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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의 빅픽처

선대인(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대중 경제학 책이라 여겼으나, 실제로는 주식 투자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겠다. 요점은 세계 경제 흐름의 큰 그림(빅픽처)를 보면서 투자해야 된다는 것. 일종의 가이드북이며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진 않다. 나로선 약간 실망했다고 할 수 있다. 초반엔 꼼꼼하게 정독하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대강 읽게 되었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으나,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터라 몇 가지의 지침이 될 만한 언급을 옮겨보자면 아래와 같다. 


투자의 기본은 리스크 관리

 - 30쪽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절대 원칙 

첫째,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

둘째, 투자를 하면서 과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셋째, 반드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 271쪽 


바이오 헬스케어(B), 금리(I), 색산업(G), 석유(P), 인도(I), 중국(C), 기술기업(T), 미국(U), 리스크(R), 환율(E)를 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키워드로 주목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2015년도에 출간되었으니, 벌써 2년이 지난 셈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 중 일부는 바로 앞으로 닥쳐온 것도 있다. 가령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어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정책에 대한 대응이 주목된다. 


한 나라의 경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인데, 사람들은 아직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정책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실은 제대로 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한데도 말이다. 


주식 투자에 대한 가이드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책 말미에는 여러 추천 도서와 관련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하고 있음), 주식 투자에 대한 방향을 잡고 싶은 이들에겐 괜찮은 책이 될 수 있다. 


선대인 소장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관계로,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봐야 겠다. 






선대인의 빅픽처 - 8점
선대인 지음/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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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읽다, 그만 놀라고 말았다.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GM이나 포드보다 많다는 사실에. 심지어 2016년에 net loss(순손실)이 발생했는데도. 


한편으로는 무척 부러웠다.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상품을 가진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문화가. 그만큼 투자 철학이나 투자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아마 대기업에게 잡아먹혔거나 문을 닫았을 것이다. 

대기업 중심의 기업 생태계는 나라 경제 시스템을 왜곡시키고 있지만, 나서서 해결하는 이가 없다.

또한 사업하기 무척 어려운 나라이고, 사업하다 잘못 되면 그냥 집안이 쑥대밭이 된다. 

그런데 나라에선 창업을 권한다.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에 있을까! 


저 차트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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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이선욱, 백영, 김재언(지음), 더난출판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2004년도에 출판되고 2006년도 산 책을 2016년에 뒤적거렸다. 2006년에도는 '재테크'라는 단어를 꺼낼 수 있는 형편도 되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이 책도 뒷전이었다. 1~2주 전 서가를 정리하다가 버리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읽었다. 막상 읽고 보니,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지금은 없는 상품들에 대한 소개였다. 


이 책의 내용을 미루어본 바, '재테크'라 함은 돈 관리에 대한 기본 태도를 세우고 개인의 형편에 맞는 금융상품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용하는가가 아닐까 싶다. 책의 순서도 그렇게 이루어져 있다. 



-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재테크 10계명

- 내 자본금에 딱 맞는 2004년 베스트 투자 포트폴리오

- 0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 1,000만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 5,000만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 1억원으로 부자 진입 재테크 


즉, 재테크란 종자돈을 마련하고 난 다음 개별 금융상품들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가지고 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에 재테크를 하기 위한 태도를 마련해야겠지만. 가령, '대박'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종자돈부터 만들고 불필요한 소비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은행 거래는 한 곳으로 집중하고 절세형 금융상품 등에 가입하는 것. 


지금 구하지도 못할 이 책을 읽는 건 의미없을 테고, 재테크에 대한 기본적인 책 한 권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돈'으로 행복해지진 않을 테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해질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지니까. 그리고 지금같이 복잡한 사회에선 무조건 알아야 돈을 지키고 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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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펀딩 Start-up Funding

더멋 버커리(지음), 이정석(옮김), e비즈북스 






경영에 있어서 첫 번째는 사람이고, 두 번째도 사람이고 세 번째도 사람이라 여겼다. 경영진은 아니었지만, 중간관리자로 팀웍을 중요하게 여겼고, 모티베이션이나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실은 답이 없는 고민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람이 있어도 전략이나 실행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았다. 심지어 사람을 키우는 것도 전략이었다. 당연한 것인데, 결국 겪어봐야 안다. 그 후부턴 경영 전략을 참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책은 책일 뿐, 실제는 아니다. 


