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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겨울비가 내리는 마산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 옆 수백억 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어느 신문기사에서처럼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텅 빈 자리엔 무엇이 들어올까.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따뜻한 평화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알리는 신호일까.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 한 켠의 불편함과 불안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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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돈이 없으면 행복과 멀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모두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기사에서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전부는 아니고 약간, 어느 정도까지는..


돈으로 당신은 행복을 살 수 없다. 맞을까? 틀렸다. 약간은 (살 수 있을 듯)

돈이 많은 사람들이 실은 더 행복하다. 단지 어느 정도까지는. 여분의 재력으로 살 수 있는 모든 것은 약간의 즐거움 정도다. 곧 드러나게 될 테지만, 우리는 빨리 돈을 가지고 있는데 익숙해 질 것이고, 우리들의 대부분은 가진 예쁜 새 인형들과 이웃이 가진 인형들을 바로 비교하게 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돈으로 가질 수 있는 행복이 오래 지속되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경험(experiences)을 사고, 물질적인 형태의 상품(material goods)을 사지 말라는 것. 우리는 구체적인 물건들보다 더 느리게 경험을 사는 일에 적응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차나 도구들에 대해 비교보다 여행과 식사에 대해 서로 비교를 하는 것을 좀 덜 하려는 경향이 가지고 있기에. 하지만 경험들에 대해 소비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삶에 대해 더 만족한다. 차나 물건을 사는 사람들보다, 덜 불안해하며, 덜 우울해지며, 그리고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건강에서는 더 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http://www.good.is/post/the-experiential-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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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내 작은 소망 리스트들 중 하나는 일요일 오전 가족보다 먼저 일어나 주말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고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든든한 일요일 아침 식사로, 행복한 일요일을 보낼 수 있는 육체의 준비.

 

그러나 21세기 초 서울, 나는 그 무수한 나 홀로 집안들 중의 하나로, 이젠 혼자 밥 지어 먹는 것마저도 힘들어 굶거나 식당에서 아무렇게나 먹기 일쑤다. 나를 위해서 요리하는 것만큼 궁상맞은 짓도 없다. 요리란 참 근사하고 아름다우며 행복한 행위인데, 나를 위해 뭔가 만들고 있노라면 참 서글픈 생각이 앞선다. 나에게 그런 요리의 기회가 자주 찾아오길 기대할 뿐이다.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테터앤미디어에서 명함을 보내주었다. 근사한 명함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명함은 언제 어디에서 줘야할 지. (늘어나는 명함. 이로서 내 명함은 4개가 되었다. ㅡ_ㅡ;) 


버섯수프다. 빨간 꽃잎과 베이지색 수프가 어우린 색감이 꽤 매력적이었다. 특히 잘게 채 썰어넣은 버섯이 입안에 느껴질 때의 느낌은 흥미로웠으며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등심스테이크다. 이렇게 구워져 나올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나이프가 움직이는데, 고기가 그대로 잘려져나갔다. 겉으로 단단해 보였는데, 입 안에 들어가자 녹는 느낌이었다. 쉐프는 이 고기를 어느 온도에 얼마나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디저트다. 레몬을 띄운 홍차와 함께 했다. 
(위 요리들은 삼청동 플로라에서 경험한 것들입니다. : ) )


좋은 요리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 경험을 지나, 나로 하여금 그러한 요리를 하고 싶게끔 만드는 그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조만간 새로운 요리 하나에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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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마다 꺼내드는 책들이 있었다. 루이 알튀세르의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오래 전에 출판된 임화의 시집, 게오르그 루카치의 '영혼과 형식', 그러고 보니, 이 책들 모두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엔 이 책들을 읽지 않는다. '힘들다'는 다소 모호하지만, 여하튼 요즘엔 이 책들을 읽지 않는다. 어쩌면 힘들다고 할 때의 그 이유가 다소 달라진 탓일 게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보냈던 20대엔 대부분의 고초는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똑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30대의 고초는 경제적이거나 업무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 수요일에 파리로 가서, 다다음 주 초엔 터키 이스탄불로, 다시 그 다음 주엔 파리로, 그리고 그 주말에야 비로소 서울로 돌아온다. 빠듯한 재정 상황 속에서 가는 아트페어 참가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오후엔 이스탄불에서 독촉 전화가 왔다. Deadline이 내일이라고 서류들을 챙겨서 보내라고 한다. 할 일이 밀리는데, 책상은 어지럽고 컴퓨터의 파일들은 뒤죽박죽이다.

유로 환율은 왜 이 지경이 되어서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걸까. 내가 참가 했던 지난 아트페어들을 챙기면서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남는 건 이런 사진들과 갤러리와 작가들 명함들 뿐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앞 서점이다. 문고판 책들을 할인해서 팔고 있었다. 여기에서 모차르트의 '돈 조바니' 가사집을 한 권 샀다. 문고판 책도 참 이쁘게 만든다. 난 이런 책이 좋은데. 깔끔하고 가지런한 디자인의 문고판. 

하이델베르크 성에 놀러온 프랑스 아이들이다. 한결같이 영어를 잘 못한다는 특색을 지닌 아이들. 카메라를 든 동양인을 보자 엄청 즐거워했다. 사진 보내라고 했는데, 메일 주소라도 적어둘 걸 그랬나 싶다.

이런 풍경은 펜시상점 엽서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 엽서가 된다는 게 흥미로웠다. 서울 풍경을 찍으면 엽서가 될까. 


작년 이스탄불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정리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여행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자기 전에 기도해야 겠다. 보이지도, 경험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게. 조금만 더 행복해지고 윤택해졌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Comment +4

  • 서울에도 찍으면 엽서가 될만한 곳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우리가 이국적인 풍광에 더 쉽게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여행중이신 것 같네요~ 아~~~ 부러워요~~~ ^^

    • 올해 초, 독일에 갔습니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일로 갔죠. 편하게 여행 갔으면 좋으려만, 딱히 그렇지도 못했어요. ^^

  • 2008.10.02 21:52

    비밀댓글입니다

    • 사진 찍는 데 거의 소질이 없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사진을 잘 찍지 않죠. 독일 가서 찍은 사진들 중에서 그나마 좋은 사진입니다. 크~.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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