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어느 오후 12시

지하련 2010. 3. 26. 12:39

사무실 근처 중국집에서 마파두부밥을 시켜먹었다. 맛이 없었다. 소스는 (마치 내 감정의 쓰잘데없는 거미줄처럼) 형편없이 끈적거렸다. 밥은 퍼져있었고 고통스러운 밍밍함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말없이, 기계적으로 숟가락을 들어 입 안으로 퍼다 넣었다.

 

육체적 시간의 불규칙함은 정신적 긴장을 무너뜨린다. 무너진 마음의 긴장은 몇 달 동안 얼어있다가 이제서야 겨우 녹아 한껏 봄날의 투명을 자랑하고 싶지만, 산짐승, 산새가 들지 않는 냇물의 쓸쓸함과도 같다.

 

1999 12 25일의 연주 동영상을 보면서, 20대를 돌이켜보며 회한에 잠긴다. 일본어는 거의 하지 못하지만, Port of Notes의 보컬리스트의 목소리가 참 좋다. 참 좋다.

Port of Notes / ほんの少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