작년말 회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 두고 사업을 모색했다.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나는 자주 돈까스 식당 옆에 돈까스 식당을 내어도 된다고 말했다. 사업에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이지, 옆에 잘 되는 돈까스 식당이 있다고 해서 망하는 건 아니라고. 남산 돈까스 식당들처럼 유명한 길이 될 수도 있을 터. 


사업 계획서 쓰는 것이야 자신 있었고 그동안의 경험이 나를 도와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음을 몇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알았다. 


1. 투자를 받는다는 건 귀중한 남의 돈에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2. 팀원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그의 삶과 그의 가족에 대해 일정 부분 이상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3.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법인을 세워 이를 운영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결국 나는 성급한 추진일 수 있음을 알았고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 여겼다. 나는 법인 설립이나 지분 구성, 투자자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도리어 내가 짊어져야 할 다양한 책임들의 무게만을 느끼고 있었다. 리더가 흔들리면 사업도 흔들리고 회사도 흔들린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초창기 기업은 위험하다. 하나하나가 잘 조율되어야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될 어떤 지점을 향해 걸어가고 뛰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운 일임을 ... 


그러는 동안 이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온 책인데, 다소 늦게 번역된 듯 싶기도 하다. 최근의 스타트업 열기에 대해서 나는 부정적이다. 아직도 한국은 실패에 대해 가혹하고, 도전보다 안주를 가치있게 여긴다. 성공하면 찬사를 보내지만, 실패하면 '그럼 그렇지'라며 핀잔만 일삼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통용되지 않을 유일한 OECD 국가일 것이다. 그러니 실패하면 안 된다. 


이 책은 창업가, 혹은 창업 기업이 어떻게 투자를 받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중요한 지점을 매우 정확하게 짚어준다고 할까.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인가. 



- 투자자도 실패하기 싫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성공하는지 여부를 단계별로 체크한다. 그래서 한 번에 그 기업에게 필요한 모든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의 단계를 나누고 단계별로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2차 투자, 3차 투자를 진행한다. (시리즈 A, 시리즈 B 투자는 여기서 나온 것이다) 


-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50%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에 있어 창업자들의 의지와 역량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 창업자들은 그들의 기업이 성공할 것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단계별로 목표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 투자자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는, 그러나 장차 어마어마하게 클 시장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렇게 큰 시장에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게 될 기업을 찾는다. 초기 투자자들은 보통 10배의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매출이익률이 높은 회사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대체로 IT/SW 회사가 많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무척 실제적이다. 창업 기업의 가치 평가나 여러 번의 투자 과정 속에서 지분 희석이나 창업진 일부의 이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들 사이의 갈등이나 여러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되어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기업이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강력 추천한다. 





스타트업 펀딩 - 10점
더멋 버커리 지음, 이정석 옮김/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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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린모옥 2015.04.05 01:13 신고

    올려주신 좋은 글 덕분에
    지난 날의 실패를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혜안은 없고 무모한 자신감만 있던 시절이었어요.

    • 지하련 2015.04.05 23:23 신고

      실패를 되돌아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능력이기도 하지요. ~... 댓글 감사합니다. ^^

  2. e비즈북스 2015.04.06 14:05 신고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멋있는 표현입니다. 저는 창업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했었는데^^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해야겠네요.

    • 지하련 2015.04.07 22:01 신고

      의외로 어렵지 않았고 내용도 알찼습니다. 아마존에서의 평점도 꽤 높더군요. 그리고 스타트업에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도 했고요. ~ .. ^^;; (e비즈북스에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미안함이.. ㅡ_ㅡ;;; 예전에 사무실까지 갔던 적이 있었던 터라...)

  3. 2015.04.08 14:08

    비밀댓글입니다

    • 지하련 2015.04.08 22:26 신고

      앗..^^;;~ 감사합니다. 시간은 쏜살같고 뭔가 해보려고 해도 여유가 되지 않더군요. ~ 좋은 책이 나오더라도 읽지 않는 세태가 많이 불만스럽지만, 그래서 좋은 책이 나오면 읽는 이는 있기 마련이죠. ~ ^^



2011년 11월 동아비즈니스리뷰(92호)에 실린 강동석(소프트뱅크 부사장)의 <성장을 무기로 '천사의 지갑'을 열어라>에서 나에게 도움될 부분만 옮긴다. 



