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3

근대의 서사시, 프랑코 모레티

근대의 서사시 Modern Epic프랑코 모레티(지음), 조형준(옮김), 새물결 프랑코 모레티의 이 책, 읽기 쉽지 않다. 그의 말대로 너무 유명하지만, 거의 읽히지 않는(읽기 어려운) 서사 작품들을 두고, '서사시'라는 테마를 통해, 근대가 어떻게 이들 작품 - 세계적 텍스트 속에서 드러나는지, 말 그대로 어떤 특징들을 가지며, 어떤 방식으로 근대사회, 혹은 근대성을 담아내고 있는가를 상당히 방대한 인용과 참고 문헌들, 문학 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언급하는 탓에 까다로운 독서를 요구한다. , , , , , , , . 이것들은 그저 오래된 책들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역사적 기념물이다. 근대 서구가 자신의 비밀을 찾아 오랫동안 자세히 파고들어온 성스러운 텍스트이다. (18쪽) 하지만 모레티의 의도..

살아야 하는 이유, 강상중

살아야 하는 이유 -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사계절출판사 살아야 하는 이유, 강상중(지음), 송태욱(옮김), 사계절 결국 우리는 각자 자신이 꿈속에서 제조한 폭탄을 껴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죽음이라는 먼 곳으로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는 게 아닐까. 다만 어떤 것을 껴안고 있는지 다른 사람도 모르고 나도 모르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다. 나는 내 병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유럽의 전쟁도 아마 어떤 시대부터 계속된 것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우여곡절을 겪어 나갈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계속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다. - 나쓰메 소세키, (산문집) 중에서 강상중 교수의 (사계절, 200..

2012년 대선과 근대적(modern) 의식

앞으로 자주 최저 기온을 갱신하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출근길, 여러번 구두 바닥이 미끌,미끌거렸다. 그러나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나 또한 미끄러지지 않았다. 내 바람이, 미래가, 우리들의 마음이 미끄러져 끝없이 유예되는 것과는 반대로, 내 낡은 구두 밑은 의외로 눈이 녹아 언 길 위를 잘 버텨주었다. 잦은 술자리,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안 좋아졌다. 안 좋아지는 것만큼 세상도 안 좋아지고 개인 경제 상황도 안 좋아졌다. 말 그대로 올 한 해는 최악이다. 다행히 심심풀이 삼아 온 온라인 토정비결에선 내년 운이 좋다고 하니, 그걸 믿어볼까나. (이렇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행운(저 세상의 논리와 질서)에 기대게 된다) 아주 오래 전 서양미술사 강의를 할 때, 이집트 미술을 설명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