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아슬아슬한 봄날은 지나가고

지하련 2009. 6. 4. 10:37


몇 달 전, 과천에서의 하루. 사쿠라를 찍었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일본 여행 가고 싶은데, 시간이 나질 않는다. 과천에 같이 갔던 이와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골목길 어느 집 정원 담벼락에 흘러넘쳐 나온 장미꽃의 농염함. 나에게도 이런 농염함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다가가는 짙은 향기와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 자극적인 색채까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면, 아예 꿈을 꾸지도 말아야 하는 걸까. 마치 나에게 사랑처럼. 



마을 버스를 타고 나가던 길. 혼자 나오는 길은 늘 일상처럼 펼쳐지지만,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긴 이 세상 전체가 낯선 곳이니. 독일의 미술사학자 보링거의 견해처럼, 나는 추상주의자일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