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14

일요일 잡담 - 자유와 경제적 불평등

진영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 책마저 오독하게 만든다. 아니면 한 개념이 가지는 풍부한 스펙트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룰루 밀러의 를 너무 정치적으로, 우생학의 관점으로만 접근했던 것같다. 룰루 밀러는 스탠포드 대학 초대 총장의 우생학을 보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성장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더 나아가 차이(다르다는 것)를 받아들이면 내가, 우리가 성장한다는 것을 적고 있었는데. 하긴 그러기엔 우생학이 그토록 뿌리깊게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그 흔적이 한국 사회에서도 있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리처드 윌킨스과 케이트 피킷의 를 보면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정신병이나 미성년자 임신, 가정 폭력 등이 일어난다고 풍부한 통계 자료를 보여주면 이야..

페이스북: 자본주의적 알고리즘의 어두운 미래

며칠 전부터, 아니 지난 주부터였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상당히 의외라고 할 수도 있겠고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일테다. 그러나 그 기사는 국내 IT/스타트업 전문 저널이나 아는 사람들끼리 공유되는 기사에 불과했다. (그런데 왜?) 바이라인네트워크 -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스북 저격’…5가지 잘못 뭐길래 그리고 며칠 전 프랜시스 하우건이 미 상원의회 청문회에 나와 페이스북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페이스북이 얼마나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지, 인스타그램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해 페이스북은 해결할 수 없는 조직임을 가감없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자 발칵 뒤집혔다. 실은 이 문제에 대해 내가 최초로..

틱톡TikTok과 유튜브Youtube - 동영상의 시대

미국의 시장 조사 결과이나, TikTok의 부상은 상당히 흥미롭다. 한국 시장에서 Snapchat은 아예 맥을 못 추고 TikTok 유저는 조금씩 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콘텐츠 소비는 긴 것 대신 짧은 것으로. 그래서 긴 기사의 경우에는 몇 단어이고 몇 분 동안 읽을 분량인지 알려주기도 한다(나는 이걸 쓰면서 헤겔이나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을 떠올렸지만..). 짧고 경련적이며 파편화된 소비 트렌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작용은 뭐가 있을 지 고민해보자. 미국에서도 Netflix를 제치고 Youtube가 올라갔다. 아마 Netflix도 Youtube와 같은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Contents Creator를 위한 Platform Business를. TikTok도 ..

종이신문, 그리고 한국 청년 잔혹사

종이신문을 구독한 지 몇 달이 되었다. 그 전에는 모바일 포털사이트나 Social Media, 특히 페이스북을 통한 소비가 대부분이었다. 이럴 경우 미디어 편식이 발생한다. 또한 예전이라면 스포츠신문을 읽어야만 볼 수 있는 기사만 읽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처럼 디지털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 나는 스포츠신문을 읽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디지털을 통해선 그냥 스포츠신문만 읽는 느낌이다. 그만큼 엉망이 되었다. 더구나 제대로 된 기사문을 읽을 일이 줄어든 셈이다. 다시 종이신문을 읽기 시작하자 여러 모로 장점들이 많아졌다. 다소 느리지만, 깊이있는 칼럼들을 읽게 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디지털 세대의 여론과는 다소 무관해 보인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정치적 무관심을 지나 대..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메모

이코노미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5년 8월에 실린 윤희웅의 칼럼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대한민국 유권자의 정치지형이 어느 한 쪽에 구조적으로 치우쳐 있음을 얘기할 때 인용되는 표현이다. 높은 쪽은 보수세력이고, 낮은 쪽은 진보세력이다. 그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게 되면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공을 몰고 가서 골을 넣기는 어렵고, 반대로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의 공격은 수월해서 승부는 경기 전에 이미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 윤희웅, 중에서, Economy Insight, 2015년 8월호 메모해 둔 노트를 정리하면서 블로그에 옮겨놓는데, 일반적으로 최근의 한국 정치에서기울어진 운동장의 원인으로 보통 아래 3가지를 든다. - 지역구..

현대자동차의 예술 사랑 -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후기

현대자동차의 예술 사랑 -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후기 얼마 전 나는 무척 흥미로운 행사에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지난 6월 21일 토요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예술(혹은 예술가)에 대한 고민, 열정,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많은 활동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참석하게 된 계기는 그저 이 작은 블로그 하나를 운영한다는 이유뿐이고 여기에 덧붙이자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이 잘 된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회사에서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내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거기에 불순한 의도가..

뒤샹과 벤야민 그리고 소셜 미디어

뒤샹과 벤야민 그리고 소셜 미디어 오늘날 나타나는 것이 프로그래밍된 체험들이다. 사회적 삶은 총체 예술이 된다. - 노르베르트 볼츠, 『컨트롤된 카오스』 중에서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창작 노년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가 아이폰의 브러쉬 기능을 통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해외 토픽에 나오는 지금,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매년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쫓아 배우고 소비하기도 바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급변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느리게 변화할 뿐이다. 눈에 보이는 여러 문화와 기술 트렌드가 이전 시대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고 해서, 19세기 이래로 우리의 일상..

트리플 미디어 전략, 요코야마 류지

트리플 미디어 전략 - 요코야마 류지 지음, 제일기획 옮김/흐름출판 트리플 미디어 전략요코야마 류지(지음), 제일기획(옮김), 흐름출판 내가 읽은 일본인 저자의 책들은 간략하면서 실용적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온드 미디어(자사가 소유한 미디어), 언드 미디어(비용 지불이 없이 획득될 수 있는 미디어, 가령 SNS같은), 페이드 미디어(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미디어)를 기반으로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 맞춘 매체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변화된 환경 속에서 각 매체 전략에 대한 이야기는 숙독할 만한다. 다만 내용이 간략하고 어렵지 않으며, 경험이 있는 이에겐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지적들이기 때문에, 광고 - 미디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 이 책도 작..

네이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변화

말 많던 네이버의 '뉴스캐스트'가 바뀐다. 설마 뉴스캐스트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몰라, 아래 이미지를 붙인다. 빨간 색 박스로 표시한 부분이 뉴스 캐스트 영역이다. 처음에는 언론사에게 편집권을 주어 언론사에서 알아서 하는 자율적인 영역이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으로 얼룩진 '낚시성 기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불만이 많아졌다. 지명도 있는 언론사에서도 불만이 많았고, 사용자들도 불만이 많기 매 한가지였다. 그러자 이번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바꾼다(이건 지난 달 이야기고 내년 초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 현재 뉴스캐스트 자리에 언론사 아이콘을 넣는다. 네이버에서는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지만(트래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익까지 챙길 수 있..

제 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Mediacity Seoul 2012

제 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Mediacity Seoul 2012 너에게 주문을 건다. 9.11. Tue - 11. 4. Sun서울시립미술관,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보관(DMC Gallery) 2년에 한 번씩, 우리는 서울에서 세계 미디어아트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놓치기 어려운 미술 전시임에 분명하다. 이번에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무수한 작품들 속에 마음에 드는 작품 한 두 점 이상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각각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니, 내 눈에 들었던 작가와 작품 몇 점을 소개한다. 특히 틸 노박은 1980년 생으로 앞으로 작업들이 궁금해졌다. 아래 원고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웹사이트에서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