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트케 2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페터 한트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페터 한트케(지음), 원용호(옮김), 민음사 페터 한트케의 소설을 읽은 바 있지만, 큰 감흥을 얻지 못했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여서 그냥 즉물적이고 무미건조하며 딱딱하고 폐쇄적이었다. 실은 한트케의 소설이 가진 작품성이 바로 이러한 즉물성이 될 것이다. 골키퍼는 수동적이며 반사적이다. 골키퍼는 먼저 움직이기 어렵다. 날아오는 공에 대해 반사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매사에 반사적으로 움직인다면, ... 주인공 블로흐는 이런 인물이다. 그는 대화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만, 교감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수렁에 밀어 넣는다. 딱히 이유도 없다. 이러한 고립감, 단절감, 폐쇄적으로 향해 가는 자신 주변을 반성적으로 성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재미없다. 그냥 보..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페터 한트케

페터 한트케,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문학동네. 힘들게 읽은 작품. 몇몇 뛰어난 문장들이 눈에 보임. 그러나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그냥 일반적인 소설 읽듯이 읽어선 접근하기 어려움. 구성의 치밀함이 있는 듯 하나, 그것을 알기에는 지하철은 무척 안 좋은 공간이었음.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적당한 텍스트는 헐리웃 영화인 듯함. 이 소설, 무척 재미없음. 예술이 대중과 멀어지는 이유는 그 어떤 것도 이 세상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 페터 한트케의 작품도 여기에 포함됨. 최근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예술이 스스로의 담을 쌓고 그 속에서 완결된, 무척 행복한 자기 변명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