**


벤처캐피탈 : 새로운 기회의 발견과 혁신을 통해 초과적 수익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적 투자 자본 


벤처캐피털 투자 시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포인트

누가 : 사업의 주체, 경영자의 정직성, 열정, 리더십 등 

무엇을 :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 초기 사업모델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자기 진화가 더 중요

어떻게: 핵심 경쟁력,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본질적 요소

왜: 사업의 목적,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 당위성과 회수 방안이 더 중요. 




- 자금 조달 방법을 결정한다. 


- 본격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첫 단계로 사업계획서 작성을 통해 '무엇을 하기 위해 얼마나 필요한가'를 정리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경영자의 주관과 확신이 객관화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명확한 현실 인식과 혁신 기회에 대한 명쾌한 설명,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필요한 자원이 잘 서술된 사업계획서는 그 무엇보다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여돼야 하는 첫 단추다. 


- 두 번째 단계는 자금 조달 규모와 특성에 따라 적합한 투자자를 물색하고 접촉하는 것이다. 자금 조달의 대상으로는 주변 지인(Friends & Family), 엔젤투자자(Angel investors), 벤처투자회사(venture capital firm), 일반기업(corporate), 은행(banks) 등이 존재한다. 


- 세 번째 단계는 각 투자자들로부터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을 때 후속 조치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기본적인 투자 조건(term sheet)에 합의하고 사업실사(business due diligence)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회계 및 법률 실사(accounting & legal due diligence)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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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배신 - 10점
프랭크 파트노이 지음, 강수희 옮김/추수밭(청림출판)



속도의 배신
프랭크 파트노이(지음), 강수희(옮김), 추수밭 


상당히 좋은 책이다. 특히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정권이 바뀌거나, 혹은 총리나 장관이 바뀌면 (타당성 검토나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장기 정책의 방향도 바뀌고, 5년 후나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선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고작 1~2년의 미래 정도에만 관심이 있고, 심지어 그것마저도 무시한 채 당장 내일 일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나라. 단기 기억 상실에 걸려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까지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나라. 어쩌면 이 사회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선 무관심한채) 무조건 앞을 향해서 최고의 속도로 달려가야만 안정이 되는 이상한 곳이 아닐까. 그런데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술을 수용하고 소비하는 나라, 그래서 성공했다고 믿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게 이 사회에서, 이 나라에서 먹히는 소리일까? 

이 책의 원제는 'Wait'다. 이 책은 기다림에 대한 책이며, 느리지만 올바른 결정,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혁신은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나온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이 책을 한국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저는 투자야말로 세계 최고의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윙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여러분은 플레이트에 서 있고, 투수가 제너럴 모터스를 47에 던집니다! 유에스스틸은 39에 던지죠! 스트라이크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회를 잃는 것 외에는 패널티도 없습니다. 그저 원하는 공이 날아오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외야수가 잠들었을 때 공을 치기만 하세요."
"뭔가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한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죠."


'게으른 나무늘보와 같이 투자하라'고 이야기하는 워렌 버핏의 위 조언은 이 책이 지향하는 어떤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책은 현대 비즈니스와 스포츠에서의 시간에 대해서, 그리고 해야할 일을 미루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진짜 혁신, 혹은 가치있는 것은 느리게, 오래 기다린 끝에 온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인용을 통해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일을 미루고 느리게, 기다리는 행위가 자연스럽고 우리 몸에 맞는 것이라고 말한다. 
 

짐 바르도와 공저자 존 보이드는 인간을 '시대착오적 존재Living anachronism'으로 묘사했다. 그들은 우리가 수렵, 채집인의 느린 시간에 살도록 미리 배선되어 있으며, "메가헤르츠의 시대에 사는 헤르츠의 기계가 되었다"고 말한다. 짐 바르도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큰 투쟁은 우리의 타고난 신체 리듬을 점점 더 빨라지는 기술의 속도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247쪽) 


어느 방송에서 15세기 조선 시대의 사람이 21세기 서울 종로로 오면, 오자마자 바로 기절하는데, 그건 시끄러워서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인간이 하루종일 낯선 사람들만 만나서 길을 지나치는 경험을 불과 몇 백 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전 수만년 동안 우리는 아는 사람들, 아는 풍경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현대 문명은 우리를 속도전의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멀티태스팅이 요구하는 강한 집중력 때문에 시간이 더 길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더 느리고 비효율적이 되었다. (249쪽) 


이 책은 또한 많은 기업들의 경영진들에게 추천할 만한 하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진정한 혁신, 가치있는 것은 느리게 온다는 것을 강조한다. 아인슈텔룽 효과(Einstellung Effect, 분명히 더 나은 대안이 있는대도 늘 하던 방식대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을 극복해야 혁신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역자는 이 책에서 인용된 주요 책들의 한글 번역 정보를 수록하는 노고를 보여주었으며, 책 말미의 미주들은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책 중간중간 경제학에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들도 있어 읽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난이도 높은 책은 아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미국 쪽 저자들은 참 이런 책을 잘 쓴다는 생각을 했다. 


