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Technology

웹 2.0 시대의 웹 서비스 전략 (strategy of web serivce in web 2.0 era)

지하련 2009. 3. 11. 10:58


제목을 적고 보니, 너무 거창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실은 거창한 내용을 적을 생각도 없고 적을 수도 없을 것이다.

몇 년 이상 미술 쪽 비즈니스만 하다가, 최근 이래저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웹 서비스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일종의 투잡이긴 하지만) 내가 한참 웹 비즈니스 관련 일을 하던 2000년대 초반과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었다. 바뀌었다고는 하나, 그냥 형태만 바뀌었을 뿐,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부분은 변화가 없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Web 2.0이라는 트렌드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소규모의 보다 전문적인 형태로) 어떤 것이 드디어 주목을 받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즉,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어떤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해서, 그 본질을 담는 형태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 하기 시작했다. 다소 두서없는 글이지만, 이런 고민들의 일부를 담으려고 해보았다.

Power Blogger is?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글을 쓴다. 책 서평이나 미술 전시 리뷰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다른 글들도 주기적으로 올리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구할 수 있는 Contents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특히 방대하고 전문적인 영어 콘텐츠와 비교한다면, 한글로 된 콘텐츠들을 너무 형편없다. 

더구나 인터넷 초기 상태였던 PC 통신의 유저들이 생산해내던 콘텐츠와 요즘 블로거들이 생산해내던 콘텐츠는 비교해 볼 때, 나는 종종 전자의 콘텐츠 내용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는 PC통신이 제한된 영역에서 소비되었다면, Web은 영역의 제한 따위는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일 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블로거나 커뮤니티를 경계 없는 인터넷 속에서 발견하기 매우 어려워졌으며, 검색 엔진을 통해 구하더라도 대부분의 글은 동어반복적이며 깊이 없고 단편적인 정보만의 나열이거나, 또는 잘못된 정보일 경우가 많아져서 그럴 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Web에서의 콘텐츠 수준을 전반적으로 낮게 치부하게 된다.

이 점에서는 파워블로거(Power Blogger)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매우 안타깝게도 파워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들도 대부분 이러한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싶다. 하긴 깊이가 있고 전문적이라면 블로그로 포스팅해서 무료로 공개하기 보다는 유료로 서비스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 점에서 부분적으로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의 개방이나 공유가 아니라 정보의 제한이나 정보와 관련된 유료 서비스만 강화시킨 측면이 있을 것이다.) 동시에 깊이 있고 전문 콘텐츠을 올리는 블로그라면, 일정 수 이상의 페이지뷰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페이지뷰나 방문자 수로만 따지면 '파워블로거'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파워블로거'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고,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해 방문자수나 페이지뷰에만 신경 쓰는 블로그를 만날 때는 기분만 상하기 일쑤다. 

페이지뷰가 높은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연애나 게임 정보가 대부분이고 정확하지 않은 문장들과 시선을 잡아 끌기 위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더구나 왜 그렇게 사진들은 많은 건지. 그리고 사진을 올려놓으면 왜 그렇게 추천수가 높은 건지도 이해할 수 없다. 

도리어 콘텐츠의 질이나 수준으로 보자면, 그냥 책이나 잡지가 낫다. 확실히 이 점에서 나는 아날로그적이다. 

Contents is King.

많은 사람들이 Web 2.0의 핵심적인 속성인 참여, 개방, 공유를 이야기하지만,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늘 빠뜨리고 이야기한다. 뭘 참여하고, 뭘 개방하며, 뭘 공유한다는 것인가? 

이 글의 제목에도 버젓이 Web 2.0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고 Web Service라는 단어가 있지만, 나는 이 글의 시작부터 계속 콘텐츠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즉 Web 1.0이든지, Web 2.0이든지, Web 3.0이 나와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Web 10.0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Web Service에서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바로 Contents가 수행하게 될 것이다.

'Contents is King'이라는 표현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언스트&영에서 아주 오래 전에 발표한 리포트에서 Contents Aggregator가 가장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임을 말한 바 있는데, 최근 포털 사이트의 경쟁 구도를 보면 확실히 그렇다. 단지 Contents의 생성 주체가 많은 부분 유저(고객) 차원으로 이동했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이다.

최근 서비스 시작한 Naver의 Open Cast는 Contents 수집과 배포를 유저의 시선에 맞추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궁금한 서비스이다. (나는 한국의 인터넷 속에서 과연 많은 유저들이 Open Cast를 할 정도의 콘텐츠가 있는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지만) 그런데 이것도 기본적인 모델은 Contents Aggregator이다. 단지 Web 2.0 트렌드에 맞추었을 뿐.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는 Contents Aggregator로서의 포털 사이트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네이버의 전략적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Web 1.0에서는 Contents Aggregator로서 포털 사이트는 직접 Contents를 생성하거나 Contents Provider를 통해 Contents를 수집하여 포털 내 채널을 통해 배포하였다면, Web 2.0에서는 다소 달라진다.

Recommendation & Social-Networking ecosystem 

얼마 전 Accenture에서 발표한 'Portals Must Evolve for Web 2.0 Consumer'는 Web 2.0 시대에 맞추어 Portal은 Contents와 고객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짜야하는가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아마 Contents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꽤 유용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리포트에서는 포털 사이트 전략으로 4가지를 주문하고 있다.

 - Profile customers dynamically
 - Deliver information in context
 - Provide accurate and relevant recommendations
 - Constantly highlight the bigger picture

여기에서 주목해 볼 만한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이다. Web 2.0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추천recommendation'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음 블로거 뉴스나 국내의 모든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서는 이러한 추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추천은 추천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렇게 추천된 콘텐츠들이 특정 고객들의 공통된 관심사나 취미 등으로 다시 연결시켜, 전체 Social-Networking ecosystem 속에 위치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항상 보다 큰 그림에 집중하라'라고 표현하고 있다.

Web 1.0이든 Web 2.0이든, 언제나 Contents is King이었다. 단지 Contents Management에 대한 접근 방식과 태도, 실제 운영 노하우나 서비스 전략이 약간 다를 뿐.

최근 Web 2.0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툴로 각광 받고 있는 위젯(Widget)도 결국엔 Contents 싸움이 될 것이다. 내 블로그 옆에 있는 유니클로의 시계 위젯을 보라. 매우 단순한 이 위젯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쁜 여자들이 나와 춤을 추었기 때문이다. 정곡을 찌르는 단순하고 간략한 Contents. 결국 Contents는 왕이고, 이 왕을 어떻게 관리하고 서비스하는가가 Web 2.0 시대의 웹 서비스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늘 느끼는 것이지만, 비즈니스 전략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한 책이나 아티클들 대부분 오십보 백보다. 즉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언제나 공통적이며, 언제나 'Back to the Basic'을 외칠 수 밖에 없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Basic은 Contents와 고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