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영화, 혹은 시네마

Pierrot Le Fou 미치광이 삐에로 : 현대 영화의 자의식

지하련 2010. 9. 26. 22:06

Pierrot Le Fou 미치광이 삐에로

(France-Italy 1965)

 

감독: Jean-Luc Godard

주연: Jean-Paul Belmondo, Anna Karina




영화가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벨라스케즈Velazquez 대한 엘리 포레Elie Faure 해석으로 시작해서 이브 클랭Yves Klein으로 끝나는 영화는 고다르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며, 영화가 글쓰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1965년도의 영화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장르적 실험으로 채워져 있으며 랭보와 셀린느를 오가며 글과 영화,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감독의 자의식 과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독의 자의식이 용납되지 않는 작금의 영화들 속에서 누벨 바그의 놀라움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가 예술이라면, 고다르의 영화는 모더니즘 예술의 극점을 떠올리게 한다. 스토리는 부서진 대사들 밑에서 징검다리처럼 관객의 시선에 의해 붙여져야만 온전해지고, 배우는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고 이미지와 소리, 분절화된 단어들 속에서 숨쉬며, 마치 시대를 너무 앞서가, 오래된 혼성모방처럼 영화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다른 매체를 꿈꾼다.

고다르는 이는 마치 조절되고 관리된 일종의 해프닝happening이며, 그와 동시에 완전히 무의식적인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영화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Velazquez, past the age of fifty, no longer painted specific objects. He drifted around things like the air, like twilight, catching unawares in the shimmering shadows the nuances of color that he transformed into the invisible core of his silent symphony. (벨라스케즈는 50 이후로, 이상 구체적인 사물을 그리지 않았다. 그는 반짝이는 어두움 속에서 자신의 고요한 교향곡의 보이지 않는 중심으로 변화시켰던 색의 미묘한 차이를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잡아내면서, 공기, 황혼이나 여명 같은 것들의 주위를 떠돌아다녔다.)



영화는 일종의 Meta-Essay. 고다르는 페르디낭( 벨몽도) 대사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Not to write about people’s lives anymore, but only about life-life itself. What lies in between people: space, sound, and color. I’d like to accomplish that. Joyce gave it a try, but it should be possible to do better.

범죄 영화의 형식에 기대어 있지만, 장르적 특성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영화의 글쓰기를 보여주며, 그것이 얼마나 현대적 방식인가를 증명한다. 결국 그것이 모던 예술이 가지게 되는 자의식 과잉의 막다른 골목을 향하게 지라도.



참고: Pierrot le fou: Self-Portrait in a Shattered Lens by Richard Brody (www.criterion.com)
(불어 대사의 영어 번역은 아티클에서 인용하였음)



Pierrot le fou Trailer (Jean-Luc Godard, 1965) - Subtit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