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4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라로슈푸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라로슈푸코(지음), 강주헌(옮김), 나무생각 원제는 『잠언과 성찰』(Reflexions ou sentences et maximes morales, 1665)이다. 니체가 매우 존경하였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 라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 1613 ~ 1680)의 잠언집을 읽었다. 17세기 작가의 문장들은 쉽게 읽힌다. 몇 개의 문장들은 흥미로웠다. 적당히 염세적이고 시니컬했다. 생각하는 것보다 팬이 많아서 어느 일본인 작가는 평전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살기도 했다. 몇 개의 문장들을 옮긴다. - 우리의 미덕은 대개의 경우 위장된 악덕에 불과하다. - 철학은 과거의 불행과 미래의 불행을 그럴듯한 이유로 극복하라고 설..

바로크의 꿈 - 1600 ~ 1750년 사이의 건축

바로크의 꿈 - 1600 ~ 1750년 사이의 건축 프레데릭 다사스(지음), 시공디스커버리총서 “형태(형식)는 그것이 재료 속에 살아 숨쉬지 않는다면, 정신의 관점(추상)에 불과하거나 이해하기 쉽게 기하학으로 표현된 영역에 대한 사변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잘못된 생각처럼, 예술은 결코 환상적인 기하학이나 그보다 더 복잡한 위상지리학이 아니다. 예술은 무게와 밀도와 빛과 색채와 연결된 그 무엇이다.” - 앙리 포시옹, ‘형태들의 삶’, 1939년 ('앙리 포시용의 형태의 삶'으로 학고재에서 번역 출판되었음) 이 책은 시공디스커버리총서 시리즈들 중에서 제법 어려운, 하지만 바로크에 대해서 그 어느 책보다 충실한 내용을 가진 책이다. 프레데릭 다사스의 ‘바로크의 꿈’은 건축을 중심으로 바로크..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페르골레지

어느새 2008년의 마지막 날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 가는 게 빠르다는 생각을 곧잘 하게 된다. 올 한 해 안 좋았던 일도 많았고 좋았던 일도 여럿 있었다. 되새겨보면, 결국, 참 힘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만났던 어떤 이는, 나이가 들수록 클래식 음악이 좋아진다고 했다. 나도 그랬던 걸까. 그렇다고 해서 재즈를 듣지 않는 것도, 가요를 듣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가지는 미묘한 깊이가 날 감동시키곤 한다. 최근 들어 더욱 더 그렇다. 그 중에서도 페르골레지는 언제나 날 울린다. 지오바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는 26살에 죽은 비운의 작곡가였다.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도 그럴..

바로크 예술

* 를 쓰기 전에 적어놓은 노트입니다. 바로크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1. 바로크: 근대성Modernity의 시작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를 어떤 세계일까? 그러나 이 물음에 대한 명확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꼭 이 물음은 '나는 누구인가?'라든가 '살아가는 것이란 무엇인가?' 따위의 물음과 유사한 것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맞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특징을 부각시켜서 말하거나 아예 이 물음에 대한 답에는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너무 거대한 질문이라 실제 우리의 삶과는 무관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본다면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지금 이 세계에 대해서 자주 듣게 되는 단어들, 신자유주의, 개인주의, 포스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