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 5

나티 우타릿(Natee Utarit), 갤러리 현대

Natee Utarit 나티 우타릿 2013. 10. 10 - 11. 3 Gallery HYUNDAI 1970년생 태국 화가 나티 우타릿은 서구의 눈에서 보기에 너무 익숙하다. 동아시아 미술이 서 있는 지점을 희극적으로 작가 스스로 보여주는 건 아닐까. 중국의 왕광이가 자신만의 화법으로 팝 아트를 비틀어, 현대 중국의 이념적 지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과 달리 나티 아타릿은 서구의 화법에 자신의 몸을 숨기고 태국을 드러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서구적 화법으로 포장한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외국에 나간다고 한들, 그 속에서 지역성(locality)을 읽어내듯, 태국 화가의 서구적 작품 속에서 그 지역성을 읽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도리어 과감하게 지역성을 드러내..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경화

올해 초 데이비드 호크니는 조수를 써서 작업을 하는 데미안 허스트를 비난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나 며칠 뒤 데이비드 호크니는 그런 일은 없었다며, 부정하는 기사가 다시 나오긴 했지만, 작업을 예술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는 마치 영화 제작 현장의 감독 역할을 하고 많은 기술자들이 예술가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는 설치 미술이 주류가 된 현대 미술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작품의 스케일이나 제작 방식이 달라지다 보니, 예술가 혼자 작업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는 여전히 그림을 그린다. 며칠 전 그의 생일이었고 영국의 사치 갤러리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래의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숲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가 이런 식으로 그린 작품은 ..

조안 미첼 Joan Mitchell - Drawings

조안 미첼 Joan Mitchell - Drawings October 22 to November 22, 2009 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출처: http://www.upliftmagazine.com/uplift/tag/joan-mitchell/ “나는 내 안에 지니고 있는 풍경을 기억해 내어 그립니다. 그러는 동안 그것들은 변모되기도 합니다. 자연은 그 자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나는 그것을 더 낫게 그리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그대로 표현할 능력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나는 그저 자연이 내게 남기는 것을 그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추상 미술의 역사는 채 100년을 넘어서고 있을 뿐이다. 등장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혁명적인 접근이었다. 하지만 어느 추상 미술은 그 자리를..

흐릿하게 흔들리는 우리들: 앤디 댄즐러 전, 마이클 슐츠 갤러리

Andy Denzler ‘Freeze Frame Paintings’ 2011.1.27 – 2.27 Michael Schultz Gallery Seoul www.andydenzler.com 늦겨울 햇살이 건조한 바람에 희미하게 갈라졌다. 오랜만에 마이클 슐츠 갤러리에 들렸다. 청담 사거리에 있는 네이처 포엠 빌딩에 갈 때면 빠뜨리지 않고 방문하는 갤러리로,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에도 갤러리가 있다. 그리고 천천히 기억을 더듬었다. 나는 몇 년 전 마이클 슐츠 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 서로 명함을 주고 받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는 우리에게 갤러리스트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탁월한 안목을 꼽았다.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찾아 그 작품을 원하는 고객에서 소개할 수 있는 안목. 나는 그 말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