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저녁 식사의 낙오자, 그리고 아침

지하련 2010. 10. 5. 12:30

아주 늦게 저녁 식사를 했다. 마음은 스산했고 자주 기운이 빠진다. 요즘, 자주, 빈번하게. 찬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났다. 내 미천한 과거가 떠올랐다. 한 때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하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라고 믿고 싶다.

마음은 스산해졌고 기운은 빠졌다. 그래서 오늘 오래 운동을 했다. 근육을 단련하면 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스산한 어둠이 내리고 기운 빠지는 음악 소리가 방 안으로 퍼졌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길들을 돌아보고 다시 원점으로 가고 있는 중일 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길들을 돌아보았다는 사실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고 난 다음 보여질 것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낙오자일 지도 모른다.

(... ...)

쓸쓸해진 대기의 작은 알맹이들이 출근길의 얇은 머리카락에 부딪혀 오래된 박제처럼 굳어 떨어졌다. 어느새 가을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