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조직, 리더십

기능이 아닌 가치! - 비전의 중요성

지하련 2012. 3. 28. 18:11

 

창업자 왕쉐홍은 HTC를 설립하기 훨씬 전 아버지 회사 계열사의 마더 보드 OEM 사업 영업을 맡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했다. 그는 수행원 하나 없이 10kg짜리 컴퓨터를 끌고 홀로 열차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녔고, '언젠가 이 커다란 PC가 손 안에 들어가는 기계가 되어 PC와 전화의 모든 기능을 다 해줄 것'이라는 비전을 전파했다. 왕쉐홍의 열정은 MS의 빌 게이츠를 감동시켰고, 빌 게이츠와 맺은 교류 덕분에 MS의 윈도 CE를 공동 개발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 '격변의 시대에 '마케팅 서바이벌'은 필수 ... HTC의 변신을 배워라', 장대련(연세대 교수), 위클리비즈조선, 2011년 11월 12일자.

 

오래 전에 프린트해놓은 기사를 다시 읽으면서, HTC가 컴팩의 포켓PC를 만들었고, 최초의 원도우 모바일폰,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제법 잘 나가는 OEM, ODM 회사였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회사였던 것이고, 그렇게 알게 된 것도 창업자 왕쉐홍의 비전 전파 덕분이었던 셈이다.

 

HP의 포켓PC



장대련 교수는 'HTC는 미래를 내다보는 인맥 관리가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적고 있지만, 실은 그 전에 왕쉐홍의 가치 있는 비전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를, HTC를 사업 파트너로 먼저 떠올리게 만든 것은 아닐까.

 

비전(Vision)이라고 적지만, 이거, 참, 어렵고 난해한 일이다. 비전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비전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회사에 비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성원 전체가 그 비전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고, 회사의 비전을 조직 전반의 비전으로 물들이는 작업, 어쩌면 그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이 될 지도. 그리고 그 비전에 고객들까지 동참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 될 것인가. 


그리고 문득 나의 비전은 무얼까 하고 생각하자, 예전엔 비전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있었던 비전이 모호해지고 희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전이란, 돈벌이와는 무관하게 보이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기능(function) 지향적이 아닌 가치(value) 지향적이어야 한다.


나에게 그런 비전을 있을까, 그리고 그 비전을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주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조력을 구할 수 있을까. ... 하지만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사무실 책상 풍경. 낡은 캔우드리시버 앰프. 나는 사무실에 이런 걸 갖다두고 듣고 있다. 스피커는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는 Aero 소형 스피커. (* AERO사는 정말 스피커 잘 만들었는데, 국내 오디오 시장이 줄어들자 지금은 없는 회사가 되고 말았다)