** 
사족) 
위 서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즘 하도 글쓰기에 시간 할애를 하지 못하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내가 쓴 글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패스트푸드자극'이다. 

패스트푸드 자극이 있다. 패스트푸드 로고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실험해보니, 패스트푸드 로고에 노출된 집단의 경우 책을 읽는 속도 등등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빠르다는 것이다. 아, 이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알고 봤더니 노출된 집단은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도 여유가 없고 무조건 빨리 처리하려고만하지,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랭크 파트노이는 '속도의 배신'이라는 책을 통해 빨리 뭔가 하려는 것이 얼마나 좋지 않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실험과 논문을 발표한 샌포드 드보(Sanford Devoe) 교수의 언급을 인용해본다. 

"시간을 줄여주는 각종 행위들은 모순적 결과를 불러옵니다. 패스트푸드는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지만, 그렇게 해서 아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부터는 오히려 멀어지게 만듭니다. 더 이상 꽃향기를 맡을 여유가 없게 말이죠." 

이 책에서는 이런 사례도 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주당 근무 시간이 40시간에서 50시간으로 늘어났고 사람들은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은 실제 근무 시간은 30시간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정보 미디어, SNS 채널 등과 같은 활동들로 인해 일종의 강박증이 생겼고 모든 활동이 업무와 연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많은 책에게서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야 된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 책을 쓴 저자에게나 어울리는 소리이고, 우리에게, 나에게 필요한 시간은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투자할 수 있는 몇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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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미술사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되거나 미술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정해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뚜렷한 작품관과 작품이 지닌 가치를 읽고 또 만들어 갈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눈 밝은 큐레이터나 컬렉션 어드바이저, 시장분석가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이지윤, 중앙선데이, 2011.5. 15 




조만간 KIAF가 시작된다. 미술 시장의 활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한 두 점씩 꾸준히 사서 보관할 것이다. 


미술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에는 '작품을 보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고,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된다. 


이지윤씨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직하고 신뢰을 쌓을 수 있는 전문가 만나긴 한국 미술 시장에선 참으로 어려운 것을 아는 까닭에, 결국 컬렉터의 몫으로 남게 된다. 


내가 곧잘 하는 말은 미술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면, 미술 작품이 가지는 흥미로움, 순수함, 즐거움, 아름다움이 사라질 수 있으니,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보는 눈(안목)도 자연스레 올라갈 테니. 




* '미술 작품 구매'라는 키워드로 이 포스팅이 노출되고 있었다. 이에 미술 작품, 미술 투자와 관련하여 포스팅한 것들을 모아 보았다. 



2011/08/13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투자보다 먼저 미술 감상의 태도부터

2009/01/07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을 위한 Online Market?


2008/12/0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작품의 가격


2008/11/03 - [책들의 우주/예술] -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론 데이비스


2008/09/1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2008/09/2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세계 미술 시장(Global Art Market)


2007/11/1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2007/10/28 - [책들의 우주/예술] - 미술시장의 유혹, 정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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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ppusake 2013.06.04 13:44 신고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 라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 지하련 2013.06.05 18:06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미술 시장이 왜곡되는 것같아요. ~ 크지도 않은 시장인데... 도리어 미술 애호가들은 위축되고 사고 싶은 작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같아요.



워런 버핏의 6가지 투자 원칙.


- 소비자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가? Can the company get a share of the consumer mind?


- 값싼 일반적인 제품으로 교체가 가능한가? Generic product cannot replace it?


- 회사의 경영진에게 백만불을 준다고 해도 그는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인가? Nothing will change if you give the company and management $100M?


- 기술 발전이 그 제품의 가치를 퇴색시킬 것인가? Can technology make it obsolete?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에는 투자하지 마라. never invest it the business you don't understand)


-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가? Does it have a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 부정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 Can it survive really adverse conditions? 



