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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The Refectory with the Last Supper after restoration
1498
Convent of Santa Maria delle Grazie, Milan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1498
Mixed technique, 460 x 880 cm
Convent of Santa Maria delle Grazie, Milan



종교적인 것들과 무관한 행위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던 시기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14C-16C)였다. 세속화되던 르네상스의 절정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지도 모른다.

유럽의 고딕 시대가 종교적 권력과 세속적 권력이 평행선을 달리는 시기라면, 르네상스 시대는 종교적 권력도 세속적 권력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문예부흥’이라는 르네상스의 뜻은 과거 역사학자들의 편견이며 실제 르네상스의 본질은 세속화(secularization)에 더 가깝다. 문예가 부흥하는 시기는 12세기 고딕 시대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이를 12세기 르네상스라고 한다).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예술 작품에 표현되어 있는 종교적인 소재나 주제는 세속적 태도를 그럴싸하게 포장해주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카라바지오의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후세에 편집된 다빈치의 <<회화론>>에는 ‘‘회화’는 언어나 문자 이상의 진실함과 정확함을 가지고 자연의 모든 사물을 감각을 통해 표현한다’고 적혀있다. 그에게 감각으로 인식되지 않는 세계는 ‘회화’로 담아낼 수 없는 것이다. 그의 유명한 시체 해부도 이러한 근대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반해, 미켈란젤로는 감각으로 인식되지 않는 세계를 감각적 세계 속에서 보여주기 위해 말년에는 추상적인 양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그의 과도한 신앙심과 여기에서 비롯된 종교적이며 반-근대적인 태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거의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두 예술가는 확실하게 반대되는 지점에 서 있었던 셈이다.

소설 <다빈치코드>에서 <최후의 만찬>에 예수 옆에 있는 이가 사도 요한(John the Apostle)이 아니라, 마리아 막달레나(Maria Magdalena)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는 소설가의 상상일 뿐이다. 여기에 대한 진위가 논쟁이라니, 좀 우스운 풍경이다. 만약 그가 마리아 막달레나라면, 다빈치의 <세례자 요한 St John the Baptist>도 여성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그만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남성을 여성적으로 그렸다. 그가 결혼도 하지 않았고 남색(男色) 혐의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던 걸 보면, 어쩌면 그가 동성애자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래 세례자 요한은 남성적이라기 보다는 너무 여성적이지 않은가. 하긴 19세기의 파리의 데카당(de’cadent)들이 이 여성적인 미소에 매혹당했을 정도이니.



세례자 요한(St John the Baptist)
1513-16
Oil on panel, 69 x 57 cm
Musee du Louvre, Paris





(* '최후의 만찬'에서 '요한'.)
* 예수의 12 제자 중 한 명인 요한과 세례자 요한은 다른 인물이다. 일부러 영문 표기를 명기하였다. 사도 요한(John the Apostle), 세례자 요한(John the Bap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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