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문학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하련 2009. 9. 6. 08:57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 8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민음사



대단한 찬사 속에서 읽을 만한 소설책은 아니다. 하지만 대단한 찬사 속에서 이 소설을 읽었을 독자들에게 아마 그 찬사는 그대로 전달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무관심과 자기 보호로 뒤범벅이 된 폭력성'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주제의식이라면,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라는 단편은 매우 잘 씌여진 소설임에 분명하다.

그녀의 작가적 재능은 폭력적인 이 세계나 이 세계 속의 개인들에 대한 집요한 탐구 의식, 또는 진지한 성찰에 있기 보다는 번뜩이는 재치가 묻어나는 짧고 강렬한 스토리라인에 있는 듯하다(그래서 그녀의 많은 단편들이 영화로, TV 드라마로 재사용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곳에서 멈춘다.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과는 달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은 잘 만들어진 TV 단막극을 보는 느낌을 던져준다. 어쩌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점이 그녀의 장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권 사서 읽었지만, 그녀의 나머지 책들을 사서 읽을 생각은 별로 없다. 그 시간에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도 더 나아보인다. (혹시 방송 단막극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이 소설가의 작품들은 필독서다. 놓치지 말기를.)

 Patricia Highsmith (1921 - 1995)

미국의 범죄 소설가. 스릴러 작가. 2 다스(dozen) 이상의 작품이 필름으로 옮겨졌다. 혹시 오래된 스릴러 영화를 볼 때, 원작가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나올 수도 있으니 유심히 보기를.
(위키피디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