토요일 아침, 오래된 노트에 메모 해놓은 것을 옮긴다. 어느 금융경제잡지에서 옮긴 듯한데, 출처를 모르겠다. 옮기긴 했는데, 경영진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원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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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과연 한국에서 순수 미술 작품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은 몇 명쯤 될까? 또는 반대로 돈을 잃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얼마나 많은 돈을 잃을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떼돈을 번 사람은 없다. 아주 오래 동안 미술 작품 수집을 해 온 이라면 소장한 작품들 중 일부를 팔아 수익을 가져갔을 지 모르지만, 아마 그가 챙긴 수익은 그 동안 그가 투자한 금액에 비한다면 초라할 것임에 분명하다. ‘미술 투자’라는 단어가 국내에 유행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고, 장기 투자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통하는 ‘미술 투자’에 대한 수익을 논하기에는 아직 한국 미술 시장은 그 역사가 너무 짧고 너무 불투명하다.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보자. 과연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언제부터 투자의 대상이 된 것일까? 엄밀하게 말해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미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대신 진귀하다는 측면에서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될 순 있지만, 그들에게서 조차도 미술작품은 투자 이전에 감상과 향유의 대상일 것이다.

이렇게 미술 작품을 바라볼 때,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순수 미술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료해지고 뚜렷해진다.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미술 작품은 어렵고 불투명하고 마치 속는 기분이 들겠지만, 감상과 향유의 대상으로서의 미술 작품을 볼 때면, 작품은 보는 이들마다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 것이다.

현대 미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이 신대륙(미국) 전시가 시작되었던 때쯤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충분한 경제력을 가졌지만, 인상주의 작품을 갖고 싶었던 미국인들의 수집 열풍이 인상주의 작품들의 가격을 급등하게 만들었다. 감동적이고 진귀한 예술 작품 하나 집에 걸고 싶어한 그들의 욕구가 현대 미술 시장의 크기를 키운 것이지, 돈을 벌려는 탐욕적인 목적으로 미술 시장이 탄생하고 급성장한 것은 아니다. 수량은 한정되어 있고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상황이 이렇게 되면, 당연히 위작이 나오게 되고 누군가는 대량으로 구입해 다시 재판매를 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현대 미술 시장은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솔직히 무턱대고 이제 미술 투자가 트렌드니, 대세니 하는 말을 하면서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작품을 보는 이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술 투자에 대한 투자 방법이나 노하우, 또는 금융 지식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태도다.

르네상스 시대의 수집가들에게 예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자,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 것이었으며, 그 이전 시대라면 인간의 손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첨단 기술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수집가들 중의 일부는 탁월한 안목과 혜안으로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삶을 지원하며 작품을 구입해 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작품을 재판매하여 수익을 얻지 않았다. 도리어 저택의 회랑에 작품을 걸어두고 오는 손님들에게 그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거기에서 ‘갤러리’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그들이 수집했던 작품들 중의 대부분은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이름없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되었고, 심지어는 그림보다 액자가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가끔 변하지 않는 명성과 예술성으로 후대에까지 인정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매우 드문 예라고 할까. 아마 모네, 피사로, 카유보트, 르느와르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젊은 시절, 혹은 무명 시절을 떠올린다면, 그들이 계속 작품 활동을 했고 살아남아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은 것이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현대 한국 미술에서는 이우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도리어 그 당대는 무시당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예술가가 후대에 명성을 얻고 그 진귀함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까. 카라바지오가 그랬고 얀 베르미르가 그랬으며, 반 고흐도 또한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예는 무수히 들 수 있다)

미술 작품 투자만큼 철저하게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과 감식안, 또는 통찰과 혜안이 필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미술 작품 투자라는 생각을 잊어버리자. 그리고 그건 너무 먼 이야기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중에 천 억 원 정도 있다면 한 번 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술 작품 감상부터 할 줄 아는 제대로 된 수집가부터 되는 것이 빠른 길이다.

그렇다면 미술 감상의 태도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나는 이 글을 읽는 이에게 시집을 이 때까지 몇 권을 읽었는지 묻고 싶다. 한 권? 두 권?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시 쓰기, 시 읽기를 배우지만, 정작 시집을 돈 주고 사서 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뭐랄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는 우리가 사는 은하계 너머의, 아주 이질적인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림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부터 그림 보기, 그림 그리기를 배우지만, 정작 나이가 들어 1년에 미술관에 몇 번이나 갈까?

