인을 대하게 될 것이니, 인생은 관객은 없고 오직 주인공만 혼자 이리저리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한 편의 잔인한 드라마는 아닐까.(2)

그저 인생은 원래 쓸쓸했고, (주위의 조력자) 없이 고민하는 나로 인해 세상은 조금이나마 살만한 곳이 될 터이니,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에 대한 공허한 위로만이 저 차가운 대기를 채운다.

이 책을 감히 추천하기에는, 이 책을 번역한 역자도 나쓰메 소세키를 번역하면서 읽었다고 하니, 과연 이 책이 얼마나 깊은 호소력을 가지게 될 지는 미지수다. 그나저나 막스 베버의 책은 서가 어디에 있는 걸까. 오래 전에 읽었으니, 다시 꺼내 읽어야겠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다 읽고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읽기를!)



1)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Black Swan’(동녁사이언스) 중에서
2) 하긴 이런 경우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의 99%는 돈으로 해결 가능한 것이다’라고 들었다. 그리고 그는 부자가 되었다.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1%의 문제로 인해 우리의 인생은 파멸을 향해 달려갈 테지만, 이 얼마나 현실적인 답변인가! (출처: 잭 트라우트, 알 리스, '마이 포지셔닝My Postioning'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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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 남자만큼 안타깝고 슬프고 절망스러운 사람도 없을 것이다. 종종 우리들은 성직자들에게서 ‘철 들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철들다’의 사전적 의미는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기다’이니, 성직자들에게는 종교적 관점에서 사리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힘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는 ‘종교적 관점’이 될 것이다. 성직자들은 신앙을 향한 ‘철없는 열정’을 숨기고 있다. (즉, 모든 열정은 철없음의 소산이다!) 마음 속에서는 늘 자신들이 믿는 신을 향한 끝없는 신앙심을 숨겨져 있는 탓에, 그들은 자신의 생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철든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병상 위의 남자다. 죽음을 향해 가는 남자. 자신의 생명력이 부질없음을 깨닫는 그 순간, 남자는 갑자기 철이 든다.

그리고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며, 그것을 병상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곤 한다(가끔 이 때까지도 철이 들지 않는 남자가 있기도 한데, 이 경우에는 이미 사라져가는 생명력을 철없음으로 인위적으로 포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이 다시 좋아져, 병상을 벗어나는 순간, 그 남자를 둘러싸고 있던 ‘철 들었다’라는 동사는 마치 사막의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결국 (여성의 입장에서) 철 든 남자란 없고, 남자가 철이 든 순간 남자로서의 존재 의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다소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철 들었다’는 것에 대한 기준점이 있다면, 남자의 건강 상태와는 무관하게, 세상의 거친 풍파와 여성의 사랑, 또는 잔인한 훈육을 통해 어떤 남자는 그 기준점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 다만 철 들었다는 기준점(만약 존재한다면)에 10년 전보다 가까이 다가갔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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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현님의 페이스북/트윗 보시고 쓰신 글 같아서 냅다.. 주소를 업어갑니다.ㅋ
    남자랑 여자랑 같은 인간인데도 왜이리 다른 점이 많은지..ㅎㅎ
    항상 꾸준히 잘 읽고 있습니다.
    -미니 드림^^-

    • '철든다'라는 단어에 강박증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 면에 철들 순 없거든요. 그런데 모든 것에 철들기 바라는 시선이 있는 것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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