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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호황 VS 불황 - 무엇이 경제의 라이프사이클을 움직이는가 Abschied vom Homo Oeconomicus 

군터 뒤크Gunter Dueck(지음), 안성철(옮김), 원더박스, 2017년 

(* 2009년에 '호황의 경제학 불황의 경제학'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가 작년에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




"네가 배를 만들고 싶다면, 목재를 구하고 작업도구를 준비하고 과제를 나누고
일을 분배하기 위해서 남자들을 불러 모으지 마라. 대신에 남자들에게 끝없는 바다에 대한 열망을 가르쳐라."
- 생텍쥐베리 




자연에서는 대부분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이 더 빠르게 번식한다(은행강도보다는 저축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처럼). 이러한 현상을 생물학에서는 '제3볼테라 법칙'이라고 부른다. 초식동물에게는 빠르게 증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종족 보전의 요소가 된다. 반면 육식동물은 각자의 영역이 필요하므로 그렇게 빠르게 증가하지 못한다.(29쪽) 


책은 호황과 불황을 특정 지역의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간의 상관관계로부터 비유하여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호황과 불황에 대한 경제학 책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군터 뒤크는 수학자이며, 기업가였다. 그는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무시한다.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적 목적만을 고려해서 행동하는 이른바 '호모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고 한다. 엄격하게 합리적인 잣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22쪽) 


그리고 호황과 불황을 나누고 이 시기에 따라 사람들이, 우리들이 어떻게 변하고 대응하는지를 설명한다. 심지어 이러한 시기마다 널리 호응을 얻는 경제학 이론들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호황기 초기에 사랑받는 이론, (신)자유주의

계속되는 호황기에 사랑받는 이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성장과 모두를 위한 복지 

불황 초기에 사랑받는 이론, 케인즈의 국가프로그램

계속되는 불경기에 사랑받는 이론, 감량경여과 리엔지니어링

불경기 후반에 사랑받는 이론, (신)고전주의 


결국 호황과 불황이 일종의 사이클이라면 그것을 느리게 하는 방법은 절제 뿐이라고 말한다.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거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저자는 알고 있을 것이다. 책 초반에 나오는 '국부적 영리함'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경험하는 종류의 영리함이지만, 그 영리함으로 인해 전체 시스템이 실패하게 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 잘 사는 방법 대신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 몰락하게 되는 방식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다시 '죄수의 딜레마'와도 연관지어 설명한다. 


이러한 호황과 불황의 라이프 사이클 위에 우리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가는가를 살펴보면서 결국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스트레스'라고 군터 뒤크는 말한다. 자본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호황에서 불황으로 넘어갈 때 우리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리들은 자주 잘못되고 사려깊지 못한 대응들, 행동들을 하게 되고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자초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대의 경영 이론들 대부분은 기업 구성원들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어 생산성과를 높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내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가볍지 않다. 하지만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탁월한 업무 성과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즐기는 이들이 보기에 이 책은 어쩌면 불순하게 여겨질 지도 모를 일이다. 이를 저자는 미국과 유럽을 나누어 비교하기도 한다. 전자가 미국적 방식이라면, 유럽적 방식은 느긋하며 긴장과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 업무를 처리한다고. 


아마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자기 자신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속한 기업은 어떤 문화를 지향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될 것이다. 또한 호황과 불황이 발생하고 어떤 사이클을 그리게 되는 여러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호황 vs 불황 - 10점
군터 뒤크 지음, 안성철 옮김/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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