정직하게 고백하자. 그만큼 시 읽기나 미술 작품 보기는 너무 어려운 일들 중의 하나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어려운 일이다. 맨 처음엔 미술 작품을 보기는 하지만, 그냥 보는 것일 뿐, 아무 것도 모른다. 시 읽기도 마찬가지다. 그건 어려운 일이다. 한 곡의 음악에 익숙해지기 위해 우리 귀는 무수하게 반복 청취를 한다. 그런데 미술도 마찬가지다. 미술 감상의 태도는 먼저 많이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보고 뭔지 몰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건 어려운 종류의 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예로부터 제대로 된 감상을 즐길 수 있는 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 *
위 글 중간에 작품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문맥이 끊어지는 듯해 아래에 도판 몇 개를 옮기고 설명을 간단하게 달았다. 작품이미지는 모두 위키피디아(wikipedia.org)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Judith Beheading Holofernes(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Oil on canvas 
145 x 195 cm, 1598~1599 (로마 국립 고전회화관 소장)

16세기 말 17세기 초에 이런 작품을 좋아했던 이가 몇 명쯤 될까? 그렇다면 현대에는? 솔직히 요즘 시대에도 이 작품을 집 거실에 걸어둘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감상 태도를 가지란 어려운 일이다. 카라바지오는 잘 알려져 있듯이 난봉꾼에 살인자였으며, 도피자였다. 그리고 그의 과격한, 시각적 진실에 무게를 두었던 바로크적 태도로 인해 그는 몇 세기 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Johannes Jan Vermeer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Oil on canvas,
44.5x39cm, 1666 (마우리츠하이스 왕립미술관 소장)

얀 베르메르는 19세기 후반에서야 비로소 유럽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한 예술가이다. 현대에는 네덜란드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0년 남짓이다. 이것도 너무 신기해서 베르메르의 작품이라고 알려진 작품들 중 일부는 위작으로 이미 판명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뵐플린을 위시한 걸출한 미술사가들로 인해 바로크 미술이 제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 때 베르메르도 새롭게 부각되었으리라 추측해본다.



Vincent Van Gogh
Prisoners Exercising
Oil on canvas
80×64cm, 1890 (The Pushkin Museum of Fine Art)

반 고흐의 작품은 여러 번 보았다.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만난 반 고흐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거친 붓 터치로 내 마음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뭐랄까. 뾰족한 호미 끝으로 내 가슴을 긁는 듯한... 종종 나는 반 고흐를 좋아한다는 이를 만나면, 아주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반 고흐가 정신병자라는 건 알고 계시죠? 우리는 정신 병자가 그린 작품을 좋아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도 정신병적인 기질이 다분한 거랍니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종종 자기 영혼(정신)의 내밀한 영역까지도 작가나 작품에게 기대는 것을 의미한다. 감상이란 작품을 받아들이고 감동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좋은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고 좋은 감상이란 그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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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eelosophy 2011.08.17 15:06 신고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예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 지하련 2011.08.17 18:41 신고

      종종 트렌디한 현상이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것도 좋지 않은 듯 해요. 예술은 즐겨야 하는 거죠. 감동받지 못하면, 쓸모없는 거예요. 순수 예술이 어려운 이유는 감동받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이 투여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만, 나중에는 가치 있는 취미활동이 될 수 있죠. ^^

  2. 김서윤 2012.03.27 02:05 신고

    쇼팽 검색을 하다 들어오게 되었는데 여러 글 읽고 갑니다.



과연 내 재능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 재능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을까? 삼십 후반이 되어서도 내 재능이 뭔지 모르겠고 밥벌이와 관련된 내 재능에 대해서도 종종 깊은 불신을 가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뒷걸음질 치지는 않는다. 대신 갖은 실패와 고초로 인해, 적어도 나는 어떤 일은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조금이나 알게 되었다는 것에 사소한 위안을 얻는다.

결국은 내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가를 알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는 갖은 모험과 고초,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실패와 좌절 속에서 결국 내 길을 찾아가는 건 아닐까?

무책임한 말인 줄 알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해주는 조언은 고작 이것이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실패나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도리어 실패나 좌절은 20대나 30대 초반에 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말하고 난 뒤, 늘 개운치 못한 것은, 여기에도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특정한 한 분야에 대해서만 강점이 있다기 보다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어떠한 영역에 대해 두리뭉실한 재능이 있다거나 열의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종종 만나게 되는 뛰어난 개인은 한 가지 분야가 아니라 여러 분야에 잘 적응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식이다. 누군가 4시간 잔다고 해서 내가 4시간 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참 복잡하고 심란하며 어려운 길이라는 것이다. 

