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4

미적 현대와 그 이후,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지음, 김경식 옮김/문학동네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김경식 옮김, 문학동네, 1999. 서가에서 책을 꺼냈다. 책 표지를 펼치자, 1999년에 내가 이 책을 읽었음을 드러내는 메모가 보였다. 한창 공부를 할 때였고, 벌써 십 여 년이 지난 일이다. 내가 읽었던 문학 이론, 혹은 미학 관련 책들 중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이 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거의 없었다. 놀랍도록 선명한 입장으로 미적 현대 이후의 탈근대를 설명해 나가는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에 대한 연구는 일부의 독문학 전공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듯 보인다. 그의 주저 중의 한 권은 ‘도전으로서의 문학사’는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된 듯,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절판을 시켰다. ..

컨트롤된 카오스 - 휴머니즘에서 뉴미디어의 세계로

컨트롤된 카오스 - 노르베르트 볼츠 지음, 윤종석 옮김/문예출판사 Das Kontrollierte Chaos Norbert Bolz 1995. (번역본은 2000년) 전선 속에 결박당한 번갯불, 즉 붙잡혀 있는 전기는 이교도들과 더불어 창궐하는 하나의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전기가 가져오는 것은 무엇일까? 자연의 폭력들은 더 이상 인간 형질적 또는 생물형질적 접촉 속에서 관찰되지 않고, 버튼 하나로 인간에게 복종하는 무한한 파동으로 관찰된다. 그러한 파동들을 매개로 기계 시대의 문화는 신화에서 성장한 자연 과학이 힘들게 쟁취했던 것 ? 즉 사고의 공간으로 변용되었던 경건한 안식처 ? 을 파괴했다. 모던의 프로메테우스와 모던의 이카루스, 프랭클린과 라이트형제는 지구를 또 다시 카오스 상태로 몰고 가려고 위..

세계화의 폭력성, 장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장 보드리야르, 프랑스의 사회학자. '시뮬라시옹'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의 중심에 서있었던 학자이다. 나는 장 보드리야르의 암울한 사회 분석을 싫어했으며, 그것이 진실로 드러났을 때의 끔찍함을 무시하면서 장 보드리야르를 전파하는 일군의 학자들을 경멸했다. 그들 대부분이 의지하는 책이나 이론은 오직 시뮬레이션 이론이었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장 보드리야르는 극단적인 반-플라톤주의자이면서, (우호적으로 평가하자면) 마키아벨리와 같은 전도된 이상주의자였을 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20세기 후반 이후의 매스미디어에 의해 희석되고, 우리가 바라보는 현실은 사라지고 미디어들에 의해 새롭게 조작된 것들이 진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하이퍼-리얼리..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글렌 예페스(편)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Taking The Red Pill 글렌 예페스 엮음, 이수영/민병직 옮김, 굿모닝미디어 이 책은 영화 에 대한 여러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1 편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므로 2편이나 최근 개봉한 3편에 대한 분석은 나와있지 않다는 점이 미흡한 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최근 서점가에는 영화 에 대한,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는 점에서 영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넘어서 여러 전문 분야에 있는 이들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이 영화의 소재나 스토리는 흥미로운 것이며 이 책에 담긴 몇몇 편의 글 또한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에 대해, 2편까지 밖에 보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이렇게 책까지 낼 정도인가에 대해선 회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