막상 주절이 주절이 적긴 했지만, 핵심은 없는 글이 되고 말았다. '남이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나', 혹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진짜 나'의 모습을 찾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나 자신이 나를 속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자신의 재능을 향한 자기 체면은 좋은 결과를 낳지만, 재능과 반대되는 자기 체면은 종종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쉐아르님의 짧은 포스트를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이렇게 글을 올린다.


강점이란 재능 x 투자이다. 5점만점에 2점 밖에 안되는 재능에 5점만큼의 투자를 한다고 해도 10점 밖에 안된다. 하지만 4점의 재능에 3점만큼의 투자만 해도 12점이 되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나 조 몬타나 같은 전설적인 인물은 5점의 재능에 5점의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 인용 Future Shaper(http://futureshaper.tistory.com/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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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 섭 2009.02.25 16:28 신고

    재능 곱하기 투자가 강점이라고?

    순수 재능이
    스스로 그 지속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여건일때 그것은 점점 더 완전한 강점으로 드러난다

    어떤 [재능]의 정도에 따라 [투자] 된 여건의 결과물이 반드시 [강점]으로 드러나지만은 않는다...

    " 나 자신이 나를 속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자신의 재능을 향한 자기 체면은 좋은 결과를 낳지만,
    재능과 반대되는 자기 체면은 종종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평이하게 옳은 말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이여 부디, 아무도 기죽지 말라^^*
    이런걸 일러 다양성의 계발이라 불러도 좋으니까 말이다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진리 하나는;
    강점은, 강점으로 인하여 그 스스로를 약화 시키고
    약점은 그 약점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강화 시키는법이니...

    /
    " '남이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나', 혹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진짜 나'의 모습을 찾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 아닐까. "

    ====> 글치만, 슬프게도 이 사회에서는
    '남이 평가하는 나'가 나의 전인격적 전부를 규정짓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하던가...
    '내가 알고 있는 나', 무엇보다 더더욱 '내가 추구하는 나' 따위는
    그 얼마나 미약한 한숨에 불과하고 더욱 어쩌다 은연중에 그걸 들키는 날에는
    어떤 거친 조롱과 집요한 방해와 저급한 비웃음 일반에 처해지던가...

    자기자신을 알아야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고
    더 중요한건 그걸( 최소한 자신의 한계 넘머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잇도록) 뛰어넘으려는
    호연지기를 갖는 일이다
    그것이 추구해야 하는 [인간] 아닐까...

  2. silverline 2009.02.26 10:48 신고

    보여지는 것, 평가되어지는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저 또한 자신의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평가해 버리듯)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진리.
    평생 답따윈 없겠지만,
    평생 답을 좇으며 살아가게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되네요.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 지하련 2009.02.26 15:08 신고

      늘 고민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같아요. 정말 재능없는 곳에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가 때늦게 후회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는 것같아요. 20대일 때나 30대이거나 40대가 되어도, 사는 건 별반 다르지 않는 듯해요.



오늘 어느 신문의 기사를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대형우량주를 매수하겠다는 의도다.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것인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전략이 어떻게 먹힐 지 좀더 두고볼 일이다.

최근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하는 내년 전망이 딱히 좋지 않고 미국에서는 연일 금융 위기에 대한 대책 관련 뉴스가 전해지고 있으나, 그 뉴스들 말미에는 꼭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럴 때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기업들도 있기 마련이다. 오늘 아침에 배달되어온 중앙선데이의 기사, "불황일 때 미리 투자해야, 호황 때 경쟁사 압도"는 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전략과 흡사하다. 단지 기업이 주체라는 점만 뺀다면.



위 도표가 조금은 추상적인 구호처럼 보이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단순하다. 투자를 확대하라는 것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전략 방향 점검 및 재 수립, 기존 사업의 전략적 포지셔닝), 선택과 집중(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 수익성 분석 및 장기 전망)에 나서고,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배팅(전략적 M&A, 신규사업 진출의 기회)을 하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위기 의식을 불어넣어야(기업 문화 혁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늘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지만 경기가 좋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위 네 가지 전략 방향을 살펴보았을 때 우리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과감한 배팅이다. 이는 불황으로 인해 매물로 나오는 유망 기업들을 낮은 투자 비용을 통해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M&A는 신중하고도 많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 기업들이 M&A에 실패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 중 하나는 기업 문화 융합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중소 기업들에서는 인수당한 기업의 임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바람에 돈만 날리는 M&A가 되기도 한다. 도리어 M&A 대신 전략적 제휴나 경쟁력 있는 구성원을 새로 영입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위기 의식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를 위기 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기업 문화 혁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불황기는 기업 내의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보다는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 문화는 그 자체가 바꾸기 어려운 일이다. 먼저 심리적 모티베이션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불황기는 기존의 잘못된 기업 문화나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바라볼 때 불황기야 말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과감한 투자가 아니라 기업 조직과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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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 6점
론 데이비스 지음, 최리선 옮김/아르타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노하우
론 데이비스(지음), 최리선(옮김), 아르타


최근 많은 사람들이 미술 투자(art investment)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나에게 미술 투자에 관해 묻기도 한다. 나 또한 “이런 작품들을, 이 작가들을 유심히 보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구입을 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도리어 작품 보는 안목을 기르라고 먼저 주문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일도 없다. 투자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뚜렷한 전략이나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유럽이나 북미의 몇 나라들처럼 오랜 미술 작품 수집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게 되고 수십 년 이상 작품을 팔지 않고 보관한다. 그 중에는 무명의 작가였다고 후대에 새롭게 평가 받는 작가도 있을 수 있고 그 당시에는 유명한 작가였으나 후대에는 잊혀지는 작가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주고 그림을 샀는데, 몇 년 후에 그 작품 가격이 휴지가 되었다고 해서 충격을 받거나 놀라지 않는다(다소 기분이 상하긴 하겠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구입한 것이고, 이 작품의 진가는 언젠가는 세상이 알아줄 것이라고 믿는다. 실은 자신의 안목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미술 평론가나 화랑 주인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저 의견일 뿐 자신의 구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안목 있는 콜렉터가 드물다. 안목 있는 콜렉터의 눈은 때로 미술 평론가, 화랑 주인들보다 더 정확하고 오래 간다. 그리고 미술 평론가들은 미술과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고 미술에 대해 글을 쓰는 이들이지, 미술 작품을 거래하고 그것의 금전적 가치를 논하는 이들이 아니다. 얼마 전 어느 잡지(지금은 나오지 않는)에서 미술 평론가들이 모여 작품의 가격을 논하는 기사를 보고는 끔찍함을 금치 못했는데, 그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작품의 가격이 먼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가격이라는 점, 두 번째로는 실제 미술 시장 거래에 있어서 큰 영향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작품 가격을 이야기하는 점이었다. 도리어 그들이 정말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을 찾아 그들을 알리는 역할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화랑 주인들은 어떤가? 여기에는 많은 분류의 사람들이 있다. 정말 탁월한 안목과 감식안으로 숨겨진 보물과 같은 작가와 작품을 찾아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작품 팔기에만 혈안이 된 이들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버젓이 유명 작가의 위작을 팔기도 한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것이 위작인지 아닌지는 그 작품을 그린 작가도 모를 경우까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술 작품 가격에 대해 논란이 많다.

그런데 ‘론 데이비스의 미술 투자 노하우’라는 책은 과연 (특히 한국 미술 시장에서의) 미술 투자에 대해 혜안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단연코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미술 비즈니스 쪽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이들, 전문적으로 미술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작품을 보는 눈’이다. 좋은 작품을 보고 느낄 수 있으며, 그 작품의 생명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읽을 수 있는 눈을 먼저 가져야 한다. 이 책은 그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이다.

론 데이비스가 말하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실은 미국 미술 시장에서는 론 데이비스가 이야기하는 것 대부분이 맞다. 하지만 한국 미술 시장에서는 전혀 아니다. 아마 몇 십 년이 흐른다면 그의 이야기가 어느 부분 적용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짜 작품을 어떻게 고르는가에 대해선 투자 노하우와는 전적으로 별개다. 즉 지금 젊은 작가의 어느 작품이 몇 십 년 후에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론 데이비스도 그의 책에서 작가나 작품들을 언급할 땐, 그것들 대부분은 이미 평가가 어느 정도 끝난 것들이다.

참 무책임한 말이지만, 미술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기 전에 먼저 작품을 보는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 작품을 구입하여 5년 이내에 작품을 팔고 싶다면(이건 한국에선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대형 갤러리나 미술 경매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얼마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는 구입한 작품들을 헐값에 내다 놓는 일까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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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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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출장,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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